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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여행][설봉공원] [조각감상] 강인구 작가, 일어서다

by 이류음주가무 2022. 9. 16.

우리가 흔히 계곡이나 강가에서 볼 수 있는 잘게 다듬어진 조금은 작은 돌인 자갈이 원통형을 이루며 서 있다. 무려 1900개 정도의 돌멩이가 사용됐단다. 높이도 무려 6m에 이른다. 1900개의 돌멩이가 원통형을 이루는 내부도 궁금하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된 철사 역시 1900여 개를 각각의 돌멩이와 연결했을 터다. 그 결과 하나의 작품이 완성됐다.

2015년 제작한 강인구의 <일어서다>란 작품이다. 

 

작가는 ’ 한때 이 땅을 지탱하던 큰 바위였을 돌멩이들은 수억 년을 굴러 이 땅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각자의 돌멩이는 그런 시간적 에너지를 품고 있다. 또한, 각각의 돌멩이들은 원소들처럼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운동을 한다‘라고 말한다. 작은 돌멩이 하나하나에 오래된 역사를 부여했다. 그러다 보니 스테인리스 스틸은 공동체를 이루는 네트워크이고, 돌멩이 하나하나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민중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물론 역사가 강자나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지만, 민중은 담대히 흐르는 강물처럼 도도하며 영원했고, 또한 민중은 쓰러지고 상처를 받더라도 언제나 다시 일어나고, 회복하여 역사의 주체가 됐고 추동했다. 

 

작가 역시 실제로 ’작품에 내부 공간이 열려있어 만약 걸어 들어가면서 작품을 보면 돌멩이들은 중력을 극복하고 일어서며 살아 움직인다‘고 했다. 작은 돌멩이들이 모여 하나의 큰 작품을 만들듯이 말 없는 민중은 또한 유구한 역사를 지탱한다. 이 땅의 주인은 일어나는 민중이다.  [ 일어서다, 강인구, 120*120*585cm, fieldstone, stainless steel, 2015, 이천설봉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