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에서 묵은 고추장을 퍼다가
꿀과 간장을 넣고 잘 섞어라. 그래야 맛이 제대로 난다.
쌈을 먹고 싶다.
통배추 반쪽을 썰어 수돗물에 깨끗이 씻어라.
된장찌게 대신 국을 데워 달라.
어머님은 이리해라 저리하라 합니다.
그대로 따랐습니다.
치아가 불편해 얼마 드시지 못했고,
걱정스러울 정도로 잘 드시던 당신의 양식도 오늘은 남깁니다.
건강해 보인다는 사실이 다행히 위안으로 남습니다.
아미동성당에서 지난 토요일부터 개막된 성당동호회의 사진 전시회.
사진 판매 수익금을 복지기금으로 기부한다 했지만
꽃 사진 하나는 어머님 집에 걸어 놔야겠어요.
해는 뉘엿뉘엿 이웃집 양철지붕 위에 간신히 걸려 있습니다.
키만큼 높은 담장을 넘기는 식은 죽 먹듯,
바람막이 유리창에 반사된 햇빛은 그래서 춥고 어둡던 담장 아래 화단을 환하게 비춥니다.
이때다 싶어 국화꽃은 더 없이 따듯하고 화사합니다.
어머님 젊은 날처럼요......
2013. 11. 10. 일요일 늦은 오후 여주 용구머리에서
'오늘 하루, 정말 잘 살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천구경]이천, 걷기좋은 둘레길을 걸어보니 이름 모를 새들이...... (1) | 2013.11.16 |
---|---|
[이천구경]이천백사산수유마을, ‘제2회산수유가을잔치’ 열어 (1) | 2013.11.13 |
대한민국 최고의 이천쌀문화축제, 그 현장을 가보니 (2) | 2013.10.31 |
임금님표이천쌀이 영글어가는 구만리들...... (2) | 2013.09.30 |
여주장날 장터에 가면 이것만은 꼭 먹어보자 (2) | 2013.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