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 하루, 정말 잘 살았다

슬픈 사연이 담긴 초롱꽃.....

by 이류의하루 2014. 5. 28.
728x90

일요일 오후, 가는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여주 텃밭에 심어 놓은 감자, 파, 고추, 토마토, 그리고 고구마와 옥수수

풀뽑기부터 가지치기 그리고 지지대 설치 등 아내와 함께 땀을 흘리며 손을 놀렸습니다.

 

비가 오면 잠시 빈 집으로 그치면 다시 텃밭으로.

동네 한 복판에 자리잡은 텃밭이라 지나가는 어르신마다 훈수가 이어집니다. 

감자는 순을 하나만 두고 뽑아버려. 그래야 알이 토실토실 커 그게 더 실속있어

감자순을 뽑지말고 그냥 가위로 잘라도 돼

토마토 한 폭에 지지대 하나씩 세워, 줄기는 하나만 두고 나머지느 처버려

옥수수 순도 따주고

고추도 순은 따줘, 3-4개마다 지지대는 하나 씩 세우고

진딧물약 부려야겠다.

 

어머! 고라니가 고추순을 갈가 먹었네. 그놈의 고라니 왜 면사무소에서 잡지도 못하게 하지.....

밭두럭에 농약뿌려 언제와서 풀베고 그럴거야.

 

관심도 참 많습니다.

시골이니 당연하지요.

 

앞마당에 자란 초롱꽃은 활짝 피었습니다.

뒤란 장독대 옆에도 정말 하얗고 깨끗하게 피었습니다.

연산홍은 돌보는 이가 없어서 그런지 몇 송이 피다 말았지만

초롱꽃은 빈집을 환하게 밝혀주듯 곱게 피었습니다.

어머니 젊었을 때 흰 광목 저고리의 옷고름처럼 말입니다. 

 

 

 

초롱꽃.....

종모양을 흡사 닮았습니다.  

 

 

 

종지기에 대한 슬픈 사연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어머니가 안 계신 빈집, 초롱꽃만 활찍 핀 봄 날

비가 오고 뻐꾸기가 건너 산에서 울고 모란이 지던 마당 앞

또 그렇게 한 시절 추억은 쌓여만 갑니다.

 

2014. 5. 25. 여주 능서면 용은2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