내가 사랑하는 카페와 책방

[여주여행][여주책방][강천책방] 커피와 문화가 있는 강천책방

이류의하루 2025. 5. 3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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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도자기축제기간에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어느 책방에서 여주 수제맥주를 판매한단다. 나는 맥주를 좋아한다. 라거보다는 에일을 선호한다. 선호한다 해서 자주, 많이 마시는 편은 아니다. 한 잔이면, 한 캔이면 만족하다. 그 캔도 크기가 작으면 더 좋다.

 

여주도자기축제기간에 지역 특산품 등을 위한 별도의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다. 부스가 설치된 초입에 맥주가 있었다. 나는 맛이 궁금했다. 한 잔을 주문했다. 양은 300ml 정도 된다. 판매하는 맥주 중 알코올도수와 IBU가 가장 높았다. 내가 선호하는 취향이고 스타일이다. 하지만 맛은 나를 크게 자극하거나 유혹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여주에서 생산되는 만큼 맛나게 한 잔을 마셨다. 그런데 그 맥주를 사거나 마실 수 있는 상점 중에 한 곳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강천책방이다.  

 


 

강천책방은 최근에 들어본 이름이 아니다. 여주 북내면에 소재한 홍두깨서점이야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강천책방은 처음 듣는 이름이다. 알고 보니 강천책방은 문을 연지 얼마되지 않았단다.

얼마 전 비가 간헐적으로 내리는 날 강천면 일대를 돌았다. 6월 말쯤 동아리 회원들과 여주 지역을 투어 하기로 예약이 되어 있어서 사전에 코스를 답사했다. 그리고 그날 강천책방에 들렀다.

 

 

여주 남한강 강가에 자리 잡은 강천책방은 올해 정년 퇴임하는 한 대학교수가 미리 준비한 공간이다. 책방만이 아니라 카페까지 겸했다. 카페에서는 여주맥주도 판매한단다

비가 오는 날 책방에 올라갔다. 책방은 이층에 자리 잡았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데 벽면에 예사롭지 않은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냥 공간을 채우기 위하여 DP한 수준을 넘었다. 이층에 오르니 공간이 환하다. 입구에 카페가 있고 안은 책으로 가득하다. 차를 주문했다. 비가 오는 날이라 맥주 한 잔이 유혹했지만 참았다. 오늘은 맥주 때문에 책방을 알게 됐으니 차를 한잔 마시며 책방이라는 공간에 나의 관심을 집중하기로 했다. 

 


주문한 차가 나오기 전 책방 공간을 둘러봤다.

 

 

한쪽은 신간도서가 진열되어 있었고 다른 쪽은 구 도서가 가지런히 정돈되어 책장에 꽂혀 있었다. 차를 마시며 책을 읽어도 된다고 했고, 나는 사진책을 골라 테이블 위에 펼쳤다. 차를 마시며, 책을 보며, 비가 내리는 야외 풍경을 커다란 통창으로 바라봤다. 강가 쪽으로는 나무가 있어 남한강 물이 흐르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창가 쪽으로 보이는 풍경은 마치 유럽의 어느 건물 내부처럼 보인다. 푸르른 잔디가 정원에서 물기를 머금고 있다. 속세와 인연을 단절하듯 성채로 보이는 작은 건물이 외부를 차단하고 있으니 조용히 앉아 사색하거나 비치된 책을 꺼내어 읽기에는 최적이다.

 



책방주인은 올해 8월 정년 퇴임한단다. 그동안 읽었고 또 관심 있는 책들을 지역주민과 공유하고 싶었단다. 누군가는 이득이 아닌 손해를 보더라도 책이 있고, 책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공간이 여주에 필요하다고 느꼈단다. 책방이라는 공간에서 책을 매개로 지역을 이야기하며 공동체를 생각하면서 더불어 사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최근에 구입한 황보름의 장편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란  책의 간지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보았다. 

 

서점이 없는 마을은 마을이 아니다. 

스스로 마을이라 부를 수는 있겠지만

영혼까지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자신도 알 것이다. 닐 게이면(소설가)  

 

강천책방은 주로 인문학강의나 철학동아리 등을 진행하거나 운영하면서도 다양한 문화행사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달(6월 13일)에는 "두 기타와 보컬이 들려주는 재즈 이야기"라는 문화행사가 진행된다고 하는데 그날이 개인적으로 여행을 계획 중이라 참석이 어렵다. 아쉬움이 크지만 다음에 열릴 문화행사를 기대해 본다.

 

 

커피와 문화가 있는 책방을 지향하는 강천책방이 여주시 전체를 담당하거나 감당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주변의 누군가를 위하여, 책을 좋아하는 인근의 누군가를 위하여, 책을 통하여 무지를 극복하고, 무경험을 경험하며, 무소신을 극복할 수 있는 조용하지만 울림이 있는 큰 일을 마치 남한강의 흐르는 물처럼 담대히 이어가길 소망해 본다.  



위치 / 경기 여주시 강천면 강문로 222(2층)

운영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영업시간은 10:00-20:00, 하절기 10:00-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