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 나는 이렇게 담다

[아이폰 사진] 산촌리, 저녁에 거닐다.

by 이류음주가무 2020. 8. 22.

가능하면 매일 오후, 산촌리를 지나 죽당천으로 산책을 나갑니다. 보통 8km에서 12km를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걷곤 하지요. 오후 5시 저녁을 마친 후 주로 출발하는데요. '코로나19' 때문인지 요즘에는 땀을 흘리며 걷거나 뛰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가족, 연인, 친구 아니면 혼자 운동하기도 하는데요. 성별이나 연령대 등도 다양하더군요.

 

산책을 나갈 때 무거운 DSLR카메라를 들고 갈 수 없어 휴대폰을 손에 쥡니다. 그러면 해가 완전 지기 전까지 빛에 따라, 구름에 따라, 해 저무는 순간이나 지고 나서 잠시 동안 변화하는 농촌 풍경은 경이롭고 찬란하고, 소름이 돋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휴대폰으로 순간순간을 담다 보니 예상 시간보다 다소 늦어지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이 소중하고 아름답고 황홀한 단 한순간의 풍경을 그냥 지나치면 아쉽거니와 후회도 일듯 싶어서 휴대폰으로 담아 간직하고 또 꺼내 봅니다.

 

도시에서 느끼지 못할 저 푸른 하늘과 녹색의 평온한 들판을, 언제 또 만나고 가슴으로 느낄수 있을까요. 그 순간이 정말 소중하고 막중해서 멈춰 서서 감탄을 하죠. 때로는 가슴에서 뜨거운 무엇이 차올라 울렁거릴 때도 있지요.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순간순간 느끼는 감성을 주체하지 못해 그럴까요. 어쨋든 어느 시인이 표현한 대로 이미 나는 중심의 시간에서 멀어져 있지만 어두워지기까지는 아직 몇 시간이 남아있다는 것이 고맙고, 해가 다 저물기 전 구름을 물들이는 찬란한 노을과 황홀을 한 번은 허락하시리라는 생각만으로도 기쁜 순간이 아닐가 합니다. 늦은 저녁에 샛강도 좋고 작은 또랑도 좋고 들판을 따라 걸으며 오늘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오늘 하루도 참 잘 살았습니다.   2020.8.22. 22:50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