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카페][여주맛집][여주카페추천][로스팅하우스아베] 아베? ave!, 아하 그런 깊은 뜻이....

등하불명이란 말이 있다. 등하불명 [燈下不明]은 등잔 밑이 어둡다는 뜻으로, 가까이에서 일어난 일을 오히려 잘 모를 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의 한자성어다. 등잔불 아래 살고 또 체험한 젊은이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살아온 세대다. 내 고향에 이렇게 멋진 카페가 있는 줄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정말 여기까지는 상투적인 표현이다.

연두와 다연이 두 여자만 어느 날 이 카페를 다녀왔다. 그날도 목적지는 여기가 아니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된 브런치 카페가 여주에 있어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돈가스나 샌드위치 등은 괜찮았지만 카페 분위기가 산만했고 또 시끄러웠다. 딸아이는 커피 맛이 별로라며 한 모금 맛보더니 이내 손을 놓았다. 나야 특별히 맛을 보고 마시는 게 아니라 그냥 커피라 마시는 스타일이라 남은 잔을 들고 나왔다.

그러다가 찾아간 카페가 바로 내 고향 세종대왕면에 있는 '로스팅하우스 아베'다. 갑자기 웬 아베냐고 하겠지만, 아베(ave)는 1. 어서 오세요 2. 안녕! 3. 잘 왔습니다 4.(헤어질 때의 인사말) 안녕! 등의 의미다. 그러니 비록 고인이 됐지만, 우리와 척을 둔 일본의 전 수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세종대왕릉 뒷길을 따라 차를 몰았다. 강가를 따라 드라이브하기 정말 좋은 한적한 길이다. 여주보를 조금 지나면 사거리가 나온다. 우측 남한강 강가 끝까지 가면 내양리 마을 속에 '로스팅하우스 아베'가 반긴다. '로스팅하우스 아베'는 창문 너머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을 바라보며 직접 볶은 원두로 내린 맛깔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카페란다.

 

전에 송어횟집이 있었고, 그때 이용한 적도 있지만, 카페로 업종을 변경한 후로는 처음 방문이다. 물론 두 여자는 지난번에 나만 제외하고 왔지만 말이다. 강가이고 시골이다 보니 약간 눅눅한 느낌이 들지만, 꽃이 피어 반기고, 초록의 나무 그늘이 있어 편안하게 다가온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카페 분위기는 가볍지 않다. 로스팅하는 기계가 한쪽에 자리 잡고 있고, 중앙에는 연주가 가능한 간이 무대와 악기까지 준비되어 있다. 

 

자리를 잡고 창을 보니 그야말로 흐르는 강물이 시원하다. 멀리 보이는 산들 또한 한눈에 평화롭다. 창문 밖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 걷기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곳은 예전에 나루터로 알고 있다. 대신면으로 건너가려면 이곳을 이용해야 했다. 근처 양화천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에는 다슬기도 많았었다. 어린 시절 양화천 상류 용은2리에서 이곳까지 하천을 따라 내려와 다슬기도 잡았다. 그때는 맑은 물에 둥근 자갈도 참 많았었다.

커피 맛은 앞서 마신 곳보다 나은가 보다. 나는 이미 두 잔을 마셨기에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운전은 다연이가 하면 될 터다. 시원하다, 제주 한달살이 하면서 올레길을 완주할 때 중간중간 카페에 들어가 커피 대신 맥주를 마신 기억이 솔솔 난다. 이곳으로 라이딩을 하면서, 도보여행을 하면서 들어와 커피 대신 맥주 한잔하는 멋도 부리면 좋겠다. 땀을 흘리며 걷는 여행의 즐거움을 시원한 맥주가 두 배로 느끼게 한다 .

 

맥주를 마시고 건물을 둘러보니 요즘 애정 하는 수국이 아직도 피어있다. 조금은 철 지난 상태지만 진작 왔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 그런 상태다. 어찌 외지고 한적한 시골 카페를 알고 찾는지 손님은 끊임없이 들어오고 만족해하며 아베! 하면서 나가는 듯하다.

 

고향을 소개하는 일은 언제나 흥분된다. 카페가 그렇고 맛집이 그렇고, 뒷골목이 또 그렇다. 들판은 어떤가? 고향의 모든 공간이 나의 숨결이고, 시간이고 삶이 아니겠는가? 다음에는 오래된 친구들을 데리고 차 한잔을 사야겠다. 물론 어느 놈은 맥주를 마시겠지만 말이다.

     
위치 / 경기 여주시 세종대왕면 능서로 710-7(내양리 68-2)
화요일 / 정기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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