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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는 이렇게 담다

늦은 오후에 피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지는 분꽃

by 이류음주가무 2013. 9. 6.

시골 집 앞마당에 조그마한 화단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방울토마토도 심고, 들깨도 조금 심고, 초롱꽃도 심지만

꽃을 좋아하는 그때 모두가 그랬지만 어머님께서는 그 화단에 다양한 종류의 꽃을 심었지요.

대표적인 꽃이 채송화, 봉선화, 과꽃, 백합, 풍접초, 백일홍, 분꽃 등인데요.

 

그때 본 꽃 중에 대부분은 요즘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분꽃은 자주 보기가 어렵더군요. 

이 분꽃은 늦은 오후에 피어서 다음날 아침에 진다는군요. 꽃이름 영어명도 four-o'clock.

달맞이꽃이 밤에 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분꽃은 늦은 오후에 핀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으니까요.

꽃말도 겁쟁이, 내성적, 소심, 수줍음을 의미하고요.

 

그 시절  다른 꽃보다 그 꽃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습니다.

다음 날 보면 검은 알맹이(씨)가 달려있었으니까요. 그때만해도 신기했지요.

 

늦은 오후 가만히 보면 뭔가 자신을 내보이기에 수줍어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소심한 꽃이 아닌가 그래서 더 관심을 갖었던 분꽃.

 

며칠 전 여주 강천섬에 갔다가 매운탕을 잘한다는 맛집에 들어가 저녁을 먹고 나왔죠.

담장 아래 노란 뿐꽃, 붉은 분꽃이 가로등 불빛에 고개를 돌린 듯 수줍게 피었더군요. 

 

그런데 달리 생각하면 이런 느낌도 듭니다.

분꽃은 어려움을 극복해낸 정말 존경받는 사람들의 인생과 같다고요.

 

사람은 처음부터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요.

온갖 노력 끝에 인생의 늦은 시기에 활짝 피는 사람들이 있지요. 분꽃처럼요.

 

그러다 힘든 과정, 어두운 시절, 혹독한 밤을 이겨내며 분투하다가 결국 새로운 아침, 찬란한 시기에 자신을 내려놓는 그런 사람 그런 분꽃........

 

분꽃 같은 사람, 요즘 절실하지 않나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