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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기억을 담아

예술의 도시, 천사의 도시 싼타페를 가다(11)

by 이류음주가무 2012. 3. 13.
저택을 나와 축제장으로 향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곳곳에서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은 볼 수 없었고요. 축제 관계자나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초청자나 관람객들은 대중교통 즉 셔틀버스를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역시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엿볼 수 있었고요. 축제장 오픈은 여섯시 반인데 이미 줄서있는 관람객들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차분히 줄을 서서 축제장 오픈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VIP 입장권(초청장)이 있는 우리는 우리나라처럼 미리 입장이 가능할 줄 알았죠. 그런데 우리를 안내하는 Sabrina가 끝으로 가 줄을 서더라고요.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놀랐습니다.

개막식의 입장료가 125불임에도 뉴욕이나 씨애틀 등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더군요. 기다리면서도 누구 하나 서두르는 기색이 없고요. 기대감에 들뜬 표정입니다. 드디어 출입구의 문이 활짝 열립니다.

국제포크아트마켓의 축제 개막행사는 별도로  열지 않고 어제 Railyard에서 펼쳤던 전야제가 다입니다. 오늘의 행사는 개막파티로 저녁 6시30분부터 9시까지 국제포크아트마켓 행사장에서 진행하며, 입장료는 $125(한화 약 130,000원)입니다.

포크아트마켓에서 작품을 구입할 수 있으며, 약간의 음료와 음식이 무료로 행사장 곳곳에서 제공되죠. 맥주, 새우구이, 음료, 햄버거 류 등을 준비했더군요. 물론 입장료에 포함돼 있겠지만요.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여기저기 벌어집니다.

개막 파티장에서 만난 포크아트마켓 책임자에 따르면 매년 국제포크아트마켓에 참가하려고 400~500여명이 신청을 한데요. 올해는 심사결과 49개 나라 132명의 수공예품 작가들에게 참가자격을 주었답니다. 여기서 판매액의 10%는 마켓 운영비로 다음해에 쓰이며, 90%는 작가의 수익으로 돌아가죠. 

자원봉사자는 대부분 현역에서 은퇴한 분들이나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요. 어떤 자원봉사자는 자비로 어렵게 참여한 제3세계 작가들의 팸플릿까지 제작해 준다는군요. 물론 통역이나 판매도 담당하고요.

마켓 운영과 관련 특이한 곳이 한 군데 있는데요.

바로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매장입니다. 포크아트마켓 행사 관계자가 각 매장을 돌며 가장 우수한 작품을 한 점 선정해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매장에서 판매하죠. 판매 수익금은 전액 행사 운영비로 귀속되고요. 그러다보니 이곳에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몰리지요. 

특별히 오전 7시 부터 9시 까지 얼리버드마켓도 운영하는데 이때의 입장료는 3달러 정도하고요.   

부스마다 판매가격의 일정부분을 자국의 지역 예술가들에게 지원한다는 라벨도 부착돼 있는데요. 이는 제품을 구입하는 관람객에게도 기부라는 숭고한 가치를 판매하는 전략이죠. 단순히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가치를 판매하는 의미 있는 축제로 수준을 높여 운영하고 있더군요. 배울 점입니다.

마켓 중심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공연도 펼쳐집니다. 역시 흥에 겨운 분은 가만있지 못하죠. 

중국 상하이 관계자도 만났고요. 축제장에서 Santa Fe 시장과도 만났는데 이름까지 기억하며 인사를 건네더군요. Santa Fe 공공 디자인 담당부부와 Sabrina의 친구도 소개받았습니다.

귀가하는 이들 손에는 한 아름씩 작품을 들었습니다.
작품에 포함된 가치를 구매했다는 여유가 묻어나는 기분입니다. 

늦은 저녁을 호텔 인근에 있는 블루문이란 식당으로 향했는데요.

식사 전 맥주 한잔은 필수가 됐죠. 오늘은 싼타페에서 Sabrina가 꼭 마셔보라며 추천한 음료인 마가릿따를 주문했는데요. 데킬라를 섞어 만든 음료인데 꼭 레몬주스 같습니다. 더 주문하지 않고 맥주만 축냈지요.

오늘도 싼타페의 하루는 아쉽게 지났습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