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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울음소리가 탁해지고
수수 사이를 쉬이 쉬이 소리내며 지나가는 바람소리에
여름 내내 올망졸망 매달려 있던
행두 같은 꽃사과가 붉다.
며칠 전에
시집온 새악시의 저녁 볼처럼
따가운 햇쌀이 잠자리 등을 더욱 뜨겁게 하듯
꽃사과가 익어가는 마을은
부끄럽고 조용하다.
가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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