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거의 지기 직전입니다. 어느 길바닥에는 벚꽃이 분홍분홍 쌓여있기도 하죠.
봄은 왔는데 어느 날은 눈이 내렸고, 며칠 지나니 영하로 내려가는 꽃샘추위도 올해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녀갔는데요. 사람들도 정신이 없었지만 계절에 맞게 피어야 할 자연 속의 꽃들도 황당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하얀 목련이 올해에는 특히 울상이었고 잔인하게 침몰했지요. 벚꽃의 개화 시기는 지연됐지만 추위가 물러가자 일제히 아우성이었고요.
지금, 복숭아꽃이 피는 계절입니다.
이천은 지금 복숭아꽃이 한창이에요.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양상입니다. 개화시기에 눈이 내렸고, 기온도 영하권으로 내려가 꽃들에게 큰 시련과 아픔을 주었죠. 신기하게도 복숭아꽃과 배꽃은 지금 한창 저마다의 고유한 자태를 경주하듯 뿜내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카페는 좀 외진 장소에 자리 잡았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 기는 불편합니다. 차량으로 가더라도 좁은 길이라 천천히 가야 하죠. 시골동네를 지나야 하니까요. 놀랍게도 비포장 도로도 조금 나옵니다. 잘못 들어선 길인가 의구심도 조금 들죠. 두 차량이 교행 하기도 다소 불편할 수 있어요. 그래서, 그래도, 그럼에도 강력히 추천합니다. 바로 <도화지> 카페인데요. 제 주관상, 개인적 취향으로 가장 좋아하는 카페입니다.
어렵고, 조심스럽게, 의아한 시선을 담아 도착해서 카페에 들어서면 놀랄 일이 참 많아요. 반전에 반전 또 반전입니다.
산새가 노래하고 봄바람이 다정하게 불어오는 외진 곳에 들어선 의외의 담담한 카페, 핑크빛 복숭아꽃이 활 찍 핀 복숭아 과수원 안의 예쁜 카페, 주변에는 하얀 배꽃이 활짝 핀 배 농장이 둘러 자리 잡았고, 카페에 붙어 있는 이웃집 명자꽃은 붉게 물들어 꽃대궐로 오신 여러분을 환영하고 있지요. 길이길이 기억에 남을 풍경 속에서 인생샷은 선택 아닌 필수죠.
물론 커피 등 음료의 맛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과장되게 말한다면 욕하실지 모르겠지만, 환상적인 공간에서 마신다면 복숭아꽃을 보면서 아니면 그 사이를 걸으면서 마신다면 저절로 흥이 나서 기본적인 맛 이상의 묘미를 흥미롭게 음미할 수 있겠죠. 지금은 맛을 오직 촉각으로만 느낄 수 있는 세상은 아니잖아요. 우리의 시각까지 함께 작동한다면 어느 모로 보나 카페 <도화지>에서 마시는 커피 등 음료나 디저트는 여러분에게 남다르겠지요. 과수원에서 직접 생산된 복숭아로 많든 음료나 디저트는 반드시 맛보아야 함은 당연하고요. 놓치면 후회하실 거고요.
특히 요즘은 브런치 메뉴까지 합세했다고 하는데, 갓 구운 빵과 참나물의 조합은 언뜻 상상이 가질 않지요. 맛을 설명하기에는 내가 사용하는 단어의 세계가 부족할 수도 있겠고, 경험을 하지 않고서는 적확한 언어로 입 밖으로 표현한다는 일은 한계가 분명 있고요. 맛의 예술세계를 언어로 표현한다는 한계와 무지 때문에 <도화지> 카페를 방문한다면 꼭 맛보기를 추천합니다.
요즘 복숭아꽃이 한창 피는 계절이고, 방문하는 손님도 많고, 길은 좁고, 주차장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양보하면서 복숭아농장 안에 있는 카페 <도화지>에서 맛의 세계와 시각의 즐거움에 푹 빠져보시죠.
복숭아꽃이 피었습니다. 도화지 카페는 지금 꽃이 만개하여 분홍분홍하지만 사계절 모두 아름답습니다.
위치 /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대월로 373번 길 236
4월 8일부터 휴무 없이 영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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