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문화원여성회] 더불어 사는 세상 - 휠체어 장애인이 방문 가능한 이천의 생활 공간 지도 제작 사업
- 이천문화재단이 주최한 문화자치 100사업 / 이천문화원여성회 <두 바퀴 세상>이 만들어가는 더불어 사는 세상
- 휠체어 등을 사용하는 이동 약자를 위한 섬세한 관찰, 결과물인 생활공간 지도제작
- <두 바퀴 세상>이 제작한 한 장의 지도가 지역사회에 이천 가지 이상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촛불로 역사에 길이 남을지 누가 알겠는가!
모든 인간은 누구나 필연적으로 아프고 늙으며 살고 또 죽는다. 세상에 이처럼 자명한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어리석게 자신은 다르다며, 또한 아직 그 시가가 오지 않았다며 그런 사람과 거리를 두고, 차별하고 구분하려고 경계를 짓고 또 문턱을 높인다.
장애는 선천적이며 신체적인 장애만을 인식하지만, 세상은 비장애인의 의도한 욕망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우연한 사고 등으로 비장애인도 후천적으로도 장애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주변에서 확인한다.
나이가 들어 몸이 불편한 부모님과 이웃 어르신들을 모시고 생활 주변에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문화생활을 향유하는 것을 꿈조차 꾸지 못한 시절도 있었다.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조차 주변에 흔치 않았다.
어르신과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에 관한 사회적 합의와 법률이 만들어지는 등 사회의 변화에 따라 고령자와 장애인도 여가시설의 이용빈도는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 흔히 이용하는 시설 중 법의 적용에서 벗어난 경우, 아직도 이용에 불편한 시설은 흔하다. 특히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동과 이용에 관한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시설이 정말 얼마나 될까 하는 궁금증이 오늘 소개하는 <두 바퀴 세상>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천문화원여성회에서 활동 중인 <두 바퀴 세상>이란 모임은 장애인, 비장애인 차별 없이 누구나 살기 좋은 이천을 지향하는 활동을 한다. 특히 휠체어 등을 사용하면서 이동 약자가 편리하게 생활공간을 이용하도록 조사하여 이를 홍보하고, 이동 약자를 대하는 사회적 편견 부분도 줄여보자는 공감대를 만들어 확산하는 모임이다.
첫해에는 활동가의 성장을 목표로 정했고, 이후 병원, 문화예술 공간, 놀이시설, 식당, 카페 등 다양한 공간을 대상으로 이동 약자를 위한 동네 지도를 제작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등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동에 불편이 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이 가족과 함께 방문할 수 있는 음식점과 카페를 대상으로 지도를 제작하는 사업을 계획했다. 가족들과 함께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소소한 행복 역시 이동 약자에게 선택적인 권리가 아니라 천부적인 권리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그 결과 이천문화재단이 공모한 ‘문화자치100’ 사업에 <두 바퀴 세상>은 이천의 이동 약자(장애인, 노인, 유모차 등)를 위하여 ‘더불어 사는 세상 - 휠체어 장애인이 방문 가능한 이천의 생활공간 지도 제작사업’을 내용으로 응모하여 당당히 선정됐다.
이천시 장애인연합회와 대한노인회 이천시지회가 후원하는 이 사업을 위하여 회원들은 장애인 등 이동 약자를 이해하려고 책을 사 읽고 토론했으며, 우리도 모르게 사용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별 짓는 언어를 공부하면서 반성의 시간도 가졌다.
본격적인 제작을 위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만나 평소 느꼈던 불편한 사항을 청취하고 기록했으며, 이동이 힘든 어르신들을 찾아가 어르신들의 욕구 사항도 빠짐없이 조사했다.
<두 바퀴 세상>을 2개 그룹으로 나눠 시내권 5곳 이상, 읍면지역 5곳 이상의 음식 종류별로 분류하여 식당 36곳을, 14개 읍면동을 10개 구역으로 구분하여 26곳의 카페 등 62곳을 조사했다. 이들 업소를 대상으로 주차장, 승강기 유무, 입구 경사로, 테이블 접근성, 출입구, 장애인 화장실 등 6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평가했다.
그 결과 5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균 4점 이상 평가를 받은 식당 13곳과 카페 13곳 등 26곳이 표기된 <이천시 이동 약자 이용 편의시설 지도>를 마침내 완성했다. 조사된 26개소는 영업장의 주소 등이 포함된 웹 지도까지도 제작할 계획이다.
<이천시 이동 약자 이용 편의시설 지도>는 만들어졌다.
물론 여기에 빠진 동일업종이나 다른 편의시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제한된 인력과 기간, 예산 등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누구나 살기 좋은' 포용적인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작지만, 의미 있는 역할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가 들면서 몸의 상태가 변할 때 인간은 타자와의 관계나 사회활동에서 심각하고 결정적인 변화를 불러온다. 자칭 비장애인이라고 우쭐대는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백하다. 그들의 아픔과 불편을 알아주는 일은 지역사회와 이어지는 끈이고, 산산 조각날 수 있는 삶을 붙들어 매고, 외로움과 고통을 줄여주는 단단한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고, 그에 온당한 사업을 하나하나 발굴해 함께 실행하는 일이다.
두 바퀴로 굴러가는 세상은 다양성을 인정하며, 차별하지 않는다.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다. 속도가 조금 붙는다면 그 작은 움직임은, 선한 영향력은 가족에서 마을로, 읍면동에서 이천지역 전체로 전달돼 ‘누구나가 살기 좋은 이천’을 만드는 데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 어쩌면 <두 바퀴 세상>이 제작한 한 장의 지도가 지역사회의 이천 가지 이상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작은 촛불로 역사에 길이 남을지 누가 알겠는가! <두 바퀴 세상>을 위하여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