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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2

아버지, 어머니 오늘 따라...... 비 온 뒤 들판이다. 논두렁 따라 젊은 농부가 소를 몰고 가던 시절이 있었다. 힘들고 늘 분주했다. 젊은 새댁은 광주리에 가득 담은 새참을 똬리에 올려놓고 한 손에 가득한 막걸리를 흘러내리지 않을까 조심조심 걸음을 옮겼다. 동산을 겨우 넘을 때, 칭얼대며 뒤따르던 개구장이는 어미 광목치마를 잡아끌며 같이 가자고 징징댔다. 우는 아이 달래려고 업고도 갔다. 그렇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났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었고 수확했다. 눈 비가 내렸고, 따듯한 바람 거센바람 불기는 반복됐다. 새는 날마다 집에서 산에서 들어서 울었다. 때로는 나지막히 슬프게, 간혹은 기쁘게 노래 불렀다. 젊은 새댁과 젊은 농부의 허리는 굽었고, 머리는 파뿌리처럼 하야졌다. 손등과 발바닥도 한여름 바짝 마른 저수지 바닥처럼 깊게 금.. 2014. 5. 8.
아버지....... 누군들 굴곡진 삶을 원했을까. 산 아래 비탈진 밭을 가로질러 자리잡은 아주 오래된 집 딸린 밭이 평생 삶의 터전이었을 터. 아버지는 그 터에서 청춘을 보냈을 것이다. 평생 올곧은 마음으로 자식을 키우고 보내면서도 자신만은 기울어진 자갈 밭을 일구고, 고추며, 감자며, 배추며 심고 거두며, 그렇게 살아왔다. 아버지는 또 그 자리에 계시고, 그 자리에서 홀로 일하시며, 그 자리에서 남은 생을 그렇게 보낼 것이다. 아버지 아버지다. 2014. 4. 12. 영월 동강을 다녀오며... 2014.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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