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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기억을 담아

세계농촌관광개발포럼이 열린 창사시에 가다(끝)

by 이류음주가무 2013. 10. 29.

2013.10.27.(일) - 10.28.(월).

 

제1회 세계농촌관광개발포럼(WADF)은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또한 행사의 하일라이트다.

조병돈 이천시장님께서 대한민국 도시를 대표해서 초청받아 참석했고, 또 연설까지 하는 날이다.

 

베이징처럼 이곳에서의 연설도 영어로 하셔야한다. 사실 많은 준비를 하셨다.

평소에 전혀 사용하지 않던 영어를 그것도 국제회의에서 하셔야했다. 비행기 안에서, 쉬는 시간 틈틈이, 잠자기 전 발음 교정까지 수십번을 읽고 또 읽으셨다.  

사실 베이징에서의 연설은 조금 불안했었다. 다만 진정성을 담아 또박또박 말씀하시니 그게 제대로 먹혔던 것이었다. 귀국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연설로 인해 인도네시아가 창의도시 포럼을 개최하면서 일본 고베시와 대한민국 이천시를 콕 찝어 초청을 한 계기이기도 했다.

 

그만큼 창의도시 시장단 회의가 중요했고, 능숙한 연설은 아니었지만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요즘도 세계의 강소도시들이 창의도시로 지정받기 위해 이천시의 추천을 받으려고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심지어 이천까지 찾아오는 도시도 생겼다.

 

아침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메뉴로 이뤄졌다.

식사 후 버스를 타고 시장단포럼이 열리는 첸룽호 생태관광리조트 내 문화체육관으로 향했다. 40여분을 달려 행사장에 도착했다. 우리 국기도 계양됐다. 

 

이천시 홍보물을 비치했지만 금방 바닥이 났다. 

아홉시에 시장단 포럼이 시작됐다. 리 쉬키우 창사시 부시장, 마우리지오 마르티나 이탈리아 농림부 차관 및 전 세계 23개 도시 시장, 미디어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한 국제회의다. 

 

 

 

각국에서 온 도시의 시장 또한 관계자들은 그들의 도시가 지닌 매력을 한 껏 자랑했다.

멋진 사진과 역동성이 느껴지는 동영상 등을 보여주면서 도시를 홍보했다.

 

원래는 프리젠테이션 없이 연설하는 것으로 준비하라고 행사관계자에게 통보받았었다. 그런데 앞선 도시들 모두 사진과 동영상을 활용해 연설하는 것이 아닌가.

 

베이징에서 보였던 이천시 홍보 동영상을 연설배경에 깔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마침 함께 출장간 오재환 군도 같은 고민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시장님께 말씀드렸다. 연설문과 동영상이 일치는 하지 않지만 그냥 하시는 것보다 홍보 동영상을 깔고 하는 게 어떠냐 말씀드렸더니 시장님께서도 흔쾌히 허락하셨다.

 

일단 준비는 그렇게 진행됐다.

여러 도시에서 연설을 하다보니 이천시의 연설 차례는 오후로 넘겨졌다. 인근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했다. 호텔에서의 식사보더 더 중국적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점심 후 다시 최종 점검과 연설연습..... 틈틈히 교류 활동도 벌였다.

good morning 은 good afternoon으로 바꿨다. 

점심을 한 후니 우리 정서에 맞는 '점심은 맛있게 드셨습니까' 하는 멘트를 연설전에 추가하는 것으로. 

 

 

드디어 이천시의 차례가 왔다.

베이징의 경험이 큰 힘이 됐다. 시장님은 일단 여유가 있어 보였다. 단상에서 무대 아래를 자신있게 바라보면 연설을 시작했다. '점심은 맛있게 드셨습니까'하는 멘트로 청중의 반응을 이끌면서 연설을 이어갔다.  

 

발음은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았으며 억양의 강약과 높낮이도 조화롭게 맞춰가며 연설했다.     

베이징 연설 때와는 달리 자주 청중들과 시선을 맞춰 나갔다. 

 

홍보 동영상은 이천시의 멋진 모습을 다양하면서도 빠르게 보여줬다.

8분정도 연설할 때 묘하게 연설문과 표출된 동영상이 여러차례 일치하는 행운도 따랐다.

청중들은 시장님 연설에 집중을 했고, 시장님 연설은 자신있게 이어졌다.

 

Good afternoon everyone.

 

I'm Cho Byung-don, mayor of Icheon city. korea.

 

I'd like to give my sincere appreciation for inviting Icheon city to the World Agritourism Development Forum. The city of Icheon is not an Incheon city where Incheon Int'l airport is located. Icheon is situated in the southeast of Seoul, capital of Korea, and forty minutes away from Seoul. The population is about  two hundred twenty thousand also our city tries to create self-sufficiency and planning city in which three hundred fifty thousand citizen reside by two thousand thirty.

 

Icheon is renowned for its rice, ceramic, peach and hot spring.

 

Especially Icheon was designated as a 'UNESCO Creative City' in the field of 'Craft & Folk Art' in July, 2010.

 

Icheon is well harmonized with urban and rural characteristics.

 

As a mayor of Icheon city, I have pushed forward to build various infrastructures and propelled policies aiming at making specialized green culture city as one of my municipal management policies.

 

Agriculture Theme Park where people can learn farming culture and history was open last July this year in Icheon. Many visitors have already visited to the Pig museum and Theme park. 
Various programs and experience facilities related agriculture such as harvesting fruits, reaping rice and making woodcraft have been operated. And the number of visitors who want to experience traditional Korean foods have increased year by year. In addition Icheon city created the corporation  'Icheon Agricultural Tourism Service Center' to support systematically rural tourism and experience.

 

As a representative collective play in Korea, Icheon Rice Cultural Festival has been held 15 times in Icheon.

 

The Icheon Rice Cultural Festival has been selected as the best festival many times from Korean government. With the recognition in domestic, the festival won Pinnacle Awards in 6 categories including best event at the IFEA(Int'l Festivals and Events Association) this year.

 

Icheon is the most proper place where fulfills every aspects of hard and software including geographic  and natural conditions for developing rural tourism.

 

Farming village is a place for the mankind to rest and comfort.

 

Icheon city takes a lead to preserve and develop green tourist attraction to relieve mental and physical exhaustion of modern people.

 

Thank you very much.

그렇게 연설은 끝났다.

다른 도시의 시장단이 연설할 때보다 더 큰 박수가 나왔음은 나의 생각만은 아니었다.

환송회 겸 만찬 때 여실히 입증 됐으니 말이다. 

 

 

 

 

 

이후 두 도시의 연설이 이어졌고, 마지막에는 '세계농촌관광도시연맹 합의서(왕청 합의서)'도 채택했다.

그리고 후난 성 창사시를 WADF 의장국으로 지명했다. 

모든 행사는 끝났고, 성공을 자축하는 기념사진을 무대에서 촬영했다. 

시장님도 바빴다. 중국관계자와의 인사와 기념사진, 기타 도시와의 인사와 기념사진 심지어 한류에 푹 빠진 자원봉사자들과의 기념사진 등 그렇게 행사가 끝났음에도 만찬장으로 이동하는 발걸음은 더 지체됐다. 

 

 

 

만찬장에서 분위기 또한 이천시가 이끄는 듯한 분위기였다. 

특히 뉴질랜드에서 참석한 시장과 관계자들은 아예 우리와 합석하며 '위하여'를 외칠 정도로 친해졌다.  

 

 

시장님께서 무대에 올라 '아리랑'을 멋들어지게 부르셨다.

아리랑은 유네스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우리의 가락이 아닌가.  

분위기는 점점 고조됐다. 

창사시 고위 간부까지 우리 좌석에 합석하며 '위하여'를 외쳤고, 어깨동무로 우의를 돈독히 다졌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눠줬고, 사용하게 했다.

그렇지만 그날 그 시간을 지배한 도시는 바로 대한민국 이천시였다.

 

창사시에서의 마지막 밤은 조용했다.

짐을 정리하고 싸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이들을 어떻게 이천으로 끌여들일 것인가. 창사시에서는 약속했다. 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이천을 포함한 세계 각국으로 보내겠다고.

물론 대한민국은 단언컨데 이천이다.

 

밤은 고요했고, 심장은 뛰었다.

어느 덧 새벽이 성큼 다가왔다. 

 

귀국하는 날(2013.10.28. 월), 공항으로 가는 도로는 더없이 편안하고 넓어 보였다. 

아쉬움이 많았지만 성과는 매우 컸다. 

<우리시 자원봉사를 담당한 학생들>

 

다음 창사공항을 밟을 때는 아마 아내와 장가게 여행할 때가 아닐까 싶다. 

그때 전에 창사시를 들러 봤는데....... 하며 설을 풀 정도로 창사시에 대한 애정, 기억과 추억은 깊게 각인됐다.

 

잘있거라 창사시여! 다시찾아오마 후난성이여!(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