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시골집 마당을 보수하고 찾아갔더니
내 구역이라며 지그재그로 밟고 다닌 자국을 낸게 너구나.
빈 집에 온기라도 불어넣어주려고,
지난 봄 화단에 곱게 핀
잔디꽃, 낮달맞이꽃, 함박꽃, 흰초롱꽃, 딸기꽃들이
외롭지 않게 벗도 해준 들고양이.
가끔 무너지기 직전 금간 담장 이래에
생선 뼈 몇 개라도 던져주고,
우리 형제가 모여 뜯던
살점이 조금 남은 갈비뼈를 남겨 놨어야 했는데
손바닥만한 텃밭에 거름된다고 깊게 묻은 게 또 미안해.
우리가 가면
주인이라고 미안해 하지말고
낮선 사람이라 두려워 하지도 말고
긴장의 눈초리를 거두고 반갑게 맞았으면 좋겠다.
'사진, 나는 이렇게 담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시골길에서 만난 그녀 (0) | 2015.08.25 |
---|---|
오늘 나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사진 (0) | 2015.07.07 |
사이좋게 지내시게 시기 하지말고... (0) | 2015.06.11 |
오늘도 양귀비다... (0) | 2015.06.10 |
사랑은... (0) | 2015.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