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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전동, 초보동장의 하루

[이천소식][창전동] 초보동장의 하루(8) - 한 여성이 서럽게 울던 날?

by 이류의하루 2018. 3. 19.

초보동장의 하루(8) / 한 여성이 서럽게 울던 날..

 

봄은 누구에게나 따뜻해야 합니다.

 

봄 기운이 완연합니다.

 

창전동행정복지센터 앞 화단에도 민들레꽃이 이미 노랗게 피었습니다.
마을 집집 앞마당에서 겨우 내내 떨던 한 그루 목련, 

솜털로 싸인 꽃봉오리도 주체할 길이 없는 듯 점점 커져갑니다.

세상은 모두 봄봄하며 분분합니다.

 

 

지난 주 금요일입니다.

 

한 사람이 동사무소를 나서다 멈추고 홀로 서럽게 울고 있었습니다.


울음소리는 점점 커졌습니다.
전후 상황을 모른 상황에서 동장실로 안내했지만
그 분은 더 깊고, 굵게 서러운 울음을 토했습니다.

 

담당직원이 나와 겨우 아픈 상황을 수습했지만
먹먹한 상황은 오늘까지 계속됐습니다.

 

아침 직원회의를 하면서

더 촘촘히 관심 가져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사는 비혼 여성에게는 딱히 의지할 가족이 없답니다.
몸은 아픈 상태인데 업친데 덮친 격으로

방을 비워달라는 주인 말에 동사무소를 찾으셨습니다.
직원 안내로 민원을 마치고 나가시다가 이 현실이 못내 서러웠나봅니다.

 

한 때는

'키 큰 목련 한 그루
 햇살 옷을 입은
 순백의 누이처럼
 웃음 짓는 봄'
이었을 그 분

 

그렇게 수 십 번, 따뜻한 봄을 맞이했지만 이 봄은 더 잔인한가 봅니다.

 

 

아픈 분도 참 많습니다.
서러운 마음을 숨기고 사시는 분도 많습니다.
외롭게 홀로 사시는 분도 자주뵙니다.
하루에서 몇 번씩 생명을 생각하는 분도 꽤 있습니다.

 

 

복지사각지대가 없도록 촘촘히 안전망을 만들어 보살피는 일이 우리가 할일입니다.


주변에 어려운 분이 계시면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을 알고있으면 창전동행정복지센터나
담당 마을 통장님께 알려주면 지원방안을 신속히 찾겠습니다.

 

 

산 너머 강 건너 들판을 지나,
기다리지 않아도 봄봄하며 늘 찾아오는 봄,
누구나 따뜻하고 웃으며 만났으면 하고 희망해 봅니다.  

 

봄은 누구에게나 따뜻해야 합니다.

 

 

*산수유 시인 이춘희님의 시를 인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