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양지 일대를 둘러볼 계획이다. 11시경에 브런치카페에 도착해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인근 ‘은이성지’을 찾아가는 일정이다. 느긋하게 연두랑 빵 한 조각과 우유 한잔을 마셨더니 딸아이가 핀잔을 준다. 빵을 먹으러 가는 데, 무슨 빵을 먹느냐고. 우리 집 두목의 한마디는 법이고, 명령이다.
서둘러 준비를 마쳤다. 고속도로를 타면 20분 이내 도착이 가능하다. 역시 딸아이가 운전대를 잡았다. 운전대를 잡았다는 의미는 오늘도 본인이 장소를 선택했고, 계산도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니 빵 조금 먹었다고 혼이 나도 반론을 제기할 수는 없다.
이천IC로 들어가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양지IC로 빠져나갔다. 직진하니 바로 오른쪽에 거대한 창고형 브런치카페가 보였다. 아침부터 빵을 먹었다면 핀잔을 줬던 그 브런치 카페다. 주차 후 카페를 바라보니 정말 크다. 넓은 잔디밭도 시원하다.
육중한 문을 열며 들어가니 내부는 넓지만 크고 높고 웅장하다. 고소한 빵 냄새가 코끝으로 들어오면서 내 몸에 들어있는 허기란 식욕을 맹렬히 자극한다. 우선 넉넉하고 편안한 창가 좌석에 앉았다.
딸아이가 주문하는 사이 내부를 살폈다. 복층 구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위층에서 보는 1층은 운동장처럼 넓다. 한쪽 벽면에 거대한 빵처럼 보이는 그림이 시선을 고정한다. 알고 보니 빵 그림이 아니라 소파 그림이란다. 밖으로 나가니 다소 주변이 산만하지만, 카페에서 즐기는 데는 지장이 없다.
아침 겸 점심으로 몇 가지를 주문했다. 다른 메뉴는 잘 몰라도 오늘 처음 맛보는 ‘아보카도 곡물 샐러드’에 시선이 갔다. 일단 비주얼이 최고다. 싱싱한 채소와 과일 등은 물론이거니와 샐러드에 보리가 통통 튀는 듯 들어가서다. 아보카도에 보리, 귀리, 율무 등이 잡곡이 들어갔다.
아보카도는 멕시코가 원산지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과일이다. 퓨전 음식의 열풍과 함께 요리를 장식하거나 소스의 재료로 주로 사용한다. 그런데 이 샐러드는 아보카도가 주인공이다. 탄력성이 뛰어난 신선한 아보카도 과일에 식감이 살아나게 적당히 삶은 보리, 귀리, 율무가 ‘페티 치즈’랑 뒤섞여 조화를 이루니, 어찌 비주얼이 평범할 수 있으랴.
맛 역시 오감을 자극하며 인체 구석구석의 촉수를 자극한다. 입안에서 씹히는 오돌토돌한 보리 등 잡곡 세 가지는 윗니와 아랫니가 부딪히면서 달라붙고 떨어지는 통통함이 정말 재미있다. 여기에 탄력성이 뛰어난 아보카도의 과일과 신선한 야채가 입안을 달달한 세계로 이끈다. 샐러드 중 샐러드, 최고의 샐러드가 ‘아보카도 곡물 샐러드’임을 나는 ‘언톨드’에서 보고 맛봤다. 다른 메뉴도 나의 굶주린 배를 채우는데 하등의 장애는 되지 않고 오히려 부족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 왔을 때 느꼈던 풍부한 빵의 풍미를 포길 할 수 없어 결국 빵도 주문했다. 요즘 나는 이 ‘치아바타’란 빵이 좋다.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몰라도 부드럽고 약간 쫄깃하다. 빵이 있는 카페에 갈 때마다 포만감이 있어도 이 빵 앞에서 나의 의지는 힘없이 무너진다.
아침 겸 점심을 맛있고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브런치카페가 ‘언톨드’다. 요즘도 샐러드를 먹다 보면 ‘언톨드’의 ‘아보카도 곡물 샐러드’가 바로 생각난다. 내가 어떤 음식이건 맛을 느끼고 먹을 수 있는 지금이 좋다.
‘언톨드’는 빵도 맛이 있지만, ‘아보카도 곡물 샐러드’란 이름의 샐러드는 나를 샐러드의 세계에 풍덩 던져버렸다. ‘언톨드’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나를 책임져야 한다. 말 그대로 ‘언톨드(UMTOLD)’의 ‘아보카도 곡물 샐러드’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실로 엄청난' 샐러드다.
위치 /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죽양대로 2269
휴무 / 매주 화요일
영업시간 / 10:00부터(마감 시간은 요일별로 다름
바로가기 / 언톨드 인스타그램 ← 요기 누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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