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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그 기억을 담아

예술의 도시, 천사의 도시 싼타페를 가다(18)

by 이류의하루 2012. 4. 7.

화기애애하고 아쉬운 오찬을 마친 뒤 계산을 하고 Santa Fe 시청으로 향했습니다. 그곳 관광과에 근무하는 언론 담당자와 인터뷰가 예약돼 있었거든요. 인터뷰는 시장실 옆 작은 공간에서 진행됐는데요. Santa Fe 시에서의 일정은 물론, 향후 창의도시로서 두 도시의 교류를 희망하면서 지난 해 열렸던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를 홍보하는 내용으로 진행됐죠.  

 

인터뷰를 하는 중에 저는 마침 문을 열어놓고 근무 중이신 David Coss 시장님을 뵙고 근무하는 모습을 촬영해도 되냐고 협조를 구했죠. 물론 시장님께서는 바로 승낙하셨고요.  

비서의 일하는 모습을 촬영해도 되냐 물었더니 뒷모습 촬영만 동의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비서는 나이가 69세(여성/올해 70세)로 전임 시장을 모시던 분인데요. 능력이 출중해 현 시장께서도 계속 고용하고 계신답니다.  Santa Fe 시에는 공직자가 약 1천여 명이 근무하는데요. 그 중 시장과 임기를 같이 하는 직원은 10%안팎으로 대부분 부서장을 맡고 있다죠. 엽관제가 생각났습니다. 

시장실은 현관과 가장 인접한 1층 출입구 옆에 있는데요. 즉 101호실이란 말이죠. 우리나라에는 101호 즉 현관 옆에 시장실을 두는 곳은 아마 없을 걸요.  

 

여기 시장실 문은 항상 열려 있으며, 별도로 수행하는 비서(기사)는 없더군요. 일정을 잡아주는 비서만 있고요. 우리나라의 자치단체와 비교가 되죠. 시장실 입구 유리창엔 사막의 도시로 두 달 여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수돗물의 공급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긴 포스터, 국제포크아트마켓을 홍보하는 포스터 등이 붙어 있더군요. 또한 출구에는 Santa Fe 시의 시의원들의 현황이 게시돼 있고요. Santa Fe 시가 언제 개청됐는지도 그 역사가 담긴 종 모양도 보이고요.

 

 

 

 

인터뷰를 마치니 한 도현 작가 소개 시간이 많이 남아 김 행자 여사께서 자기 집을 구경시켜주겠다며 차에 타라하더군요. 시내를 벗어나 약 20여분을 더 가서 김 행자 여사님 자택에 도착했는데요. 전형적인 어도비 형식의 단층 건물입니다. 집 안은 그동안 세계 각지를 다니면서 수집한 물건이나 작품들로 가득 전시돼 있고요. 이천의 도자기인 고 지 순탁 선생의 작품도 소장하고 계시더군요.  

 

 

 

 

 

 

 

 

 

특히 침실 중 한 곳을 한국의 다실로 꾸며놨는데요. 이곳을 찾는 지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린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1950년대 말 청자로 만든 찻잔 세트가 있는 데 한 도현 작가의 말에 의하면 다른 어떤 도자기보다 값진 것이라고 평가하더군요. 이유는 1950년대 말에는 둥근 잔을 먼저 만들고 손잡이를 별도로 붙이는 것이 아니라 손잡이까지 정성들여 깎았기 때문에 이런 찻잔은 그만큼 귀하답니다. 또한 당시에는 가스나 전기 가마가 없어 모두 장작불로 구워서 찻잔의 느낌이 투박하고 유약도 맑지 않지만  희소성 때문에 값어치가 나가는 귀중한 작품이라는 것이죠. 아마 한 도현 작가를 본인의 집에 초청한 품을 톡톡히 받았다고 할 수 있죠.  

김 행자 여사님께서는 도자기는 물론 그림도 수준급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런 분이 도자기의 본고장인 대한민국 이천에서 Santa Fe를 온 한 도현이라는 작가를 만났으니 얼마나 신났겠습니까. 그러니 Santa Fe에서 이천시의 홍보대사를 맞겠다고 자청했지요. 김 행자 여사님의 흥분한 모습을 가라앉히고, 물론 차안에서는 다시 흥분하셨지만 Santa Fe 시청으로 왔습니다.  

 

 

 

 

 

 

 

 

 

 

 

 

 

 

시청에 도착했는데 Sabrina가 최고경영진으로 재직하고 있는 Santa Fe 예술위원회의 회의가 끝나지 않아 대기하고 있었죠. 그들이 회의한 내용은 지역 예술가들이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의료 지원을 어떻게 할까 하는 대책과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에 예술품을 가미하는 내용으로 자유롭게 토론했다고 Sabrina가 전하더군요. 

 

회의를 마치고 이천시와 한 도현 도예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한 도현 도예가를 소개하는 약 6분가량의 동영상과 함께 그가 특허권을 지닌 계영배의 시연은 물론 한 작가의 책자, 팸플릿 등 돌려보며 작품을 감상하는 순서로 진행됐죠.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동영상을 시청할 때 회의실 조명이 고장이 나 한 도현 작가가 빚은 진사의 오묘한 불의 잔치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그들에게 한 도현 작가의 빼어난 능력에 대해서는 깊은 인상을 주었지요.  

 

 

 

 

 

 

소개를 마치고 예술위원회 총책임자 등과 자리를 이동해 맥주 파티를 하려했으나 그곳이 문을 열지 않아 결국 국제포크아트마켓 VIP들을 위한 송별연회장에서 맥주를 마셨지요. 서로 닮았느니, 당신의 아버지를 닮았느니 하며 유쾌한 담소가 이어졌지요. 그동안 웃음에 인색했던 Sabrina조차 함박웃음을 짓더군요. 매력이 넘치더군요. 

 

모든 포크아트마켓 VIP들을 위한 송별연회
유쾌하게 맥주를 마시면서 국제포크아트마켓에 참석한 VIP들과 송별연회는 시작됐습니다. 총책임자가 올해의 마켓의 공예품 품질은 지난해보다 우수하다는 평과가 나왔고, 총 판매 수익도 지난 해 대비 5.5%가 상승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더군요. 이천시 방문단은 물론 참석한 관계자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지요. 

 

 

 

그동안 10불 내외를 하는 음식을 주로 먹었으나 이날은 33불하는 스테이크를 주문했죠. 물론 에피타이저와 후식 등은 별도로 계산을 해야 하고요. 식사 중에 국제포크아트마켓의 결과를 발표한 책임자가 이천시 방문단 테이블에 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죠. 그렇게 그들과의 마지막 만찬은 빈병이 몇 개가 널리면서 끝나갔어요.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고 호텔로 와 천천히 짐을 꾸리기 시작했지요. 

 

다음 날 오전 6시에 기상해 식사를 마치고 7시에 호텔에서 제공한 차량을 이용, 공항으로 향했죠. 

 

 

우리나라 간이역 같은 공항에서 수속절차를 간단히 마치고 차 한 잔 마시며 이륙을 기다렸는데요. 아쉽고 또 아쉽더라고요. 오전 8시 10분에 이륙했는데요. 하늘에서 보는 Santa Fe란 도시를 눈과 가슴과 렌즈에 가득 담았어요.

 

 

 

 

 

 

 

 

 

 

 

 

 

 

 

 댈러스와 동경, 인천을 경유해 집에 도착하니 새벽 한 시경이 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