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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맛집, 맛집, 그 맛집

[이천맛집][부발맛집] 봉식당? 뭐지, 어디

by 이류음주가무 2020. 9. 19.

[이천 맛집] [부발 맛집] [하이닉스 맛집] [3번 국도 맛집] 봉식당?, 뭐지 

 


개업 시절부터 궁금했다. 

 

도대체 왜 식당이름을 '봉식당'으로 했을까. 웃음이 났다. 누구의 '봉'도 아니고. 지나다니면서 식당 메뉴는 어떻게 구성됐나 살며시 살펴보기까지 했다. 그래 한번 들어가 먹어보자 한 게 거의 일 년이 지난 어느 날이다. 늦은 점심을 먹으로 인근 또 다른 맛집 '메밀촌'으로 향했다. 자주 찾는 내게는 맛집 중에 맛집이다. 때마침 그날은 메밀촌은 휴무일이었다.

 


'우리 한번 '봉식당'으로 한 번 가볼까?' 처음으로 갔다.

 

정말 작은 식당이다. 소박하기 그지없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에서 술 한잔을 기울이며 고독한 삶을, 희비가 교차하는 인생을 논하는 정겨운 식당을 꼭 닮았다. '봉식당' 벽에는 자유로운 영혼들의 자유로운 낙서나 그림이 자유롭게 적혀있고 그려져 있었다. 손님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칭찬이나 비난이건 건의사항도 좋고, 자유롭게 의사표시를 하라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봉식당'의 운영방식이랄까. 사장은 나보다 젊었다. 오징어볶음을 공깃밥과 함께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벽에 자유롭게 휘갈긴 낙서를 하나하나 보니 '봉식당' 사장님은 친절하고, 음식 맛은 아주 좋다는 칭찬이 대다수다.

 


주문한 오징어볶음이 나왔다.

 

 

우선 비주얼 자체가 고소하고 당연한 말이지만 먹음직스럽고 환상적이다. 소주 한 잔에 정말 딱 어울리는 메뉴같다. 요즘 소주보다 맥주를 선호해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오징어볶음을 천천히 맛을 보니, 젊은 사장이 만드는 요리 같지 않게 맛있고, 정성도 가득했다. 맵거나 달지도 않아 입안에서 머무르는 동안 맛은 자유로웠고, 목 넘김은 즐거웠다. 맥주 한 잔이 함께 들어가니 왜 이렇게 맛있는 '봉식당'을 이제야 찾었을까 늦은 후회가 살짝 느껴졌다.   

 


'봉식당' 이름에 대해 물어봤다. 

 

젊은 사장은 당재(부발읍 죽당2리)가 고향이란다. 그 동네에는 봉 씨 집성촌이었다. 나의 3대조의 할머니께서도 이 동네에서 여주로 시집오셨다. 우리 집안과 인연이 있는 동네다. 젊은 사장님의 성도 봉 씨란다. 그래서 '봉식당'으로 작명했단다. 공기업에 다니다가 어느 날 문득 정년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게 식당이다.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을 조기에 그만두고 내린 결단이 단호하고 대단한다. 그 결단만큼 손님을 대하고 음식을 만드는 정성 또한 극진하고 친절하다.


'봉식당' 사장은 자전거를 즐기는 라이더이다. 

 

운동이라면 한달에 두 번 정도 족구와 그리고 1주일에 서너 번 10km 이상 걷기 운동이 전부다. 물론 출사를 나가면 몇 시간을 집중하다 보면 꽤 운동도 된다. 통계적으로 볼 때 사진가들이 장수를 한다나. 그래도 '나인 든 사람들에게 특히 좋은 운동은 자전거 타기'라고 귀 따갑게 들었다. 어떤 재질과 무게, 가격 등을 고려해 자전거를 살까 늘 고민만 하고 있었다. 알아보고 연락을 준다고 친절함까지 보였고, 그날 저녁 문자를 받았다.


내 이름 가운데에도  '봉' 자가 들어간다. 

 

블로그 이름도 '봉려리의하루'이다. 한자의 의미는 '받들' 봉이다. 흔히 나는 '서비스' 봉이라고 설명한다. 이름 때문은 아니겠지만 30년 이상 공직자로 성실히 근무했다고도 자평(?)한다. 퇴직 후에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에만 관심을 두고 산다. 미술사나 미술(회화, 조각, 건축 등)을 공부하고, 미술관이나 아트페어를 찾아다닌다. 조각 공원을 찾고 또 도자기를 좋아해 수시로 구입한다. 또한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러 여기저기 시간이나 요일 등 제약 없이 여행을 다닌다. 내 안에 방랑벽이 있는 줄 몰랐다. 여행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가 3가지다. 사진을 찍을 장소(대상)인가, 그 지역에서 소소하게 수다를 떨 수 있는 공간이나 특별한 맛집이나 음식이 있는가, 마지막으로 미술관(조각공원 등)은 반드시 일정에 집어넣는 일 등이다    

 

 

음식은 비싸고 고급진 음식, 절차를 중시하는 음식은 정말 끔직히 싫어한다.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가지도 않는다. '봉식당'처럼 가격은 저렴하고, 맛은 뛰어나며, 사람과 사람들 사이를 편하게 이어주는 공간을, 섬과 섬 사이의 외로움을 연결해 주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다리처럼 모두의 식당이 좋다. 여행하는 목적 중에 보통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을 맛보는 일은 우선순위에 들어간다.


'등잔불이 어둡다'고 했다.

 

내 삶의 근거지 옆에 있는 '봉식당'을 이제야 찾았다. 내 맛집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맛집으로. 부발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맛집으로 추천하고 싶다. 신하초등학교 3거리에서 좌회전하면 효양중고등학교 가는 길이다. 신하초등학교 후문 횡단보도를 천천히 지나면 바로 우측에 '봉식당'이 자리 잡고 있다.(*사진은 아이폰으로 찍다)    

 

 

위치 / 경기 이천시 부발읍 대산로 502.

전화 / 010-6279-7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