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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 달을 살았다

[제주한달살이] 19일 차 / 가파도, 가파도에 갔다가

by 이류음주가무 2022. 1. 11.

[제주한달살이] 19일 차 / 2021.3.14.(일) 

- 가파도, 신창 싱계물공원 등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고자 표선해안가로 갔다. 구름은 수평선을 따라 줄지어 띠를 형성하고 있었다. 온전한 일출을 보기는 그른 날씨다. 그럼에도 하늘엔 마치 고흐가 그렸던 별처럼 구름의 모양이 역동적이다.

 

아침에 숙소(표선리) 인근에 있는 ‘은희네해장국’ 집에서 속풀이를 했다. 숙취는 없었지만 오늘은 아침 짓기가 번거로워 해장국을 사 먹기로 했다. 면 소재지임에도 아침은 한산하고 조용했다. 소고기 내장이 들어간 은희네해장국은 식감이 부드럽고 양도 많다. 맛은 익히 알려진 대로 추천할 만하다.

 

모슬포항에 11시 10분 경에 도착했다. 차를 댈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관광객은 몰렸다. 임시주차장에 겨우 차를 세웠다. 가파도나 마라도 또는 낚시꾼들의 차량이 가득하다. 12시에 승선하고, 16시 20분에 가파도에서 출발하는 표를 끊었다.

 

엷은 해무가 끼었지만, 하늘은 맑았다. 가파도는 두 번째로 이번에는 그동안 망가져 사용하지 못했던 망원렌즈까지 장착했다. 우리는 지정된 올레 코스를 돌고, 다연이는 자전거를 대여해 약속된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다연이가 빌린 자전거 뒷바퀴에 다연이 코트가 끼어 기름 등 오물이 묻었다. 결국, 대여한 자전거에 문제가 있어서 환불 조치했고, 나와 연두는 심기가 몹시 불편해진 다연이 눈치를 보면서 걷기 시작했다.

해안가를 도는 중에 자전거 사고가 난 한 가족을 만났다. 다리에 상처가 제법 크게 났다. 나는 가방에 있는 연고를 꺼내 바르라고 적당한 양을 주었다.  

 

  
망원 렌즈를 이용해 가파도 풍경 사진을 찍었지만, 마음은 불편했다.

 

그러다가 스탬프를 찍는 곳을 그냥 지나쳤다. 다시 돌아가서 찍은 후 짬뽕집에서 맛있게 먹으면서 기분은 겨우 회복됐다. 지난번 방문했을 때보다 가파도는 더 많은 색으로 칠해져 화려했다. 길가에는 굶주리는 길고양이도 많아진 분위기다. 유채꽃은 아직은 일부만 피었고, 청보리밭은  너무 이르다.

 


뒤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따라갔다. 선착장 가까이 있는 마을에서는 더 많은 셧터를, 다양한 시선으로 눌렀다. 두 여자가 보이지 않아 전화했더니 카페 2층에 있단다. 함께 차를 마시고 16시 20분 여객선을 타고 모슬포항으로 나왔다.

 

모슬포항에서 차를 몰고 ‘성이시돌목장’으로 향했다. 여기를 방문하면 해안가에서 일몰을 볼 시간이 부족할 듯싶어 풍력발전소가 있는 신창 ‘싱계물공원’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이 해안가를 걸으며, 노을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과 같이 우리도 천천히 둘레를 걸은 후 주차장에 도착하니 한 트럭에서 천혜향을 팔고 있었다. 믿음이 가서 한 봉지를 구입 후 차귀도 방향으로 향했다. 해안가 도로는 좁고 구불구불하지만, 노을은 정말 아름다웠다.

 

저녁은 숙소 근처에 있는 돼지고기 집에서 하기로 했다. 도착하니 저녁 8시 반이다. 그 시간에도 앞에 손님이 3팀이 기다린다. 기다리기보다는 표선해안가에 있는 ‘칠돈가’로 향했다. 이 맛집도 줄을 서서 기다리곤 했으나 아홉 시가 넘어서 가니 빈자리가 있다. 근 고기 한 근과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역시 흑돼지는 일반 돼지고기 맛과는 다르다. 숙소에 도착해 ‘제주에일맥주’ 한 캔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