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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번 미술관

[이천여행][설봉조각공원][조각감상] 박재연 작가, 순간을 보다

by 이류음주가무 2022. 10. 28.

처음 봤을 때 시멘트로 울퉁불퉁 엉킨 형태가 조형적으로 매우 불안했다. 일반적으로 조각이 표현하는 이상적인 인체라든가, 아니면 균형과 조화의 균제미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기분이 무척 상해 심사가 뒤틀린 창자가 뭉쳐있는 형태 같다. 구리로 된 혈관이 그나마 인체의 한 부분을 유사하게 표현했다고 짐작은 간다. 그렇지만 심장처럼 하트 모양도 아니다. 

2016년 박재연 작가가 제작한 <순간을 보다>란 작품이다.

 

 ’땅 위로 드러난 뿌리의 이미지는 건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 작가는 이 이미지를 빌려 마음이라고 하는 감정의 움직임, 즉 드러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유기적 형태로 의식과 마음의 순간을 형상화했다’고 말한다.

빠르게 굳는 시멘트로 만든 저 울퉁불퉁한 이미지가 우리가 지닌 부드럽고 때로는 격렬한 감정의 오르내림을 표현했다고 하니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다. 

어떻게 만들었을까. 작가는 철근으로 줄기를 만든 다음 그 표면에 강화유리로 된 섬유 옷을 입힌다. 그다음 순간 굳어 버리는 그라우트 시멘트를 바르는 과정을 반복했다.

 

힘들고 지칠 때, 분노와 질투의 감정이 일 때 <순간을 보다> 앞에 서 있어 보자. 순간순간 드러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감정에서 희망과 용기는 얻고, 분노와 질투 등은 버리자. 작품 앞에 서면 내 가슴은 이미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