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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기억을 담아

예술의 도시, 천사의 도시 싼타페를 가다(4)

by 이류음주가무 2012. 1. 20.
도자산업 발전과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을 토론하면서 싼타페의 밤은 소맥과 함께 깊어가면서 아침이 밝아왔죠. 잠 덧 탓에 깊은 잠은 이뤄지지 않았는데요. 일어나보니 아침 06:30 경입니다. 베란다에서 바라본 싼타페 시의 일출은 산 너머로부터 시작됐습니다. 높은 구름과 산을 뚫고 떠오른 아침햇살은 벌써 뜨겁네요.

한석봉도예 후원회에서 줬다는 홍삼 엑기스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는데요. 100여명이상의 회원이 가입된 후원회에서 여행경비까지 전액부담을 하고 또 힘내라고 엑기스까지 보냈다지요.

첫날 아침은 당연 호텔 내 식당을 이용했죠. 우리나라 호텔처럼 깔끔하거나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조용한 분위기에 차분한 음악이 흐르네요. 종업원은 멕시코인 같은데 매우 친절합니다.

감자, 강낭콩, 야채, 계란, 전병 등이 핫 소스로 입혔지만 먹을 만합니다. 아니 맛있데요 저는요. 뱀탕 이외에는 가리는 음식이 없지만 물론 향신료가 지나친 음식도 싫어합니다만.

식사 후 호텔 로비에서 커피를 한 잔씩 했습니다. 종이컵에도 예술성이 듬뿍 담겼죠.

테이블 위에 지역과 축제를 홍보하는 안내 책자가 비치돼 있는데요. 매일 아침마다 달라지더라고요. 만약에 우리나라라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변함이 없으리라 생각은 되지만요. 역시 이것도 배울 만합니다.

10시에 픽업하러 온다는 사전 약속이 있어서 기다렸죠. 아침부터 햇살은 사막도시답게 따갑습니다. 하늘은 우리나라 초가을 모습입니다. 날씨는 매일 30도를 윗 돌지만 밤에는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집니다. 

< 호텔 벽면에 부착된 상징물 >  

기다리는 동안 미국인 포함한 외국인 대부분은 마주치면 웃으면서 가볍게 인사를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보기만 하면 미소를 짓습니다. 물이 나오는 곳에 참새의 소리가 정겹습니다. 무슨 꽃인지는 모르지만 노란 꽃이 벌까지 유혹하네요. 

오늘 우리를 안내할 Julie가 자기 차를 끌고 왔습니다.

싼타페 시의 예술위원회에 소속된 직원인데요. 긴 머리를 날리며 집시 풍의 옷을 입었고, 나이도 들어 보입니다. 쾌활하며 친절하고요. 시애틀에 살다가 싼타페 시로 20여 년 전에 이사를 왔답니다. 흑인 남편과 결혼해 살고 있는데 다른 도시에서는 외출하면 모두가 이방인처럼 외눈으로 바라보는데 이곳에서만 그렇지 않아 이사했다는군요. 이처럼 싼타페 시는 문화의 차이나 다양성을 인정하는 도시란 뜻이겠죠.

첫 방문지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집과 가장 오래된 성당인 미구엘 성당입니다.

호텔에서 30여분 거리인 시가지 중심에 있는데요. 주차한 곳은 뉴멕시코 주의 주도, 즉 우리나라로 치자면 도청의 주차장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주차금지 입간판이 재미있죠.

주차장을 지나자마자 바로 1646년에 건축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 보이는데요. 전형적인 어도비 양식으로 갤러리와 숍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그날은 안타깝게도 문을 닫아서 내부는 볼 수 없었습니다.

맞은편에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산 미구엘 성당(1610년)’도 보수중이어서 입장할 수가 없었고요.

이곳이 매우 의미 있는 곳이라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했던 미국의 짧은 역사 보통 200여년이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시설과 인디언 문화를 도시의 원조 문화로 생각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으로 미국 아니 뉴멕시코 주의 역사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틈틈이 시가지 모습을 담는데요. 건물이나 간판 등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 그 자체가 예술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이어 방문한 곳은 Community Gallery인데요. 이 갤러리는 싼타페 시와 뉴멕시코 지역에 거주하는 예술가를 위한 곳으로, 보통 2 ∼ 3달 간격으로 전시품을 달리한다죠. 전시되는 작품은 판매가 가능한데요. 보통 판매가격의 60∼70%는 작가에게 돌아가고, 나머지는 갤러리 운영을 위해 쓰인다고 하네요.

우리가 방문하는 기간에는 “Mining the Unconscious”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Carl Jung이라는 예술가의 책인 ‘the Red Book’이 사후에 공개되면서 싼타페 시와 뉴멕시코 지역의 예술가들이 그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창작한 작품들이 전시 중에 있었죠. 작품은 대부분 정신분열증 등을 앓고 있는 작가들이 창작한 것으로 아무리 봐도 이해할 수 없더라고요.

그런데 이곳에서 반가운 가족을 만났습니다. 안식년제를 기회로 미국에 온 중앙대학교 교수 가족인데요. 특히 교수 부인께서 이천을 많아 가봤다고 하더라고요. 이천시의 출장 의도를 말하자 놀랍다며 이천도 싼타페 시처럼 잘 만들어 달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죠.

그리고 갤러리 내에 있는 기념품 매장을 들렀습니다. 손님으로 붐비고 있었는데요.
우리 시의 시립월전미술관과는 대조적입니다.

다음은 인근에 있는 뉴멕시코 미술관으로 향합니다.
지역 안내표지판입니다. 지역의 정체성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입간판에서도 엿볼 수 있네요.

지나다보니 싼타페 시청 건물이 보입니다. 지하 1층 지상 2층 정도 건물인데요. 마지막 날 인터뷰 관계로 방문했는데 그때 설명하기로 하죠.  

그리고 시가지의 모습이...... 

다음 방문지인 뉴멕시코 미술관을 방문했죠.

싼타페 시내에 위치한 4대 박물관 중 하나로 뉴멕시코 주의 환경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법적으로 건축양식 등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곳에서도 환경 파괴는 일어나나 봅니다. 다른 전시장으로 이동하니 일본의 기모노를 입은 그림 등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는데요. 사실 이곳 싼타페시에서는 대한민국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를 가진 적이 거의 없었다네요.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미술관 내부의 천장이 주로 목재로 가로질러 있어 친밀한 느껴지데요.

전시장 밖은 브론즈 등으로 만든 조각품이 전시돼 있어 어도비 건물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아시아가 원산지이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접시꽃도 활짝 피어 우리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