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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정말 잘 살다

이천도자기마라톤대회에 갔더니 시장님께서 춤추시더라.

by 이류음주가무 2011. 10. 18.
제12회 이천도자기마라톤대회가 일요일 부발종합운동장에서 열렸습니다.
봄에 열리던 관례에서 벗어나 가을 도자기 축제와 연계해 진행됐거든요.

그동안 열였던 대회와 비교하면 참가자가 약간 적은 듯했습니다.

이미 숙직 명령으로 애초부터 하프코스 대신 10키로를 신청했죠.
공주시와 안동시 동호회 회원도 방문해 접대해야 하기때문에 하프코스를 달린다는 건 좀 무리였거든요.

전 날 우박과 비로 좀 쌀쌀했지만 달리기에는 좋은 날입니다.
출발 전 개그맨 최영호가 사회를 보면서 분위기를 열심히 띄우고 있네요.

특히 전국 최초로 기관단체장을 앞 세워 댄스를 벌이게 한 것이 압권이었습니다.

인사말이나 축사에 관심이 없던 달림이들도 경쾌한 음악에 맞취 기관단체장님의 댄스 경연에는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
거든요. 특히 조병돈 이천시장님과 김인영 이천시의회 의장님께서 나오셔서
열정적인 막춤 댄스는 클라이막스였습니다.

최근 입대한 가수 '비'의 춤보다도 더 역동적(?)이기까지 했다니까요. ㅋㅋㅋ

달림이들의 환호와 박수가 운동장을 떠나갈 듯 했을 정도였죠.

정각 열시에 출반신호음을 시작으로 하프코스 신청자가 천 여 명이 출발했습니다. 
운동장을 돌아 무촌리에서 가산리까지의 도로 위를 향해 탁탁 소리를 내며 달리는데요.
그 모습에 제 가슴도 쿵쿵 뜁니다. 나도 하프코스를 신청할 걸 때늦은 후회하면서요....

십분 뒤 10키코스 참가자들도 출발합니다. 청암관광농원을 지나 반환하는 코스인데요.
전 이 코스를 매우 좋아합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있고, 직선이 아니라 약간의 커브가  적절히 있는
코스로 서울 한강 변 평지코스 보다 훨씬 재미있고 매력적이거든요. 물론 힘든 코스라고 하면서도
매년 달리는 런너도 많죠. 다시는 달리지 않겠다며며 달리는 중독된 환자들처럼요.

틈틈히 아이폰으로 장면을 담습니다.

지난 10월 3일 공주마라톤대회에서 하프코스를 완주한 후 몇 번의 음주, 연습을 하지 못한 게으름, 
어제의 숙직으로 제 몸엔 무리가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달릴수록 흐린 날이 반짝 햇볕을
비추면서, 농촌의 싱그러운 가을 바람은 어느새 제 몸에게 단호한 명령을 내립니다. 

"좀 더 빨리 달려라.  더 빨리 어서 달려라." 하며 재촉합니다.
하지만 그건 욕심이지요. 연습부족, 음주, 전날 숙직 등등....

농촌의 조용하고, 풍요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오네요.

매일 보는 모습이지만 달리면서 보는 건 또 다르죠.  
 
땀은 비오듯 쏟아지지만 기분 만은 하늘로 치솟는 느낌이입니다. 음료수대도 그냥 지나칩니다. 
어느 덧 반환점을 돕니다.

가장 편안한 마음과 몸을 유지하는 키로 당 6분대로 달립니다.
죽당교에 있는 환영 현수막을 한 컷 찍고 다시 언덕을 질주하는 데요.

마침 현대엘리베이터 직원과 대화가 이어집니다.

현대엘리베이터 : 이천 코스는 정말 힘들어요
이천시청 : 아니죠. 이런 코스가 더 좋습니다. 한강코스 처럼 평지가 더 힘들거든요.
현대엘리베이터 : 그래도 평지가 더 낳습니다
이천시청 : 에이 거제도 가보세요. 거기 풀코스는 하늘길을 오르는 거 같다니까요.  ㅋㅋ  힘내세요.
현대엘리베이터 : 어디서 참가했어요?
이천시청 : 아 저는 이천시청 마라톤동호회에서 참석했는데요.
현대엘리베이터 : 아 반갑네요. 저는 현대엘리베이터 동호회 회원입니다. 
이천시청 : 그래요 힘내세요. 다왔는데요.

이천도자기마라톤코스는 대부분 힘들다고 하는데요. 사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평지보다 적당한 오르막과 내리막 길에 직선이 아닌 약간의 구부러짐이 조화로운 이 코스......


사람 사는 일도 평지만 있지는 않잖아요. 고개도 있고요. 커브 길도 물론 있지만요.
그래서 '인생은 마라톤이다' 는 말이 있나 봅니다.  ㅎㅎㅎ

완주해서 기록보니 1시간 54초, 그동안 기록인 1시간 7, 8분대 보다는 많이 단축됐네요.
한창 미쳤을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기록입니다만.

칲을 반납하고 도자기 반상기 셋트를 받습니다. 이천 대회만이 누릴 수 아내에게 칭찬받는 특별한
기념품.
간식을 챙기려니 줄이 너무 깁니다. 힘들게 달려온 사람들 저리 줄세우는 게 그렇고,
그래서 나라도...
먹거리도 지난 대회보다 인색하다는 불만이 나오네요.

부발 죽당리에 있는 꼬꼬리꼬 농원가든으로 향합니다. 
이곳에서 3개 시 동호회 회원들이 조병돈 이천시장님을 모시고 오찬을 갖기로 한 곳이거든요.
종합운동장과 부근에 있어 찾기도 쉽고,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한 층을 전체로 사용할 수 있어 단합된 모습을 갖기도 좋거든요.

준비한 음식은 닭볶음탕, 김치두부, 이천쌀로 만든 생막걸리 50병입니다.
닭볶음탕은 사실 이 집이 가장 잘하는 음식이거든요. 물론 어국수도 잘하지만요.
전에 먹으러 왔었는데 인상이 깊었죠. 
생막걸리는 천연감미료를 사용한 알콜농도 8%로 다음 달 이천쌀문화축제부터 본격 출하예정 막걸리죠.

공주시가 먼저 오고, 이어 시장님, 바로 안동시가 도착해 즐거운 오찬이 시작됩니다. 
오찬은 조병돈 이천시장님, 3개 시 동호회 회장, 박치완 산업환경국장님의 환영사와 함께
건배, 위하여, 건배, 위하여, 위하여......

선물교환...  그 나머지 분위기는 상상에 맞기겠습니다. 생막걸리 50개는 동났으니까요.
시장님께서는 앙콜까지 받았구요. 공주시 이명숙 시민기자님께서 시장님 너무 멋지다고 칭찬하데요... 
오늘 확인해보니 모두 행복했답니다. 그러면 된거지요. 무엇을 바라겠어요. ㅋㅋㅋ

다음달 13일에는 안동낙동강변전국마라톤대회가 있어서 3개시 회원들이 다시 모이기로 했습니다.
벌써 기대가 됩는데요. 왜냐구요. 이 대회에서는 하프코스를 신청했거든요.

여기서야 어쩔 수 없었지만 안동가서는 하프코스를 달리려구요. 낙동강 변을 달리는 코스가 좋거든요. 
전에는 봄에 대회가 열려 벗꽃 휘날리는 길을 몽환적인 분위기에 빠져 힘든지도 모르고 달린 기억이 납니다.
가을이라도 좋습니다.


자매도시에서 달린다는 게요. 함께 하는 오찬도 좋고요.
함께 달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