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집, 맛집, 맛집을 찾아서

[이천여행][이천맛집][하레카츠] 사기막골, 돈가스 맛집을 가보니?

by 이류의하루 2023. 7. 31.

사기막골에 돈가스 맛집이 생겼다고?

검색창에 '사기막골이'란 지명을 입력하면 이천 사음동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수십 개의 지명이 나온다. 하지만 이천 사음동 사기막골은 좀 특별하다.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등록된 전통시장이다. 아직도 도자기를 굽는 전통가마가 있고,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도자기를 판매한다. 또한 이천의 아홉 가지 볼거리 즉 이천구경 중 한 곳이다. 중간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손에 넣고 싶은 예쁜 도자기 유혹에 쉬이 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동네다. 

 

이천 사기막골에는 전통을 보전 계승하는 대한민국 명장부터 현대 도자기를 취급하는 젊은 작가까지 다양하다. 작가들은 무더운 여름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작품부터 생활 자기까지 소비자의 기호에 맞도록 고민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간다. 

 

바람도 잔잔한 한낮에 마을에 들어서면 커다란 느티나무가 우뚝 서서 반긴다. 매장 밖에 늘어서서 핀 능소화가 마치 도자기에 전사된 꽃처럼 아름답다. 처마에 매달린 풍경조차 조용하지만, 사기막골 여름은 점점 열기 속으로 깊어간다.

 

사기막골을 찾은 이유는 최근에 이 마을에 맛집이 생겼다는 소문을 듣고 서다. 예술동아리 회원이 방문했었는데, 매장은 단출했지만, 주인장은 친절했고, 음식 맛은 좋았다며 자랑을 했다.

 

종종 사음동 사기막골을 방문하면 늘 아쉬웠던 점이 하나 있었다. 입맛을 달래줄 간단하면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식당의 부재였다. 다행히 올봄 4월에 돈가스 맛집이 문을 활짝 열었다.

 

마을 위쪽으로 올라가면 쉼터와 주차장이 있다. 도자기가 가득한 골목으로 들어가면 작은 간판이 보인다. 오늘 소개할 <하레 카츠>다.

 

올 초까지도 도자기를 판매하고 도자기 체험을 하는 장소였다. 연두와 나는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하레카츠>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젊은 분이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지금까지 삶을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주인장은 너무 어려 보이고 눈빛과 표정은 밝고 깨끗하다. 미혼으로 보인다고 했더니 내년에 중학교 입학할 큰 아이까지 3명의 자녀를 두었단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정말 애국자다. 존경하고 싶고, 한없이 부럽기도 하다.

 

이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그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 사회 속으로 조숙하게 뛰어들었다. 병원에서 맡은 일은 힘들었지만, 재미와 보람을 느꼈고, 적성에도 딱 맞는 듯했다. 능력은 인정받고 연륜까지 자꾸 쌓이자 승진했다. 일은 더 많아졌고, 책임은 세 자녀 엄마가 감당하기에 버거웠다. 결국, 한계에 다다른 자신을 뒤돌아봤다. 

 

사촌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음식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 카페에서 일하거나 카페를 창업했지만, 본인은 돈가스 등 음식으로 승부를 걸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시댁이 <상민도예>를 운영하는 식당 건물 주인이다. 시댁에서는 손주까지 돌보면서 바쁘면 배달까지 나가신다. 

 

주문한 메뉴가 투박한 그릇에 나왔다. 시아버지는 주로 작품을 제작하다 보니 인근 공방에서 사 온 그릇이란다. 요즘 대부분 돈가스 맛집은 식감이 빠삭하거나, 마치 덜 익은 듯 육즙이 나오는 맛으로 구분되는 데, <하레 카츠>는 중간 같다. 잘 익었으면서도 부드럽다. 여기에 양념 등을 바르거나 찍으면 익은 돈가스 안으로 양념이 스며들 듯 촉촉해진다. 양념과 돈가스가 하나 되는 순간이다. 재료 선택에도 신경을 쓴 결과가 아닐까 싶다.

 

한여름 냉 메밀 역시 아삭아삭 싱싱한 오이가 가득하다. 식감이 씩씩하고 경쾌하며 시원하다.

 


맛있게 먹고 도자기 조형물 근처 카페에 들어갔다. 최근에 생긴 카페다. 공방과 함께 운영한다. 차를 시키고 앉아있으니, 버스로 온 단체 관광객들의 웃음소리가 한여름의 정적을 경쾌하게 흔든다. 

 

카페 주인은 요즘 그런 젊은이가 어디에 있느냐면서 음식도 맛있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그가 새롭게 펼쳐나갈 길에 온 가족이 환하게 달려가는 모습을 함께 기대해 본다. 사기막골 여름은 더욱 초록 초록해진다.(* 이 글은 본인이 이천시블로그에 포스팅한 내용을 약간 수정하여 게시했음을 알립니다)             
           
위치 이천시 경충대로 2993번 길 26-25
휴무일 / 매주 일요일
운영시간 / 11:30 – 21:00(15:00-17:00 브레이크 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