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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정말 잘 살다

(전시회)샘표스페이스의 숙성, 숙성과 숙성의 차이?

by 이류음주가무 2013. 5. 31.

우리나라 입맛을 60여년 동안 선도해온 샘표간장, 그 공장 하나가 이천 호법에 자리잡고 있지요. 통행량이 많지 않아 늘 조용하고 맑은 공기와 푸르름이 가득한 곳인데요.

이곳 샘표공장에는 이천지역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남녀노소 가릴것없이 탐방객들이 끊이질 않는데요. 마침 유치원 어린이들이 종알종알 재잘재잘 거리며 예쁜 선생님 인솔하에 방문했네요. 샘표 홍보관을 지나는 어린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엄마가 늘 사용한던 간장을 보며 환호성도 지르고 정말 시끄럽습니다. ㅎㅎㅎ.   

심표간장을 홍보하고자 사설이 긴 것은 아닙니다. 이곳에는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복합문화예술공간 샘표스페이스에서 마침 전시회가 있어서 알리려고 하는 것이지요. 

작가를 지원하고 지역미술 발전에 힘쓰고자 설립된 대안적인 성격의 샘표스페이스는 2005년도에 개관했지요. 그동안 이천 지역에서 활동중인 작가들 뿐만아니라 실험적인 작가들의 다양한 전시회 등을 개최해 문화발전에 공헌해 오고 있는데요.

 

지난 5월 20일부터 시작된 이천조각가협회의 여덟번째 정기전 '숙성'을 관람하고자 찾았습니다. 조각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아트(art)이천을 지향하는 이천에 사는 사람으로써 당연히 관람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공장 건물도 예쁘게 색칠했습니다. 도시의 미관을 위해 저런 형태의 공장만 법적으로 설립이 가능하다면 어떨까도 생각해봤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지요. 

 

공장 3층에 자리잡고 있는 샘표스페이스. 샘표 홍보관을 지나야 하니 회사에서도 1석2조일듯 합니다. 

 

점심시간이라 관계자는 없어 혼자 마음껏 사진도 담고 하나하나 감상해 봅니다. 주제를 온전히 담은게 제목이라 생각하니 제목을 보고 감상하고, 그리고 재질은 무엇으로 했는지. 

브론즈, 한지, 석고, 스테인레스 스틸, 목재, 도자기, 폴리에틸렌 수지, 대리석 등 작가들의 상상력 만큼이나 다양한 듯합니다. 사진으로 봐서는 재질이 어떤지 그래서 어떤 질감으로 다가오는지 모르시겠지요. 

 

 

김종길 미술평론가는 "한 예술가의 예술세계를 보는 관점으로 숙성(熟成)과 숙성(夙成)의 두가지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熟成 : 효소나 미생물의 작용에 의하여 발효된 것이 잘 익다, 夙成 : 나이에 비하여 지각이나 발육이 빠르다. 국어사전) 

 

 

그러면서 "熟成이 오랜 시간을 두어 천천히 발효되듯이 원로가 되어서야 완숙의 꽃을 피우는 숙성이라면 夙成은 나이는 어리나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른스러워서 강렬한 원색의 곷을 피우는 숙성이다"라며 "젊어 요절한 많은 예술가들의 삶에서 살피듯이 젊어서 곷을 피운 경우가 허다하니까 예술이나 작품의 세계는 때때로 시간의 축을 이탈하기 일쑤다"며 이번 작품에 참여하는 젋은 작가들의 수준을 높게 바라본듯 합니다.  

 

  

또한"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술가는 나이에 기대지 말 것이며, 예술작품의 숙성을 기다려서도 안된다. 언제 어디서든 예술가는 '지금 여기'를 인식해야 한다. 지금이 항상 가장 숙성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매일 매일, 하루하루, 삶의 숙성을 정신의 숙성으로 인식할 때 예술가는 예술의 사건을 터트릴 수 있는 것이다."며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 평은 단지 예술가들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러다보니 작품 하나하나 감상하는 나로써도 지금 이순간을 놓치기가 아까워집니다. 사진으로 몇 컷 올리지만 현장에서 작품과 재질을 느껴보세요. 그렇다고 만져보란 의미는 아닙니다.

이번 전시회는 (사)이천조각가협회가 주관하고 이천시가 주최하며 샘표식품에서 후원합니다.  

6월 14일까지 열리니 호법에 있는 샘표공장의 숙성된 간장 냄새도 흠흠거리고, 이천지역에서 활동중인 조각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맛과 멋이 있는 샘표스페이스를 찾아 숙성(熟成)과 숙성(夙成)의 깊이가 어떻게 다른 지를 한 번 느껴 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