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골에도 예술가들이 정착해 활발히 창작 활동을 하고 있지요. 마을분들과도 진심을 담아 교류를 하면서요. 인근 마을에도 화가 한 분이 갤러리를 꾸미고, 전시회도 열면서 창작활동에 여념이 없는데요. 퇴직 후 사진작업을 꿈꾸는 저 역시 시골집 사랑채에 사진 갤러리를 준비하고 있지요.
최근 이천에 색다른 갤러리가 문을 열어 궁금해 방문했습니다. 전시회(?) 때문에 찾은 것은 아니고요. 산과 들에서 자라는 산야초를 전문으로 마음을 가득 담아 만드는 음식갤러리입니다.
바로 안옥화 음식갤러리인데요.
'안옥화 음식갤러리'에서는 화학적인 첨가물을 완전히 배제한답니다. 또한 자연이 주는 신선한 식재료를 우선으로 취급하고요. 당연히 모든 재료는 국내산을 특히 이천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항아리를 이용, 산과 들에서 직접 채취한 산야초를 3년 이상 발효시켜 만든 산야초발효액을 사용하는데요. 우리 몸에 힘이 나고 생명력을 더해주는 약선발효음식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음식갤러리죠.
활짝 열린 대문은 여느 시골집과 다름이 없는데요. 막상 마당을 들어서니 범상치 않은 장독이 수십 개나 자리 잡고 있더군요. 무슨 자신감에서인지 밖에서는 간판조차 보이지 않아 '네비양' 말씀을 온전히 순종하는 바람에 헤매기도 했지만요. 마당에 들어서니 비로소 아름답고 도도한 안옥화 음식갤러리 간판이 보입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 잠시 건물 우측 벽면 메뉴를 살핍니다.
문들 열고 들어서니 그만 입이 떡 벌어지더군요. 아 그래서 음식점에 갤러리란 표현을 담았구나 하고 바로 느껴지는데요. 카운터, 거실, 계단, 창고등은 물론 작은 공간을 모두 가지런한 발효액으로 멋지게 전시한 그야말로 발효액 갤러리입니다. 15년 이상을 발효액연구에 몰두했다던 안 옥화 대표님의 열정이 고스란히 채워져 있더군요. 그 못 말리는 열정 때문에 교사직도 중간에 그만두고 평생 주방장으로 채용된 바깥 분 용기 또한 부럽고 아름답지요.
사전에 예약된 방으로 안내됐죠.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 또한 그림입니다. 벽면 역시 식초 등 각종 발효액이 책장처럼 가지런히 전시돼 있고요.
우리가 맛볼 음식은 안옥화 음식갤러리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약선탕’인데요.
약선탕에는 오가피, 당귀, 황기, 엄나무, 구기자 등 20여 가지를 넣어 우려낸 육수를 사용한다네요. 화학조미료 등으로 익숙해진 몸속을 확 바꾸고도 남을 만큼 다양한 약재를 사용하고 있더군요. 특히 낙지와 전복, 새우 그리고 토종닭과 각종 버섯, 산약초 등을 넣은 탕 요리인데요. 술 한 잔을 천천히 곁들이면서 먹다보니 맛난 음식이라기 보다는 우리 몸속을 보호하는 보약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특히 삼양주(세 번 나누어 발효한 술로 춘주라고도 함)도 아닌 오양주의 맛은 그 어느 유명하고 오래됐다던 술보다 독특하고 그윽한 향에 미각까지 취하게 만들더군요. 운전 때문에 겨우 한 잔을 입슬에 댓을 뿐인데 며 칠이 지났어도 여운이 아직도 맴도는 듯한 느낌입니다.
약선탕이 보글보글 끓는 동안 하나씩 나오는 코스 음식을 맛보니 익숙한 맛과 잠시 결별을 느끼지만 웰빙의 다름이 바로 이 음식이라는 생각에 하나도 남김없이 비웠죠.
드디어 메인요리인 약선탕 맛을 볼 차례입니다.
쫄깃한 식감을 맛보는 토종닭과 다양한 버섯 향은 물론 전복, 새우, 낙지 등 해물에 20여 가지가 넘는 약재로 만든 육수와 절묘한 맛은 음식을 단지 입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입증하고도 남았는데요. 주인장 마음과 정성이 온몸으로 구석구석 퍼져 나감을 온전히 느끼겠더군요.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후식까지 하나하나 음미하며 먹다보니 어느덧 밖은 어두워졌습니다.
하지만 마치 세상에서 발효음식은 내가 최고라는 듯 ‘안옥화 음식갤러리’의 간판은 더욱 빛났습니다.
'불광불급'이란 말도 새삼 소중하게 느낀 하루였고요.
웃어라 이천!, 웃어라 안옥화 음식갤러리!
위치 :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석동로 51-12(신둔면 지석리 411)
예약전화 : 031-631-8375
(* 사전에 예약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한적한 시골마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 맛집 포스팅은 오직 저의 취향에 따라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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