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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그 기억을 담아

아내와 떠난 서유럽여행, 라인강을 따라 가다

by 이류의하루 2013. 8. 17.

5. 3. (금) 서유럽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 호텔 창밖을 내다보니, 멀리 보이는 도로가 출근차량으로 꽉 막혀있다. 프랑크푸르트도 아침 출근시간의 도로사정은 우리나라 서울과 비슷한가보다.

 

호텔 뷔페식으로 조식했다. 프랑크푸르트는 그동안 방문한 다른 도시들보다는 현대적인 느낌이 크다. 호텔도 최현대식이라서 그런가? 뷔페메뉴도 풍성하다.  

호텔을 떠나 포도주로 유명한 뤼데스하임으로 이동했다. 포도밭이 많이 눈에 띈다.  

 

우리가 먼저 향한 곳은 니더발트 언덕이다. 숲길을 따라 잠깐 이동하니 탁 트인 라인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동상이 하나 서 있다.   

 

 

 

보불 전쟁의 승리와 독일제국 통일을 기념하기 위해 1883년에 국민들의 모금으로 세운 36m의 청동상, 게르마니아 여신상이다. 여신상 아래 받침대 왼쪽은 전쟁을 선포하는 천사, 오른쪽은 평화를 상징하는 천사상이라 한다.

니더발트 언덕에서 내려다 본 안개 낀 라인강, 풍경이 아름답다.  

 

니더발트 언덕에서 내려와 라인강 유람선을 타기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강 언덕 곳곳에 고성들이 자리하고 있다. 

라인강은 중부 유럽의 최대의 강으로 스위스의 알프스에서부터 시작되어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의 국경을 지나 독일 서부로 들어갔다가 네덜란드를 가로질러 북해로 흘러든다 하는데, 그 중 독일을 지나는 부분이 가장 길어, 독일의 상징이자 독일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라인강 물줄기를 따라 도시가 생성됐고, 계곡에는 성들이 들어섰으며 로렐라이의 언덕처럼 전설이 생겨난 독일 역사의 시작이 바로 라인강이다. 라인강의 전체 길이는 1,320km에 이르며, 이중 쾰른에서 뒤셀도르프까지 운행하는 유람선이 바로 KD라인(Koln-Dusseldorf) 이다.

 

전체 코스를 이용하면 약 8시간 정도 걸리는데 우리는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코스인 팔츠성 근처 선착장에서 탑승, 로렐라이 언덕을 돌아 카웁까지 이동한다.

 

유람선을 탑승했다. 바람은 차게 불었고 기온도 많이 내려갔지만 우리는 뒷자리에 있다가 선두로 이동해 좌우를 관람했다.  

 

 

 

 

 

 

 

 

 

 

 

로렐라이 언덕은 132m의 절벽으로 폭이 좁고 휘었을 뿐만 아니라 물결이 거칠어 옛 부터 이곳을 지나는 뱃사람들에게는 매우 위험한 곳이었는데, 이러한 배경으로 한 전설이 생겼다. 

 

 

'로렐라이‘라고 불리는 브론드 색의 긴 머리를 한 소녀가 저녁에 라인강 가의 큰 바위에 앉아 있다. 그 로렐라이는 자신의 긴 황금빛 머리를 빗고 있었고 사랑스런 멜로디를 노래한다. 그녀의 외모와 노래는 정말 매혹적이어서 배에 탄 사람들은 로렐라이를 향해 위를 쳐다보았고 배는 위험한 암초, 바위 가까이, 라인강의 낮은 수심으로 항해한다. 결국 배는 암초에 걸리거나, 바위에 부딪쳐, 배에 탄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갑자기 ‘모두투어 여행자들은 이번 선착장에서 내리십시오’라는 한국어 안내방송이 나와 깜짝 놀랐다. 현지가이드의 멘트였다.  

 

 

 

투어버스에 몸을 실고 우리는 유람선에서 보았던 로렐라이 언덕으로 올라갔다.

 

산 위에 마을과 산 아래 강변의 마을이 아름답다.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의 마을처럼 이곳도 아래에서 올려다보면서 저 꼭대기에 사람이 어찌 살까 싶었는데, 위에서 보니 살만하게 보인다.  

 

로렐라이 언덕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 아련하다.    

 

 

 

 

 

 

 

 

로렐라이 언덕에서 내려와 그 선착장 옆 현지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밥에 감자구이와 소스를 넣고 비벼먹는데, 그 맛은 일품이다. 카레라이스 같은 느낌이다.와인의 본고장에 왔으니, 와인도 한 잔씩 마셨다. 물론 난 아니다. 그런데 이제껏 먹어본 와인 중에 그 맛은 최고다.  

 

 

 

 

 

 

 

강변을 따라 다시 뤼데스하임의 철새골목이라 불리는 드로셀가세로 이동했다. 각종 기념품들, 소품들이 즐비했지만, 눈요기로만 만족해야 했다. 좀 더 들어가면 한집건너 와인 바가 있고, 와인 박물관도 있다는데, 버스를 정차해 놓고 잠깐 시간을 주어 발자국 찍고 오기 바빴다.    

 

 

 

이렇게 우리의 서유럽 여행은 아쉽게 마무리 되었고 투어버스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이동했다. 라인강변을 따라 하이킹하는 자유로운 영혼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철새골목을 떠난 버스는 공항근처의 한 면세점에 도착했다. 마지막 쇼핑의 시간이다. 경제가 어렵다지만, 관광객들의 씀씀이를 막을 수는 없는 일인가보다. 외국에 나오면 지인들에게 줄 선물도 사야하고 맘에 두고 있던 명품들도 장만해야하고.  우린 지인들에게 줄 선물 몇 점과 아이들이 주문한 물건과 기념품만 골라 담았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향했다.   

 

항공권을 받았다. 어이없게 또 자리가 각각이다. 현지가이드가 얼른 항공권 발매하는 곳으로 가서 교환했다. 만약 좌석이 불편한 곳이었으면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언짢았을 텐데, 다행히도 맨 앞자리라서 편했다. 그리고 그 어이없음의 기억은 잊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현지시각 저녁7시 출발했고, 인천공항엔 5. 4.(토) 12시 20분 도착했다. 영국 런던 갈 땐 힘들었는데 독일 프랑크프르트에서 인천공항은 빠르고 편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는데, 이번 여행일정을 우리와 함께 한 일행과 작별 인사를 나누면서 공항을 빠져나오니 관광회사에서 보낸 버스가 대기 중이다.

 

이천에 오니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은 어느새 다 지고, 초록빛만 무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