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카페] <나인블럭 프로방스 점>은 작은 숲이 있는 오래된 교실 같아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출발해 헤이리 프로방스로 향했다.
점심을 프로방스에 가서 먹기로 했다. 프로방스에는 콩요리를 잘하는 맛집이 즐비하다. 한 시가 다가왔다. 허기가 몰려와 길가에 자리 잡은 식당이 눈에 보인다. 마침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시끌벅적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젊은이들이 선택한 식당이라면 따라 들어간들 실수는 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빈자리가 많이 보였지만, 이미 손님들은 점심을 먹고 나간 후의 식당 안 모습이었다. 정식을 주문했고, 맛은 좋았다. 때마침 식당 창립기념 기간이라 할인까지 받았다.
<9블록 프로방스점> 카페로 향했다.
전에 왔던 기억을 되살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인블럭 프로방스점으로 들어갔다. 월요일 오후라 손님은 많지는 않았다. 세월이 오래 지난 건물이지만 품격은 남다르다. 넓은 정원은 마치 작은 숲을 닮았다. 분수가 뿜어져 나오니 시원하다. 분수가 있는 물이 있는 공간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마치 모네의 수련을 볼 수 있는 다리를 닮았다. 전체적으로 카페의 분위기는 작은 정원과 숲에 오래된 교실이 단정하고 흐트러짐이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공간이다.
커피와 빵을 주문하고 실내와 실외를 재차 살펴봤다.
세 개의 오래된 건물을 골격은 그대로 둔 채 조명과 테이블 등을 단순하게 설치 및 배치를 한듯하다. 그럼에도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고, 손님들만의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격조와 품격이 우러나는 아우라가 은연중에 느껴진다. 낡았다기보다는 숙성됐다는 평이 적당할 듯하다.
조용히 차를 마시며 창 너머 풍경을 시선을 집중하는 사람들, 무엇인가 모여 조용하지만 진지하게 토론하는 사람들. 노트북을 꺼내 살피는 젊은이. 각자가 카페의 다른 이용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여기저기 알맞은 장소에서 차를 마시며 카페를 찾은 목적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참 좋다.
주문한 차와 빵이 나왔다.
시원한 차는 물론 맛있고 좀 전에 점심을 먹고 왔는데 빵이 몸속으로 들어간다. 이렇고 넓고 조용하고 각자가 카페를 찾는 목적에 맞게 여기저기서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고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각자의 시간을 온전히 집중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이 카페의 가장 큰 장점인듯하다. 작은 정원은 또 어떤가. 시선 속으로 초여름의 녹음이 가득 담을 수 있어서, 몸과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기분이 역시 좋다.
헤이리를 다시 방문한 예정이다.
헤이리를 간다면 커피는 여기서 시원하게 마시고, 여기서 일행과 재미있는 예술 이야기를 나누고, 여기서 가볍고 편안한 산책을 하며 생각을 다듬고 싶다. 물론 그때는 나인블럭 카페에서 브런치를 꼭 맛보고 싶다.
2505602. 방문하고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