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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정말 잘 살다

백골신병교육 수료식 후 영외면회 장소추천

by 이류음주가무 2012. 6. 8.

지난 주 5주의 신병교육대 훈련을 마치고 수료식을 하는 날 아들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훈련이 정말 빡쎄다는 철원에 있는 3사단 백골부대 신병교육대였는데요.

 

전날부터 이것저것 먹을거리를 준비하고, 당일은 새벽에 일어나 김밥을 부지런히 말아 출발했지요. 중부고속도로는 막힘없이 달렸지만 남양주 진접을 통과하는데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정체되더라고요.

 

광릉수목원 입구까지 아파트가 들어선 형편이니 그럴 만하다고 생각은 들데요

 

81년도 20사단에 복무할 때 여주 대신에서 의정부교도소 앞 산까지 행군을 한 적이 있었지요. 그때 그 주변 논에는  미나리 등을 많이 재배를 했었는데 개발의 광풍이 거기까지 몰아닦쳤더군요.

 

가평, 포천을 지나 철원에 도착하니 높고 푸른 산 상쾌한 공기에 잠시 행복한 시간을 누렸지만 고생하는 아들이 떠올라 서둘러 달렸지요.

 

철원에 들어서니 검문소에서 초병이 힘차게 인사하네요. 그 전에는 고생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고맙고 애뜻한 마음까지 일어납니다. 물어보니 10분 정도 직진하면 신병교육대가 나온다네요. 지나가는 군용차량을 보면 양보라도 하고싶은 마음이고요. 아들이 운전병으로 지원했거든요. 군용 차량을 운전하는 군인이 다 내 아들 같다는 마음도 들고요. ㅋㅋㅋ

 

서면 로타리인가봐요. 사거리 도로 간판 위에 3사단 신병교육대 1km 직진(실제 거리는 4.5km)이라고 표시되어 있어서 다왔겠다 싶었지요. 그런데 웬걸요. 3키로 이상을 달려도 보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무단 유턴을 해서 서면초등학교 지나자마자 춘천으로 가는 방향으로 좌회전 해 달리다보니 면회 온 차량은 없고, 그래서 정문 보초에게 물었더니 서면초등학교 방향으로 직진하면 나온다며 친절히 알려주더라고요. 그냥 더 달릴껄. ㅠㅠㅠ

 

서면초등학교 지나다보니 면회 온 차량 같은데 안타깝게 그 차도 거기서 유턴하더라고요. 정확하지 않아 뭐라 도움을 줄 수도 없고 우린 애타게 찾던 목적지인 신병교육대에 도착했고요. 현역들이 주차안내를 담당하는데 우린 바로 맞은 편에 있는 민박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한 달 전에 이미 예약한 장소지요. 

주차 후 집주인과 인사를 나눈 뒤 준비해간 맥주 등 음료와 음식을 냉장고에 넣고 서둘러 연병장으로 걸었습니다. 이미 주차장은 만차고요. 면회신청하면서 공무원증을 제출하니 접수받던 여군께서 본인도 장호원 7군단에서 전출왔다고 하더군요. 무척 반갑더군요. 우리가 군 복무시 여군을 본 적이 거의 없었던거 같았는데 오늘 보니 상당히 많네요. 영내로 입장했지요. 이미 많은 가족들이 사열대 좌우에 자리를 잡고 대기중이데요.  

곧 신병교육대 수료식을 위해 신병들이 보무도 당당하게 나옵니다. 저 건너편으로 들어오는데 벌써부터 눈물 글성이는 이들이 여기저기 보이고요. 손수건으로 가리고 딱지만 이미 붉어진 눈시울은 숨길 수 없지요.  

우리도 햇빛 속 사열대 옆으로 갔지요. 좀 더 가까이 아들을 보려구요. 열시 반부터 시작하지만 예행연습을 위해 미리 나온건데요. 각종 구호부터 인사, 걸음걸이 등이 정말 절도있던데요. 

 

사실 요즘 애덜, 우리 아들부터도 걱정 많이 했는데 절도있고 늠름한 모습을 보니 박수가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한치의 어긋남 없이 연습을 마치고 시작된 수료식. 아들 놈있는 곳을 보니 보이지 않네요. 키가 아빠 닮아 좀 작아 뒤에 있다보니. ㅋㅋㅋ 

드디어 아들을 보는 순서입니다. 부모가 직접 계급장을 달아주는 시간이거든요. 걸음이 빨라지더라고요.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며 달려갔어요. 그런데 점점 다가 갈수록 가슴은 울컥울컥거리는데요. 그 짧은 거리를 달려 가는데 감정 다스리느라 정말 힘들었지요. 함께 달려온 집사람은 눈가가 붉어지며 눈물 고이지만 입가엔 미소를 짓고, 우는건지 웃는건지 구분이 안되는 그런 애매하고 안스러운 표정이요. 짐작가지요.

 

 

계급장을 달아주며 얘기를 나누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참 의젓해졌더군요. 사실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모든 부모가 그랬겠지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지금 이 시대에 군대를 간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부모 입장에서 자식을 보낼땐 또 다른 감정이 복잡하게 얽히다보니 다른 생각도 많이 든게 사실이고요. 할 수 만있다면요. 

계급장을 달아주고 가지고 간 얼음생수를 한모금 먹게 했지요. 주위를 보니 모두 끌어안고, 사진찍고, 손수건으로 눈물 딱고 그렇게 짧은 시간이 길게 지나가 다시 수료식은 진행됐고요.  

수료식이 끝난 후 생활관에 잠깐 들렀지요. 보여주고 싶다나요. 가지런한 아니 각진 침구 등이 80년대 군생활이 떠오르더군요. 4시 50분까지 귀대하라는 방송 속에 부대 밖으로 향했지요. 조교 등이 보일때마다 거수 경례하는 모습이 씩씩하데요. 군기가 바짝 들었나 봅니다. 어떤 분들은 훈련소에서 그냥 자리펴고 준비해온 음식을 들지만 대부분은 외출을 합니다.  

우린 바로 부대 앞 민박집으로 향했죠. 까페나 블로그에 들어가보면 영외의 짧은 면회를 어떻게 보내는 게 좋은 방법인지 사례가 많이 나와 있지요. 대부분 부대 앞이나 근처 민박집을 잡는 게 좋다고 권하더라고요. 그래서 선불 2만원을 내고 한 달 전에 예약을 했지요.  

 

 

가깝고 그래서 시간적인 여유있고, 편한 복장에 준비한 음식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시간도 확보되고, 오분 전에 나오면 부대 앞이니 조바심을 낼 필요도 없구요. 

 

가장 먹고 싶다던 좀 느끼한 치즈피자는 서면 소재지에 있는 파자 가게에 예약하면 예약된 시간에 정확히 도착하고, 귀대하기 전에 시원하게 샤워도 할 수 있고, 인터넷도 가능하고, 런닝맨도 볼 수 있고, 그래서 든 비용은 7만원인데요. 아주 잘 결정했다고 집사람을 칭찬했지요. 

혹시나 아들을 3사단 신병교육대에 보낸 부모님이 계시다면 부대 앞 민박집(송동꼴 민박집 033-456-0964)을 강력히 추천 합니다. 황토방이라 깨끗하고 시원하며 음식 조리 가능하고, 별도 화장실도 있고, 주인집 아주머니 친절하시고. 부족한 게 하나 없더라고요.  

귀대할 때 음식을 반입하는 건 불가하지만 약간의 위생도구는 가능한가봐요. 구급약도 그렇고요. 다시 복귀하는 아들을 보내놓고 나오는데 그동안 훈련강도나 아들에 대한 걱정이 모두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시 이천으로 향하는 길. 이번에는 왜 그렇게 군용차랑이 많이 보이는지요. 그중 앞 군용차 뒷면에 이런 글귀가 적혀있더군요.

 

이 차는 당신의 아들이 

운전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가서 죄송합니다.

 

그렇구 말구요. 우리 아들이지요... 죄송하긴요. ㅋㅋㅋ

 

3사단 백골부대 화이팅! 

3사단 신병교육대 수료한 아들과 전우 여러분 화이팅!    

 

송동꼴 민박

강원도 철원군 서면 자등리 377-7

0311-456-0964, 010-8383-5038, 018-373-5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