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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와 성당을 찾아갔네

강원도에서 3번째 오래된 용소막 성당에 가다

by 이류음주가무 2012. 8. 11.

폭염속에 군대간 아들 생각에 놀러가는 것이나 휴가도 망설여집니다.

 

물론 하사관으로 전역한 나로서는 그러는 게 우습기도 하지만 아내가 생각하는 아들에 대한 애정을 무시하기 어렵더군요. 주말만 되면 전화가 오지 않을까 하며 휴대폰 벨소리에 온 신경을 쏟는 모습에 두손을 들었고, 카페에 가입해 매일 부대와 장병들의 일정이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부모들이 올린 글을 정독하다보니 이젠 군대상식도 저보다 해박해 졌더라고요.    

 

여름휴가 절정기인 지난 주 갈 곳을 찾다가 배론성지를 선택했습니다. 독실한 카돌릭 신자인 아내(요셉피나)와 두번인가 다녀왔던 곳인데요. 그때는 지금처럼 한여름도 아니고 무더위속에 고생할 아들 걱정도 모를 때지요. 다른 생각을 접은 아내와 함께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했지요. 그러나 휴가철이라 평일에도 여주에서 문막까지 정체된다는 전광판을 보며 여주ic로 빠져 나왔지요.

 

여주에서 문막까지 자동차 전용도로가 쭉 뻗어 있으니 문막에서 진입하면 답답한 여주, 문막간 고속도로를 피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문막에서 진입해 막힘없이 원주 신림까지 달렸지요.

 

신림 읍내에서 좌회전해 제천방향으로 가려고 신호를 대기 중 '용소막 성당' 안내 간판이 보이더라고요. 강원도유형문화재 00호로 된 적혀 있어 오래된 성당인가하고 궁금해 지나가는 길에 들리자 했지요. 거기서 용소막 성당까지 거리는 6키로미터밖에 안되니까요.  

한 10여분 달리다보니 입구 표지판이 보여 따라가니 느티나무 5섯그루가 보이더라고요. 그곳이 바로 용소막 성당인데요. 보호수 때문에 길가에서 성당은 잘 보이지 않더군요. 주차 후 바라보니 작고 소박한 고딕양식 성당입니다. 

오래된 건물이라 조금은 낡았다고 생각됐고, 그 형태도 유럽의 크고 높고 뽀족한 모습과는 달리 정말 아담하고 단아한 느낌이 났는데요. 그 성당 안도 궁금했지요.  

약간 어두웠지만 초등학교 시절 다녔던 교실처럼 성당안은 나무 판으로 깔아서 그런지 발뒷꿈치를 들고 걸어도 소리가 나더군요. 유럽이나 카나다의 대성당처럼 깊고 화려한 색깔의 장식은 없었지만 믿음이 절로 우러나오겠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 정서에 알맞게 꾸며진 곳입니다. 

 

일제시대 대부분 초가집인 시골에서 지나치게 크거나 화려하게 지을 수는 없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만 어째튼 배론성지를 순례하다가 횡재한 느낌이 드는 정감이 드는 용소막 성당입니다. 

 

한여름 매미소리가 시원하게 울리고, 지나가는 여행자 누구에게나 시원한 자리를 아낌없이 주는 느티나무 다섯그루가 있는 성당, 문을 조용히 열고 성당 안으로 한발만 디디면 편안한 자기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곳인 용소막 성당. 가을 단풍이 찾아오면 어떤 모습으로 순례자를 반길 지, 한 겨울에는 눈 내린 언덕에 고즈녁히 자리잡고 있을 용소막 성당은 지친 현대인에게 또 어떤 위안을 줄 지 벌써 궁금해집니다.

 

위치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용암리 7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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