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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정말 잘 살다

단상 - 영릉에서의 어느 날

by 이류음주가무 2014. 6. 10.

초여름이다.

구름에 드리워진 태양도 뜨거운 성질은 그대로다.

 

수백년이 찰나처럼 눈 깜짝할 사이 지났다.

소나무도 그처럼 오래됐을 것이다.

 

철부지 아이는 달려간다.

부모는 늘 푸른 소나무 같다는 믿음에서다.

 

무상하게 시간이 흘렀고,

시간 속에 영원히 머물 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 흰 머리는 더 무성했다.  

 

기억의 저편에 남아있던 추억도

반백이 지난 지금은 희미하기조차 버겁다.

 

또 봄이 가고, 여름이 왔다.  

 

 

2014. 6월 어느날 영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