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여행, 그 기억을 담아

예술의 도시, 천사의 도시 싼타페를 가다(7)

by 이류의하루 2012. 2. 17.
오늘은 싼타페 시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셋째 날 아침인데요. 베란다 밖에서 쏟아지는 햇살은 아침부터 호텔방을 덥힙니다. 아침 식사도 베이컨과 토스트로 남김없이 해결했죠.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는 동안 내부를 한번 둘러봤는데요. 수공예품으로 장식한 게 눈에 띕니다.

지역 방송국에서 이천시 관계자와 싼타페 시장, 부시장님과의 인터뷰를 하는 날인데요. 오전 9시 40분 Julie가 pick up하러 왔습니다. 밝게 인사를 나누는데 꼭 두 번째 봐서 그런지 이웃집 누나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Julie에게도 고마움의 표시를 전했죠.

인터뷰가 진행될 방송국은 호텔 인근에 있는 HUTTON BROADCASTING인데요.

방송국에 도착하니 나이든 직원이든 젊은 직원이든 친절함이 자연스럽네요. 간단한 인사와 함께 방문 기념품으로 패드와 뱃지를 주더군요. 열시가 되자 데이비드 커스 시장님과 레베카 부시장님께서 들어 오셨습니다. 라디오 녹음 인터뷰는 ‘Mornings with the Mayor’이란 프로그램으로 토요일 오전 방송된답니다.

인터뷰에서 우리 시 관계자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이천시에 대해 전반적으로 소개 홍보를 했고, 싼타페 시로부터는 포크아트마켓에 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인터뷰 중 창의도시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50여 개국에 포크아트마켓을 홍보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고요. 이 인터뷰가 최초로 미국 뉴멕시코 주 주도인 싼타페 시에 이천시를 소개하는 뜻 깊은 행사였죠.

인터뷰를 마치고 방송국 밖에서 기념사진 촬영에도 친절히 응해주셨고요. 두 분 모두 고급 승용차가 아니 일반 차량을 손수 몰고 가십니다. 비서나 기사도 없이 혼자 몰고 오셨다는 거죠. 이런 게 미국이란 국가인거 같더군요.

이어 방문한 곳이 Heidi Lowen Porcelain Studio입니다.

싼타페 시를 방문해 최초로 이천시의 물레성형 수준을 선보이는 곳인데요. 물론 한도현 작가가 담당하죠. Heidi Lowen은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세계최대 아트 옥션 하우스인 SOTHEBY에서 근무하는 등 많은 커리어가 있는 싼타페 시가 자랑하는 도예가 중 한 명이죠. 항상 겸손함과 환한 미소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데요. 지나칠 정도의 친절함과 웃음이 다소 민망할 정도였지만 머무르는 동안 내내 그런 모습을 봐서 그런지 본래 친절하고 환한 웃음이 몸에 배인 분이시구나 하고 감탄했죠. 

Heidi Lowen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연기소성을 하고 있으며, 그녀가 운영하는 도예교실의 수강료는 시간당 $150(한화 약 16만 원 정도)로 비교적 높은 편인데요. 도예교실은 갤러리 내에서 이루어지는데 커다란 창문을 통해 누구나 내부를 볼 수 있고 문도 항상 열어 두어 언제든지 관심을 가지고 들어올 수 있지요.

물레 시연을 위해 방문하는 한도현 선생과 이천시 방문단을 위해 음식과 음료를 준비했더군요. 물론 대한민국 이천시라는 도시에서 예술가가 와서 시연을 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예술가, 지인 등도 초청을 했고요. 하이디 로엔과의 만남도 운명적이었지만 특히 여성 CEO였던 김행자(현지명 Kim Song) 여사님과의 조우 또한 이천의 도자기가 미국 3대 예술의 도시인 싼타페 시에서 널리 회자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죠. 물론 레베카 부시장님의 역할은 말할 것도 없고요. 세분의 관심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죠.

싼타페 시의 흙은 우리 것과 차이가 많나 봅니다.

싼타페 시 소지에는 모래성분이 많아 성형 시 주로 코일링 기법을 사용한 후 물레는 돌린다고 하는데요. 이런 흙의 성질을 이해한 한도현 작가가 능숙하고 빠르게 물레를 다루다보니 로엔 하이디는 물론 참관한 분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 해집니다. 몇 차례 물레시연을 진행 후 준비한 오찬을 즐기며 이천시와 싼타페 시의 우정은 더 깊게 쌓아졌죠.

점심 후 머무르는 동안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인근에 있는 CANYON ROAD를 방문했습니다.

김행자 여사님께서 안내해 주셨는데요. 사실 이분은 우리나라 초창기 여성 CEO로서 쾌나 유명한 분이십니다. 정치권에서도 콜이 있을 정도였다는데요. 자그마한 체구이시지만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가 대단하죠. 마치 SUV처럼요. 이천시가 싼타페 시에 와서 문화를 알리고 교류를 한다고 하니까 정부나 대사관에서도 못하는 일을 한다며 놀랍고 자랑스럽다며 당신께서 이천의 홍보대사 역할을  자임하는 등 머무르는 동안 많은 지원과 편의를 제공해주셨죠.
 
CANYON ROAD는 유명 예술가들의 갤러리가 100여개 밀집해 있는 대표적인 싼타페의 거리입니다. 처음 출장을 갈 때 이곳의 벤치마킹을 위해 관련부서의 직원도 동행하려고 했었는데요. 갤러리마다 싼타페 시의 정체성이 녹아있는 독특한 간판과 건물은 우리 시가 신둔면에 조성하려는 이천도자예술촌의 하나의 모범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먼저 홍콩인이 주인인 MICHAEL SMITH GALLERY를 방문했는데요. 김행자 여사님과 친분이 무척 깊은 분이더라고요. 내부 작품을 감상하고 갤러리 뒤 정원으로 나갔는데요. 조성한 정원이 아기자기하고, 새집까지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에 남습니다.

WIFORD GALLERY는 티베트를 주제로 특징 있는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고요.

특히 세라믹 아트를 전문으로 하는 HAHN ROSS를 방문해 한도현 선생의 브러시를 건네자 즉시 홈피를 방문해 작품을 감상하며 놀라는 눈치더라고요.

<캐니언로드 갤러리 모습 - 건물, 조형물, 간판, 주소 등>

갤러리를 모두 감상하려면 3일 정도는 잡아야 하겠지만 몇 곳을 방문해서도 CANYON ROAD는  이미 내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