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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와 책방을 찾아가다

[이천카페][이천카페추천][이천맛집] 오후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는 카페 더그린가든

by 이류음주가무 2024. 1. 3.

 

새해가 밝았다. 갑진년의 청룡 기운을 받으라고 여기저기서 비슷한 인사가 담긴 이미지가 단톡방이나 메시지가 불규칙하게 톡톡거린다. 아쉽게도 창문 너머로 떠오르는 붉은 기운이 도는 첫해는 보지 못했다. 새해를 보며 소원을 빌고 또 다짐해야 그 소원과 다짐이 반드시 이루어지는 법칙은 아직 듣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이천시 블로거로서 활동했다. 한 달에 두 번 포스팅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처음엔 쉬운 줄 알았다. 하지만 이천시를 홍보한다고 해서 모든 대상을 홍보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천시와 연관되는 이야기가 있고, 가치가 있으며, 이러한 이야기와 가치 등이 이천을 알리는 데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나는 생각했고 그 생각을 실천했다. 그래서 쉽지가 않았다는 말이다.

 

다행히 일부 포스팅한 글이 큰 도움이 된 업소도 있고, 그 업소를 찾아가면 나를 무척 반겨주는 친절함이 처음처럼 늘 한결같아 나는 다시 개인 SNS에 간략히 또 홍보해 준다. 물론 모든 기준은 내가 결정하고, 내가 책임진다. 내 취향이고 내 주관을 전적으로 반영한다는 고집이다.

 

올해는 특히 가장 사적인 감정을 담아서 홍보하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최애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그런 평가와 기준을 나는 괘념치 않겠다. 오로지 나의 기준과 생각과 판단과 심미안과 맛과 오감과 취향에 따라 포스팅할 계획이다.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을 수 있어도 오롯이 내가 판단하고 수용하고 감수할 일이다.

 

올해 첫 포스팅은 안성과 경계지역인 이천 모가에 자리 잡은 <카페 더그린가든>이다.

 

오후 햇살이 따뜻한 더그린가든은 Coffee, Dessert, Brunch, Wine을 취급하는 Coffee place입니다. 케이크와 미국식 디저트는 직접 만들고 있으며, 브런치는 오더메이드입니다.. 와인은 내추럴 와인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외부구역 애견 동반 가능하지만 실내는 오픈 주방으로 인해 출입이 불가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지난달 말쯤 <서울의 봄>이란 영화를 봤다. 그때 나는 서울에 있었다. 다니던 학교가 싫어도 학교 다니면서 재수할 때다. 그런 상황에서 시국에 큰 관심을 둘 수는 없었다. 다행히 새로운 대학에 입학은 했지만, 학기 초부터 병영집체훈련 반대로부터 시작된 일련의 소용돌이는 결국 12.12. 군부 반란부터 시작됐음을 그때 알았다. 영화 내내 분노와 안타까움이 교차하면서 눈물이 났다.

 

영화관람을 마치고 묵밥 집중 가장 오래됐고, 가장 맛있다는 묵밥 집에서 묵밥을 먹고 찾아간 카페가 <더그린가든>이다. 나는 처음이었지만 연두와 다연이는 이미 한 차례 다녀갔다. 그때는 백일홍이 한창 피었을 때다. 지금은 한겨울이라 전체적인 분위기는 쓸쓸하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시작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늦은 점심을 먹고 간 오후인데도 테이블에는 손님이 꽤 많다. 젊은 사람부터 나처럼 노년에 가까운 가족을 동반한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내부는 화려했다. 성탄절과 새해를 맞는 분위기를 연출한 느낌이다. 테이블도 복잡할 정도로 꽉 채운 느낌이다. 그다지 편안한 느낌은 아니지만 무난했다. 다만 창가 쪽이 참 좋았다. 골프장 너머에서 들어오는 햇볕이 따듯했고, 또 부드러웠다. 그 따듯함과 부드러움이 카페를 가득 채웠다. 생각해 보니 이 시간 때 카페에 들어와 차를 한잔 마실 때 카페 분위기는 최상 같다.

 

 

커피와 차가 나왔고, 블루베리가 장식된 작은 케이크도 함께 나왔다. 빛이 들어오는 창가 쪽으로 놓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데 그 색감이 놀랍고 환상적이다. 배경을 흐릿하게 나오도록 담으니 단순한 커피가 예술적인 오브제로 변신한다.

 

 

 

커피 맛은 부발 신하리 집 앞 <카페 775>에 중독돼 그런지 조금 싱겁다. 고소함도 산미도 내 미각에는 잘 느껴지질 않는다. 다만 함께 나온 케이크는 달콤한 블루베리와 함께 절묘한 맛을 낸다. 어쩌면 인공과 자연의 조화과 극도로 몰입감을 높인 맛이랄까? 맛이 좋았고, 먹는 동안 행복했다.

 

 

벽면에 붙은 포스터도 따듯한 햇빛으로 더욱 부드럽게 물들고 있다. 그 앞 연두가 아름답다. 하지만 한 가지 의아한 점은 있었다. 출입구 좌측과 내부를 살펴보면 성조기를 꽂아 놨다. 주인장이 어떤 의미와 정체성을 담았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냥 궁금했다.

 

 

 

건물은 작고 단아했다. 대신 주변이 넓었다. 정원으로 보였지만 겨울이라 비어있어서 허전했다. 시간과 계절이 지나고 바뀌면 다시 화려한 정원으로, 그린 가든으로 탄생할 터다. 그때 또 방문해야겠다. 혹시 지나가는 길에, 아니면 일부러라도 찾아가도 좋을 카페다.

 

 

 

위치 이천시 모가면 사실로 580-10(두미리 222-1)

운영시간 / 11:00 20:30(라스트 오더 20:00)

정기휴무 / 매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