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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는 이렇게 담다

바람 부는 날, 억새

by 이류음주가무 2020. 10. 6.

 

바람이 제법 차다. 조금 두툼한 옷을 걸치고 아내와 여주 고향집(용은2리)으로 외출했다. 하늘은 참 맑다. 길가에 핀 백일홍은 마르고 시들어 갔지만, 코스모스 등은 바람 소리에 맞추어 살랑거리며 길을 장식한다. 

   

오늘 늦은 오후부터 내일까지 할 가족묘 가꾸기 위한 삽 등 농기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빈 집은 쓸쓸하지만 장독대가 있는 뒤란은 감이 붉게 익어간다. 이미 새가 파먹은 익은 감도 몇개 있다. 

 

양거리란 마을로 향했다. 서울대에서 억새를 연구하는 포장있는 동네다.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억새가 넓지는 않지만 사진으로 담을 만하다.

그때 갑짜기 떠오른 노래가 '박효신과 박성연'이 부른 노래 '바람이 부네요'다.      

    

바람이 부네요 춥진 않은가요

밤 깊어 문득 그대 얼굴이 떠올라

가슴 뛴 그대 미소 떨리던 그 목소리

많은 상처에 얼어붙은 내 마음 감쌌던

 

산다는 건 신비한 축복(이하 생략)

 

살면서 하루하루 흔들리지 않은 날이 없다.

다 잡은 결심이나 결정도 실행에 옮기는 순간 흔들린다.

흔들리며 살지 않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만,

그래도 '사는 일은 축복'이라고 호소하는 노래가 있어 고맙고 감사하다.

 

바람이 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