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는 길었다
찾아가는 지역마다 차는 길로 변했다.
고즈넉한 해안가 풍경도 싱그러운 젊음의 바다로 탈바꿈했다.
바다는 그대로인데
사람이 변했고, 마을은 달라졌다.
골목마다 알록달록한 수입차가 붐볐고,
개방된 카페도 즐비했다.
허리 구부러진 노년이 오래 머물던 세월의 자리는
우윳빛 피부를 드러낸 청춘들이 잠시 채웠다.
바닷가 특유의 비릿한 냄새도 사라지면서
울긋불긋 서핑하는 젊음만 움직이는 허수아비처럼 춤을 췄다.
모진 바닷바람 속에서도
굳세게 자랐고, 견뎌온 세월만큼 키는 작았지만
꽃은 또 피고 지면서
유구한 기억을 자리에서, 바위에서 켜켜이 쌓고 있었다.
너는 해국이다.
2017.10.8. 동해 추암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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