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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정말 잘 살다

태안 학암포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낙조

by 이류음주가무 2012. 12. 11.

태안반도 솔향기길엔 무엇인가 특별한 매력이 곳곳에서 묻어났었는데요.

아내랑 아주 천천히 길게 호흡하면서 걸어봐야겠어요. 

지난번 트래킹때 만대항에서 식사하려고 했는데 동료 중 고모께서 학암포에서소 횟집을 한다고 해 그리로 이동했지요. 꾸지나무골해수욕장에서 약 40분 정도 걸려서요.

 

오래 전 한겨레 신문에 소개됐던 학암포는 처가와 멀지 않은 곳이라 가족 모두가 갔던 해수욕장이거든요. 그때에 서해안에도 이렇게 모래와 물이 맑고 깨끗한 곳이 있구나 하고 놀란 적이 있었지요. 정말 한적한 곳이라 인파도 붐비지도 않았었지요. 낙조도 일품이었고요. 

물론 지금은 횟집, 모텔, 팬션 등이 인기 만큼이나 많더군요. 지금은 그때 분위기 보다 사뭇 다르죠. 그러다보니 그때의 느낌은 없지만요. 

 

우리가 예약한 회집은 학암포 선창회집입니다.

이곳은 어촌계에서 잡은 자연산 회만 취급한다네요, 다른 밑반찬은 많지 않더군요. 회는 약간 재워서 그런지 쫄깃하고 입안에 짝 붙는 느낌이랄까요. 가격도 착한 상태고요.

 

오랜만에 동호회 회원들과 한자리에 모여 이런 건배 저런 건배하다보니 어느덧 날은 기울고 잔도 기울고 몸도 서서히 기울어 가고......

 

흔들리는 상태로 바닷가로 나갔습니다. 

 

구름이 하늘을 길게 가리고 있었는지 하늘이 구름을 품었는지 해는 붉은 빛을 바닷가 모래 위로 길고 넓게 펼쳐 놓으며 조금씩 조금씩 긴 그림자를 느릿하게 그리고 있었는지, 흔들리는 시선으로 바라본 노을은 짧은 단말마같은 신음만 뱉어냅니다.  

검붉은 모래 위를 젊은 연인이 어깨를 기대가며 천천히 걷습니다. 사실 어깨를 기대며 걷고 있는지 마주보고 정지해 있는지 분간하기가 쉽지는 않지만요.  

그들은 그렇게 낙조를 바라보며 시간을 학암포라는 공간을 함께 보내고  있는 사실을 누군가가 부럽게 바라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요.  

 

    

사람들의 대화는 바다 소리와 지는 노을과 하나됩니다. 다만 귀가에는 윙윙댈뿐 들리지는 않지만 저마다 속 깊은 가슴으로 느끼겠지요. 아마 그럴껍니다.      

그렇게 낙조는 노을은 우리에게 깊은 흔적을 남겼고, 

우리들은 그들를 뒤로하며 바쁜 걸음으로 아쉽게 차에 올랐습니다. 다음에 다시 찾기로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