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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정말 잘 살았다

[이천구경] 천연염색과 바느질, 그리고 초의

by 이류의하루 2015. 2. 27.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바느질을 잘했는지,

천연염색은 온전히 물들었는 지, 무슨 재료를 사용했는지도요. 

 

 

 

 

그저 좋을 뿐입니다.

천연염색된 머플러가 좋고, 테이블 매트가 좋고, 컵 밭침이 좋고,

발이 좋고, 넥타이의 색감만이 오직 좋습니다. 

 

 

 

 

구석마다 놓인 소품들이 다정하고

도자기가 예쁘고,

화초의 늘어진 선이 또 아름답고 좋습니다. 

 

 

 

 

 

긴 창이 따뜻하고 아름답고,

창밖을 보는 마음은 잔잔한 바다처럼 편안하며,

창가의 주인은 전화벨 소리에도 고요합니다. 

 

 

 

 

소품의 쓰임새나 

어떻게 사용하는 지 관심은 없습니다.

 

다만 만지고 싶고, 

자세히 보고 싶고,

걸치고 싶고,

매고 싶고 

어디에 올려놓고 싶습니다. 

 

 

 

 

 

 

 

이유를 모르지만

모든 것이

멋지고,

아름답고,

좋고,

편안하고,

즐겁고,

보고 싶고,

소유하고 싶은 것이 모인 작은 공간, 바로 '초의' 공방의 풍경입니다.

 

 

 

결국 머풀러 3개를 짙은 남색 등으로 해 주십사하고

주문 후 초의를 겨우 나왔습니다.

일주일 걸립니다. 

 

황사가 이천 하늘을 점령한 날, 창 너머 빛을 보기는 어려웠지만

머플러가 건네질 그때는 따뜻한 햇볕이 공방을 환하게 밝히겠지요.

그때 또다시

떨리는 시선과 흥분된 가슴을 누르면서 다시 찍겠습니다.

 

위치 : 이천시 신둔면 경충대로 3172(수광리 260-4) / 010-5389-5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