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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그 기억을 담아

10년전 다녀왔던 베이징을 다시 가보니(2)

by 이류의하루 2013. 10. 22.

(유네스코 창의도시 정상 포럼 참석 후기) 2013.10.21. 두번째 날이다.

 

일정이 변경됐다. 6시 기상 시간이 5시 30분으로 땡겨졌다.

아침 식사 후 7시 30에 호텔 로비에 집결했다. 마침 우리 시와 교류중인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시 의원을 만났다. 미옥 씨와는 만난 적이 있었나보다. 시장님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출발은 30분 늦게 이뤄졌다. 월요일이라 도로의 정체는 심했다. 심하지는 않지만 스모그도 끼었다. 유명한 천안문도 지났다. 평일이고 월요일인데도 천안문 주변에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도대체 일은 언제하고 천안문 자금성을 찾았을까 궁금증이 발동한다.

 

한 시간 가량 지나 회의장인 국제호텔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온 창의도시 시장단 그리고 관계자 일행과 함께 회의장으로 향했다. 회의장은 무척 넓었다. 앞쪽은  초대받은 사람들의 자리로 이미 차 있었고, 창의도시 시장단은 그 뒤에 자리가 준비돼 있었다. 

 

 

'제1회 평생학습도시 국제컨퍼런스'의 개막식은 시작됐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시장단 정상회의'처럼 북경시가 주최하고 유네스코가 후원하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것도 똑같다.

 

장황한 참석자 소개와 유네스코 사무총장보의 축사와 교육부장관의 기조발표 등도 마찬가지다. 개막식이 끝나고다시 숙소와 오후 포럼이 열리는 수도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천안문을 잠깐 들렀다.  

 

 

 

 

 

10년 전과 비교해보니 인근에 지하철역이 있어서 그런 지 사람들이 더 많아 보였다. 사람들도 예전과 비교해 많이 소박하면서도 깔끔해졌다. 표정도 밝았다. 냄새도 느끼지 못했다. 외국인들은 드믄드문 보였다. 결국 그 많은 사람들 뒤에 기다릴 수 없어 자금성을 보는 것은 생략했다. 천안문을 나오니 청소하는 분이 보였다. 앉아 이동하는 전동차로 청소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 싶은 지 시장님은 관심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인근에 있는 지하철역(1호선)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서다. 느낌은 꼭 서울 지하철1호선과 비슷하다. 차량의 높이는 낮았다. 이용자들 대부분 우리처럼 스마트폰에 집착해 있다. 책을 보는 사람도 있었다. 이용료는 중국돈으로 2원으로 저렴하다. 다섯 정거장을 지나 호텔 인근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영어연설 연습을 했다.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오후 포럼은 두시부터 시작됐다. 그 한 시간 동안 시장님은 다시 집중해 연습을 반복했다. 비행기 안에서부터 어제 그리고 지금까지 반복해 연습을 하셨지만 영어연설은 최초라 나 역시 불안했다. 

오후 포럼이 열리는 수도박물관을 찾았다. 시장님 발표는 마지막 두번째다. 도착해서도 연설 연습은 계속하셨다.  

 

개막식이 시작되자 다른 국가의 창의도시에서 온 시장님들은 그 지역을 열심히 홍보했다. 준비한 사진들이 참 멋지다. 발표 모습도 각자 독특하다. 마치 경연장처럼 긴장감도 느껴진다.  

 

 

 

 

 

중간에 휴식시간을 10분 이상 주어졌다. 그 시간은 또 이천을 알리는 시간이다. 명함 교환과 함께 이천을 대표하는 선물(도자기 팬던트, 홍보 책자,동영상 CD 등)을 주면서 이천 홍보에 바쁘다. 자원봉사자 학생은 어버지 같다며 사진 찍기를 망설이지 않고 적극적이다.  

 

 

 

 

휴식시간이 끝났고, 또 다른 국가에서 온 창의도시 시장단의 발표가 끝날수록 조바심은 점점 거세지는 바람에 밀려오는 파도처럼 높아졌다. 손에 땀도났고, 가슴은 두근거렸다. 

 

 

 

그렇게해서 '창의도시를 향하여, 이천시'편은 북경에서, 창의도시 시장단과 창의도시 지정 대기 도시 관계자, 그리고 북경 관계자, 그리고 시민 앞에서 모습을 드디어 드러냈다. 

 

 

시장님의 목소리는 조금 작게 들렸다. 마이크 시설과 회의장 환경 탓도 컷다. 하지만 나는 입안의 침이 마르기 시작했다. 멋진 장면을 사진에 담고자 했으나 여의치가 않았다. 자연스럽게 청중을 압도하며 발표하는 게 아니고 원고를 읽어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이 준비한 pt에 시장님께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사진과 함께 담겨 있어 오히려 오리려 집중도를 높일 수 있었다. 처음엔 약간 불안했다. 시장님 시선은 원고로 향했고 드믄드문 청중과 맞췄다. 조금 지나자 목소리도 약간 커졌다. 자신감의 발로다. 시간이 갈수록 청중들은 시장님 연설에 집중했고, pt에 나오는 장면은 이천을 이해하고 홍보하는 데 큰 무기로 작용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박수를 받으면서 연단을 내려오셨다.  

영어권 국민이 아닌 이상, 늘 사용하던 언어가 아닌이상 그들처럼 달변일 수는 없다. 다만 또박또박 진정성있게 이천을 알린 것이 오히려 득이 된 것이다. 오후 포럼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찾아왔다. 이천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면서 말이다.  

 

 

 

앞서 서울에 관한 디자인이 약간 나오게 발표했던, 처음에는 중국교수로 알았던 분이 찾아왔다. 홍익대 교수이면서 국제디자인연맹과 관계하는 이순인 교수다. 그분과 여러 이야기도 나눴다. 오아이오주 시장과도 인사를 했다. 상해에서 오신 분은 저녁에 시장님과 함께 10여명이 식사하자는 제안도 들어왔다.  

 

 

 

 

밖에 나오니 독특한 복장을 한 유럽의 어느 도시 시장님과도 또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맞은 편에 있는 숙소로 향했다. 마침 상해 관계자가 저녁식사 때 얘기나누자고 다짐을 한다. 숙소에서 잠시 휴식 후 식당으로 향했다. 각국 창의도시마다 발표가 끝난 후라 보는 사람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상해 관계자와 시장님, 그리고 몇 분이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셨다. 몇 잔의 와인을 드셨는지,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얼굴은 약간 상기됐다. 그러면서 필란드의 도자기를 말씀하신다. 도자기 이름이 '이딸라'란다. 갯벌흙을 이용해 만들면서 소금을 뿌리면 음이온이 나온다는 도자기다. 가격도 저렴하단다. 그러면서 이천도자기도 그런  면을 배웠으면 한다고 저녁 모임에 참석한 분이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렇게 유네스코 창의도시 정상회의 성공을 자축하며, 북경의 밤은 또 내일 아침 해를 기다리고 있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