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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정말 잘 살다

아버지의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아들과 인터뷰?

by 이류음주가무 2011. 7. 30.


큰 녀석이 친구, 그리고 후배와 함께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방문목적은 학교 동아리에서 UCC공모전과 관련 저의 인터뷰가 필요하다네요.
지난해 공모전에서는 장려상을 수상해 전국으로 송출되는 기쁨을 누렸었는데요.
올해는 어떨지 궁금합니다만.

인터뷰 한다니 긴장했죠.
우선 인터뷰 질문요지를 보내달라했더니 父性愛이란 주제로 다섯가지 질문을 멜로 보내왔더군요.

1. 아드님의 어릴 적 모습(아버님의 어린 시절과 비교해서 닮은 점)
2. 아드님의 자랑
3. 가장 보고 싶을 때는 언제
4.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바라는 점
5. 사랑이란  등 어떻게 생각하느냐고요 

고민 끝에 요약해서 메모했죠. 그러나 실제로 인터뷰에서는 큰 뜻으로는 전달했지만 적은 내용과는 
다르게 말이 나오더군요. 아들과 친구들 앞에서 아버지의 속내를, 비밀을 들어내다보니 그랬을 겁니다.
또한 그런 기분도 참 묘하고요.

제가 준비한 내용은 다음과 같았는데요. 
   
1. 아드님의 어릴 적 모습(아버님의 어린 시절과 비교해서 닮은 점)
   - 내가 좀 예민해서, 태어나서 아들은 100일 동안 밤마다 울었음/ 그러다가 100일 지나고 나서부터 참
     잘 자랐다고 봄 / 그땐 잠자는 모습도 참 귀여웠는데, 어느 날 술 먹고 들어가서 뽀뽀 해준다고
     덮쳤더니 답답해서 그랬던지 아빠가 날 죽인다고 소릴지르더군요/ 이사실은 지금도 기억한다나요.
   - 학창시절도 성실했다고 보지만 다만 아빠와 비교해서 아빠는 전형적으로 농촌에서 성장했고,
     지명이는 도시 분위기에서 자랐기 때문에 성장과정이 다소 다르다. 
   - 그래도 닮은 점을 꼽으라면 아들이 지금도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데 나도 어릴때 생선을 못 먹었다. 
     그게 닮았다. 집에 와서 집사람과 얘기를 했더니 당신은 지명이와 손과 발이 닮았다하네요. ㅋㅋ

2. 아드님의 자랑좀 해달라
   - 부모 입장에서는 성장하면서 말썽을 부리지 않았다는 점이 그렇고, 성장하면서 피아노라든가,
     사물놀이, 춤 등에도 열심히 해 학교 축제에 나가서 공연까지 했던 모습이 참 부럽고 자랑스러웠다.
   - 사물놀이 하면서 작은 어깨에 피조리를 올려 놓고 춤추는 모습, 그리고 긴 상모를 돌리던 모습 등 
      부모가 하지 못한, 그리고 해보고 싶었던 것을 아들이 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고요.

3. 가장 보고 싶을 때는 언젠가요.
   -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데 매주 금요일이나 토요일 내려오다가 다른 일정 때문에 집에 오지 않을
     경우도 보고 싶고, 특히 페이스 북이나 싸이월드에 아프다거나 또는 학교나 아르바이트 생활하면서
     마음이 상했다고 글이 올라오면 보고 싶어지지/ 막걸리라도 한잔 하면서 위로 해주고 싶기도 하고 / 
     모든 것은 그래도 다지나간다고... 참으라고...

4.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 본인 꿈이 방송국 예능프로 PD라고 하는데,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이루길 바라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 습도도 매우 중요함 /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외 여행이라든가 독서, 글쓰기, 외국어 습득, 자원봉사 등 소홀히 할 수 없다 / 
     그런데 지명이는 현재 방송국 예능프로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있음 / 
     좀 다양한 방면으로 관심을 갖고 노력했으면 좋겠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 건강한 삶이다.

5. 사랑이란 뭐라고 생각하는냐. 
이 질문에 답하기가 어렵더라고요. 많이 고민도 됐고요. 물론 이렇게 정리했죠.
   - 배가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가 존재 이유는 아니다 라는 말이 있다 / 
     품 안에 있을 때, 보듬고 효도하는 모습이 사랑으로 볼 수도 있지만 / 공간적으로
     어디서 어떻게 살던 원하는 삶을 살아가면서 힘들 때 응원해주고, 기대고 의지할 수 있을 때
    그게 진정 사랑이라고 본다고요.
 
사실 마지막 사랑이란 뭐냐고 물어 오는데 준비는 위와 같이 했지만 나중에는 말이 엉키더라고요.
그래도 마치고 나니 아들이 하는 말 아빠 고맙습니다.

내가 아들한테 고맙게 한건지 아들이 나를 고맙게 한건지요
인터뷰 하면서 내내 자리잡았던 생각, 
난 아버지로서 아들과 딸에게 제대로 사랑을, 역할을 다 했나하고요.
그리고 혼자 계시는 어머님께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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