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옥천 나무시장을 방문해, 자목련 한그루를 3만 원 주고 구입했습니다. 우리의 보금자리이자 농장인 '연두콩밭'에 정성을 가득 담아 심었죠. 그런데 올봄, 지금도 새순은 돋아나지 않고 있어요. 아마 착근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래도 뽑아내기는 쉽지가 않더군요. 혹시나 해서 더 기다려볼 작정입니다.
이웃 탁구장 담벽에 자목련 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는데요. 봄날 새순이 돋더니 참 예쁘게 피었더군요. 꽃이 질 때는 그 모습은 초라하고 또 잔인하지만 어디 자목련만 그러겠습니까? 막 피어난 어제 새벽에 달려갔지요. 참 예쁘고 사랑스럽고 또 숭고하기까지 합니다. 알고 보니 자목련 꽃말이 자연애, 존경, 숭고한 사랑이라네요.
봄 비가 오고, 바람은 거칠게 붑니다. 가늘고 키가 큰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흔들리는 걸 보니 저 크고 무거운 목련꽃은 툭툭 잔인하게 낙화하겠네요. 그래도 또 시간은 흘러 빈 논에 물이 가득하고, 산과 들은 연두에서 초록으로 옷을 갈아 입겠지요. 목련이 지면서 자연의 숭고한 사랑을 느끼는 계절이 우리에게 성큼 다가오겠지요. 목련이 피고 지는 계절, 봄입니다.
2022.4.12. 아침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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