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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집2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니...... 강남 갔던 제비가 가족을 동반해서 꾸준히 찾아온다. 지난해에도 오래된 소식을 물고 왔는데 올해도 어김없다. 오래전 소식을 감추다가 최근에는 빈번하다. 반갑고 또 기쁘다. 제비집은 전선을 감싼 줄 위에 균형을 잡고, 형태도 둥글게 참 잘 지었다. 제비가 들어와 살면서 알을 낳고 새끼를 부화하는 행동을 보는 일은 즐겁다, 냄새가 지독한 똥을 치울 일은 걱정이지만 '지지배배' 하면서 시골의 아침 정적을 깨우는 제비는 나의 오래된 벗이다. 2022.5.16. 여주에서 2022. 5. 18.
어머님 집 처마에 매달려 있는 게 뭐지? 늦 가을, 강남으로 간다며 안녕이란 말도 없이 떠나 비어 있는 제비집. 그 앞 어머니 거친 손등처럼 갈라져 서까래에 걸려 있는 메주...... 상처난 빈 속을 보여주기 싫다며 투터운 담을 쌓았지만, 결국 편편히 유린 당해 굴비엮이듯 엮인 마른 조각, 그리고 그 그림자. 집안 구석 구석 보이는 낮은 담장에 걸쳐있는 붉은 장미 한송이. 꽃은 햇볕과 팽팽한 기싸움을 하고, 봄 여름보다 더 날카로운 가시는 세월과 불화. 우유빛 속살을, 눈부시도록 붉은 속살을 숨겨야했던..... 지금은 퍼러럭 퍼러럭 소리내며 겨울 울음을 삼키는 종이꽃. 그리고 얼어서 검푸르게 멍든, 그래서 더 외롭고 쓸슬한 곳. 시골은 겨울로 깊어가며, 그래도 봄으로 향합니다. 2012.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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