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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천 년을 품었네

[이천도자기]품어. 무얼 품어야 가슴이 뛸까.....

by 이류음주가무 2014. 2. 14.

며칠 전 출장을 갔다오는데, 오히려 혼란스럽게 엉켜 버려 곧바로 사무실로 향하기가 싫어지더군요.
복잡한 머리도 식히면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곳이 이천의 9경중 하나인 사음동에 위치한 ‘사기막골 도예촌’인데요. 수 십여 도자기 공방마다 깊고 오묘한, 때로는 가볍고 경쾌한 형태의 도자기를 전시하며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더군요. 

네 시쯤에 ‘품魚’란 공방을 찾았습니다. '품다'란 말의 어미 '품'자와 물고기 '魚'자를 합성한 이름이라네요.  

마침 서울에서 레스토랑 개업을 준비하는 손님이 와서 이것저것을 보며 주인장에게 주문을 하고 있었는데요. 잠깐 틈을 내 ‘사진을 찍어도 무방하냐?’고 물었더니 잠시 머뭇하시다가 사진을 배우고 있고, 그래서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 싶다는 촬영의도를 밝혔더니, 흔쾌히 허락하시더군요. 지난주에도 수원에서 사진동아리 회원들이 방문해 사진을 담아 갔다면서요.

 

분청의 빛깔이나 컵 등의 그림이  ‘모완도예의 느낌이 난다.’고 말씀을 드리면서 둘러보기 시작했어요. 다른 요장과 작품을 비교한다는 게 심미안이 부족한 나로서는 무척 죄송할 따름이지만, 일단 제 눈에 쏙쏙 들어와 박히는 컵이나 접시 등이 많았으니까요. 

예쁜 꽃 그림이 담긴 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보는 순간 이미 ‘아! 너는 오늘 나와 인연을 맺겠구나.’하는 생각이 가슴으로 스치면서 몇 컷을 담았죠. 

 

 

귀여운 아기인형과 함께 전시된 작은 소품(수저받침) 또한 유리창 너머로 투영된 저녁 햇빛에 더욱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고요.

 

푸르고 잔잔하게 물결이 이는 듯한 형태가 그려진 접시는 보는 내내 오늘 구입할까 아니면 아내를 데리고 와서 살까하는 심적 갈등을 일으키게 만든 장본인들입니다.  

 

 

 

 

 

 

 

 

 

 

 

 

 

 

하얀 벽면에 납짝 붙어 있는 액세서리는 왜 그리 고급스럽고 귀여운 지 시선을 뗄 수가 없더군요.

 

 

물론 실물은 아니지만 꽃과 열매, 채소 등이 도판 위나 컵, 접시 등 놓여 있거나 담겨진 모습은 이들과, 아니 '품어'란 요장의 도자기만이 연출할 수 있는 멋진 풍경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사실  ‘품어’란 요장이기 때문에 가능했겠지만요. 

 

 

 

 

 

 

 

 

 

 

 

 

접시에 올려놓은 사과는 정물화를 그리기에도 부족함이 없이 생생하고 실물처럼 멋지게 보였으니까요. 사진으로 보면 완존 실물이겠지요.  

그렇게 사진을 찍고 또 찍고, 보고 또 보고 있으니, 오늘의 답답하고 복잡했던 마음이 눈 녹듯 가물가물 사라졌어요. 제가 좋아하는 멋진 도자기는 ‘그냥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도자기’를 기준으로 삼고있는데요.  ‘품어’란 요장의 도자기들도 그 기준에 일치합니다.  

 

 

 

 

 

 

 

결국 첫눈에 들어 왔던 그 컵을 하나 구입했어요. 지금은 사무실의 컴퓨터 본체 위에 올려놓고 눈이 침침하거나 피곤하면 한 번씩 눈길을 던지며 미소를 짓곤 하는데요. 그만큼 ‘품어’의 도자기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사기막골 분수대 앞에 있는 ‘품어’란 매장을 한번 찾아가 보시죠. 나올 때는 분명히 마음에 드는 컵이나 접시 아니면 소품 하나 정도는 손에 쥐고 있을 겁니다. 장담한다니까요. ㅎㅎㅎ.  

 

경기도 이천시 경충대로 2993번길 23(010-2711-8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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