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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는 이렇게 담다

누구가 했더니 너였구나

by 이류음주가무 2015. 6. 16.

갈라진 시골집 마당을 보수하고 찾아갔더니

내 구역이라며 지그재그로 밟고 다닌 자국을 낸게 너구나.

 

빈 집에 온기라도 불어넣어주려고,

지난 봄 화단에 곱게 핀

잔디꽃, 낮달맞이꽃, 함박꽃, 흰초롱꽃, 딸기꽃들이 

외롭지 않게 벗도 해준 들고양이.

 

가끔 무너지기 직전 금간 담장 이래에 

생선 뼈 몇 개라도 던져주고,

우리 형제가 모여 뜯던

살점이 조금 남은 갈비뼈를 남겨 놨어야 했는데

손바닥만한 텃밭에 거름된다고 깊게 묻은 게 또 미안해.

 

우리가 가면

주인이라고 미안해 하지말고

낮선 사람이라 두려워 하지도 말고

긴장의 눈초리를 거두고 반갑게 맞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