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집, 맛집, 맛집, 그 맛집

[여주맛집][북내면맛집][곱창전골맛집] 여주 '산내들'엔

by 이류음주가무 2020. 6. 4.

곱창전골 맛있는 집 여주 북내면 '산내들'


무던히 술을 좋아했던 시골친구가 있다. 어렸을 때는 매일 함께 놀 던 개구쟁이였다. 구멍가게를 운영했고, 틈나면 아버지는 마을에서 키운 돼지 한 마리를 잡아 해체 후 판매했다. 부속물은 그 집 차지였고, 그게 무척 부러웠고, 또 먹고 싶었다. 친구는 돼지고기를 유난히 좋아했고, 돼지 부속물도 좋아했다. 특히 선지까지도 먹는 모습을 보며 아연실색한 적도 수차례다. 

 

돼지 오줌보를 얻어 보리 빨대 등을 꽂아 바람을 넣고 묶은 후 날이 저물 때까지 이 마당 저 마당을 돌며 축구를 했다.  '00야' 하고 엄마가 불러야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야 하는구나 했다. 어둠이 저녁을 부른 게 아니라 어머니의 호명이  저녁을 불렀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은 그랬다. 그래서 더욱 그립다.

어제 그 친구를 집 앞에서 만났다. 며칠 전 고구마를 다 심어서 당분간 할 일이 별로 없다 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소규모 농사를 짓다 보니 농사철도 한 때다. 지금이 바로 한가한 때란다. 비만 제 때에 흡족히 내린다면 농사엔 금상첨화다.

 

화제를 먹을거리로 돌렸다. 내가 좋아하는 만두집 중 어느 집을 다녀온 경험을 풀어 놓는다. 친구도 만두를 좋아해 어느 날 그 집엘 아내와 갔단다. 우연히 부엌으로 시선이 끌렸는데 때마침 믿기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단다. 그곳에 살찐 쥐 큰 놈이 어슬렁거리더란다. 종업원이 분주히 움직였는데도 쥐는 도망가지 않고 무엇을 먹고 있었다고 했다. 그 모습에 충격을 받고, 다시는 그 음식점에는 가지 않는단다. 

 

시골에서 운영 중인 음식점도 위생과 관련된 점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 '파리가 많고 모기가 날고 또 쥐가 있으니 시골이지' 하면 안 된다. 더 청결하게 해야 한다. 시골 노인, 아녀자라고 돈 주고 사 먹는 음식점에서 위생문제는 그냥 무던히 넘기지 않는다. 한 마디씩 한다. 집에서 해먹을 껄 괜히 '돈지랄했다'라고. 결국 그 말은 입으로 이어져 결국 손님은 없고, 파리만 가득 날리는 꼴이 되고 만다.

 

나는 유난히 곱창전골을 좋아한다. 먹지말라고 해도 찾아가서 먹는다. 어느 날 불쑥 먹고 싶으면 맛집 중 곱창전골 맛집을 검색해 찾아간다. 여주 북내면 '산내들'도 그런 맛집이다. 촌로들이 가득했고, 인근 직장에 근무하는 젊은이가 수시로 드나든다. 소문을 듣고 멀리서도 기꺼이 찾아온다. 인근 공사현장 사람들은 아예 대놓고 즐긴다. 조금 늦게 도착하면 맛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 시간 때 준비된 판매량이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다.

 

아내랑 찾아간 날도 사람들은 붐볐다. 촌로 부부가 있었고, 어르신들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땀을 뻘뻘 흘리신다. 젊은 가족이 자리 잡았고, 인근 직장에서 온 듯한 젊은이 네 명이 있었다. 여자가 셋이었다. 포장해 가는 손님도 만났다. 남녀노소 모두가 맛있게 즐겨 먹는다는 여주 맛집이라는 결론이다.

기대는 한치도 어긋나지 않았다. 곱창전골이 나오자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 '그래 이 맛이야'였다. 곱창은 신선했고, 또 충분했다. 곱창의 잔향이 과하지 않도록 야채와 양념은 적당했다. 보글보글 끓는 모습은 환상적이다. 그 시골 친구도 아내랑 무시로 찾아가는 집이란다. 결국 나와 아내는 밥까지 볶아 먹었다. 참 좋았다.  

 


맛있는 음식은 사람의 마음을 홀리는 마력이 있다. 기억 나서 다음에 찾아가고, 지인에게 추천을 한다. 누군가와의 대화에 주제가 되고, 상대방은 또 기억했다가 찾아간다. 비가 와도 생각나고 눈이 와도 눈을 헤치고 찾아가 먹는다. 또 부모님이 생각나고 아들 딸이 떠오른다. 같은 음식을 좋아하는 친구도 기억한다.

 

땀을 흘리고 나오니 나무 그늘이 유난히 시원하다. 인적이 드문 한적한 시골이라 다니는 차는 더운 한 낮처럼 한산하다. 인근에는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천년사찰 신륵사도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다. 목아박물관은 이제 운영 중이다. 근처에 도자기로 유명한 '이도'의 도자기 카페도 있다. 시원한 아메리카노로 입가심하면 행복하다. 행복한 삶이다.   

 

경기도 여주시 북내면 여강로 18

(북내면 가정리 245-5)

일요일은 쉽니다

예약 및 포장문의 031-885-4600, 886-8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