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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그 기억을 담아

아내와 떠난 서유럽여행, 베니스에서 인스부르크로

by 이류의하루 2013. 7. 27.

5월1일 수요일 아침. 약간 구름 낀 하늘에, 기온은 서늘하다. 오늘도 아침 5시 반 기상, 6시 반 호텔뷔페식으로 조식, 7시20분에 체크아웃 했다.  

일행 중 시차적응도 없이 잠 잘 자는 친구가 간밤에 벼룩에게 물려 잠시 소동이 일었다. 호텔 측에 이 사실을 항의하니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헐!!!!!!!!!!

 

오늘은 ‘베니스의 상인, 베니스 영화제, 베니스 카니발축제’로 유명한 베니스로 간다.  

 

 

투어 버스가 베니스 선착장까지 이동했다. 도심에는 차량이 진입할 수 없기 때문에 초입에 주차 후 유람선을 타고 섬 사이를 가로질러 베니스 본섬 중심가로 이동했다. 물위에 떠있는 풍경이 여유롭다. 

 

 

 

 

 

 

 

 

두칼레 궁전 근처 선착장에서 하선 후 본격적인 베니스 관광을 시작했다. 오늘은 수신기를 귀에 꼽고 가이드 설명에 집중하며 따라다녀야 했다.  

 

 

 

처음 안내한 곳은 베니스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 지도를 펼쳐들고 베니스를 소개하는 가이드와 관광객들이 군데군데 모여 있었다. 베니스의 역사에 대해 공부했다.

 

베니스는 원래 섬이 아니라 습지였는데, 그곳에 기둥을 박고 갑판을 올리기를 몇 번, 그렇게 기초를 다진 후, 그 위에 멋진 수상도시를 만들었다는 설명에 모두 감탄했다.  

 

 

베니스의 날씨는 비나 안개가 잦다고 하는데, 오늘은 양호하다. 비가 오는 날이나 해수면이 상승할 때에는 바닥에 물이 차오르는데, 이때 곳곳에 쌓여있는 갑판을 이용해 보도를 만든다고 한다.  

 

 

 

 

두칼레 궁전과 누오베 감옥은 수로를 끼고 나란히 자리해 있다. 두칼레 궁전에서 재판을 받고 두칼레 궁전과 누오베 감옥을 연결하는 외부와 단절된 다리를 통과해 감옥으로 이동하는데, 이곳을 건너면서 창밖으로 비춰지는 아름다운 베네치아의 풍경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게 된다 해 '탄식의 다리', '한탄의 다리'라고도 부른단다.  

 

누오베 감옥에 한번 갇히게 되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는데, 단 한명 '카사노바'만 교도관의 아내를 유혹해 열쇠를 받은 후 당당히 문을 열고 탈옥에 성공했단다. 그가 탈옥하면서 "나를 이곳에 가둘 때 나의 동의 없이 가두었으니, 나도 이곳을 떠날 때 동의를 구하지 않고 나가노라"고 했다나. 멋진 말씀이다.

 

감옥을 지나오니 옛 베니스 공화국의 정치적 중심 두칼레 궁전이다. 마침 두칼레 궁전에는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의 전시 현수막이 붙어있다. '마네, 베니스로의 귀환전'이 열리고 있다. 마네가 생전에 두 차례 베니스를 방문한 것에 초점을 맞추어 베니스화파  거장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 중인데 많은 사람들이 두칼레 궁전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있지만 그냥 패스했다.

 

 

 

베니스의 상징 산마르코성당이 있는 광장이다. 성당과 종탑을 기준으로 하여 ㄷ자 형태로 만들어진 회랑 사이에 드넓은 광장이 조성돼 있다. 회랑 앞 노천카페에서는 클래식이 연주되고 있다. 

 

 

 

 

 

 

 

 

 

 

 

옵션으로 추가했던 곤돌라 탑승 시간이다. 가이드는 샴페인을 준비해 컵과 함께 우리에게 건넸다. 아코디언에 맞춰 노래해줄 성악가도 섭외했으니 한껏 베니스를 즐겨보란다.  

곤돌라는 '흔들리다'의 의미이고,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노를 젓는 이를  곤돌리오네라고 한다. 곤돌라에서 샴페인 몇 잔을 하고나니 아름다운 물의 도시 베니스에서 신선놀음의 무대는 시작됐다. 골목골목 수로에서 아코디언 연주와 함께 저음으로 울려 퍼지는 멋진 노래에 지나던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멈추게 했다. 정말 잘 부른다.  

 

 

 

 

 

 

 

 

 

 

 

 

 

 

꿈만 같았던 곤돌라 관광이 끝나고 잠시 노점상들이 파는 베니스 가면을 사진에 담아봤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 왔다. 수상택시를 타고 베니스의 중심을 통과하는, 뒤집어진 S자 형태로 만들어진 대운하를 지나며 아름다운 베니스풍경을 또 구경했다. 베니스의 주요 교통수단이 배라 베니스의 모든 다리는 아치형으로 만들어졌다. 육지의 자동차 도로에서처럼 수상택시, 수상버스, 곤돌라들이 수 없이 오간다.   

 

 

 

 

 

 

 

 

 

 

 

 

 

 

대운하를 빠져나와 처음 유람선을 탔던 장소에 도착했다. 그렇게 베니스 관광은 끝났다. 베니스 관람으로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보다는 고대 인류문명의 위대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그리고 지중해를 끼고 있는 반도라는 지리적 특성과 기후 등이 우리나라와 많이 닮은 이탈리아와 작별했다.

 

이탈리아와 작별 후 알프스의 나라 오스트리아로 향했다.

 

베니스를 떠난 버스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인근 매장에 도착했다. 각종 올리브유, 발사미 식초, 올리브 비누, 화장품, 포도주 등등 우린 구경만 했고, 매장 옆 한국식당 ‘독도’에서 비빔밥을 먹으면서 소주도 물인 양 몰래 마셨다.

베니스에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까지는 323km로 5시간 정도 걸린단다. 나는 이미 2007년에 동유럽 여행 시 인스부르크는 거친 곳이다.

 

먼 길을 가야 하니, 이번에도 지난 번 동유럽 여행 시 봤던 ‘인생은 아름다워’를 다시 보며 이태리 북부로 향했다.

버스가 점차 북쪽으로 올라가니 높은 산, 그리고 포도밭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설산에서 하이킹하는 젊은이들도 보인다. 

 

 

 

 

 

중간에 버스가 쉬어야 한다며 조금은 오랜 시간 휴게소에 머물렀다. 유럽에서는 하루 8시간 이상 운전이 금지돼 있고, 2시간 운전 후 30분 휴식이 원칙이란다. 강제성이 있지만,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필요한 제도로 보인다. 못생긴 사과 한 봉지를 사서 일행과 나눠먹었다. 새큼 달콤 맛있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 도착했다. 인(Inn)강과 다리(Brucke)라는 뜻의 독일어를 합친 단어에서 유래한 이 도시는 1964년과 1976년 두 차례 동계올림픽 대회가 개최됐었다. 

 

 

 

구시가지 골목으로 들어가는데 빗방울이 간간히 떨어졌다. 황금색 작은 지붕이 보였다. 이곳이 황금지붕이다. 황금지붕을 조금 더 지나 모자르트가 숙박했다는 황금독수리 호텔에 멈췄다. 벽에 글씨가 빼곡히 적힌 석판이 부착돼 있다. 이 호텔에 묵고 간 세계 유명 인사의 이름이란다.  모짜르트, 사르트르, 하이네, 괴테 등등.  

 

 

 

 

스와로브스키 매장에서 간단한 쇼핑했다. 딸에게 줄 목걸이를 구입했다. 매장에서 구경하는 사이 시간은 후딱 가버렸다. 빗줄기가 굵어지기도 하고, 약속시간도 다 돼 구 시가지를 빠져나오니 비는 금방 그쳤다. 유럽의 날씨는 보통 그렇다고 한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인스부르크 궁전 앞에서 셔터를 누르고 버스로 향했다. 

 

 

 

저녁식사는 인스부르크 시내의 한 중국식당을 찾았다. 물론 소주도 마셨다. 그리고 우리가 묵을 Bierwirt 호텔로 향했다. 체크인과 동시에 객실에 가방만 올려두고, 일행들 모두 동네 한 바퀴를 산보했다.  

 

 

 

 

 

 

 

 

 

 

 

마을 한가운데에 작은 성당이 있는데 마당에 묘지가 각양각색이다.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축사도 있다, 유럽은 냄새는 용인해도 소음은 허용을 못한다나. 그렇게 돌고 그림 같은 호텔에 다시 도착했다. 새소리, 물소리, 성당 종소리가 들리고 눈 덮인 알프스가 보였다. 갑자기 시간은 빨리 흘러간다 생각했다. 모여 한 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