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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 달을 살았다

[제주한달살이] 12/15, 23일차 추자도에서 나와 먹어본 '모던돔배'의 돼지고기 국수 맛은?

by 이류음주가무 2022. 12. 15.

12/15, 23일차 추자도에서 나와 '모던돔베'에서 '돼지고기국수'를 먹고 '도립미술관'을 관람하다.

오전 6시에 알람을 하고 잠을 잤지만, 추자도에서도 역시 뒤척이길 반복한다. 일곱 시 이십 분에 일어나 등대산 공원에 갔다. 날씨가 흐려 일출을 보기에는 글렀다. 다행히 바람은 잔잔하다. 골목 사진 몇 컷을 찍고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오밀조밀한 풍경이 고요하다. 다만 고양이가 낯선 사람의 시선을 경계한다. 단정하지만 조용한 바닷가 마을 같다.

 

가방을 정리한 후 잠깐 쉬다가 여덟 시 사십 분에 내려왔다. 주인장은 잠자고 있어 고맙다는 인사말도 못하고 슬며시 나왔다. 버스정류장에는 어르신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정류장 뒤편에 있는 고무통에 있는 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멸치액젓이란다. 혹시 굴비인가 했다. 버스는 아홉 시 면사무소 앞에서 출발했다. 

 

신양항에 도착해 식사할 장소를 찾으니 보이지 않는다. 표를 먼저 끊었다. 해안가를 따라 추자중학교 앞까지 갔는데 상점이 예스럽고 정겹다. 골목을 누벼도 식당은 보이지 않는다. 해산물 판매하는 젊은 사장에게 물으니 빨간 차 서 있는 곳을 가보란다. 아까 지나쳤지만, 다시 가봤다. 임시 영업중단이란다. 결국, 편의점에서 즉석 가락국수를 하나 사서 전자레인지에 끓여 먹었다. 멀미를 대비해 약 한 병도 삼켰다. 커피도 한 잔 마시고 나니 열 시가 조금 넘었다.

 

터미널에는 사람들이 많다. 표를 확인해 보니 2층 객실이다. 좌석으로 교환해달라고 요청했다. 약 2천 원 정도 비싸다. 해남에서 떠난 배는 입항했고, 배를 탔는데 꼭 특석 같다. 정말 소음 하나 없이 잔잔히 달린다. 밖에 나가보니 날은 흐렸지만 바람은 잔잔했고, 파도는 거의 없었다. 멀미약은 괜히 먹은 듯하다. 졸면서 또는 휴대폰을 보며 두 시간을 지루하게 보냈고, 배는 열두 시 50분경 제주 7 부두에 무리 없이 도착했다. 

 

열 체크를 하고 나와 차량이 주차된 제3부두로 걸어갔다. 약 1.3㎞ 정도 떨어져 있지만 걸을 만했다. 주차장에서 차를 열고 가방을 던진 다음 제주도립미술관을 출발했다. 제주항 1박 2일 주차비는 18,500원이다. 

배는 고파 맛집을 찾았다. 전에 먹었던 한식당을 찾아갔다. 역시 임시로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검색해보니 근처에 ‘모던 돔베’란 식당의 평이 아주 높다. 점심시간이 지난 뒤에 도착하니 손님은 두 테이블에 있다. 제주 고기 국수 세트를 주문했다. 종업원이 물과 귤을 가져온다. 제주 사람에게 귤을 주면 욕을 듣는다며 육지에서 오신듯해서 두 개를 주신다. 하나면 된다고 하니 남으면 갖고 가란다.

 

돼지고기국수 세트가 나왔다. 먹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사진을 찍고 먹기 시작했다. 돼지고기는 숯불로 구워 숯 향이 가득하고 국물은 뜨끈하고 진했다. 면은 부드럽지만 끊어지지 않는다. 국물을 마시니 돼지고기 특유의 불편한 향은 없다. 참 맛있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김치 맛도 일품이다. 보리 알맹이까지 씹히는 식감도 유별나다. 국수나 김치가 이렇게 맛이 있나 생각하니 놀랍다. 삼겹 돔베 역시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 미니 문 감자도 특별했다. 제주 맥주가 간절했지만, 차가 있어 참았다. 추가로 나온 반찬은 물론, 국물까지 모두 비웠다. 제주에서 먹어본 제주고기 국수 맛 중 단연코 최고였다. 별점을 준다면 5점 만점을 주고 싶다. 계산하는데 귤을 더 가지고 가도 된다며 비닐봉지를 준다. 처음 받은 귤만 갖고 제주도립미술관으로 향했다.

 

제주도립미술관 역시 한가했다. 물에 비친 미술관 모습은 단아하고 단단하다. 미디어관은 제주의 신비로움을 표현했고, 오래된 작품을 복원하고 손질하는 과정들이 이채롭다. 한 시간 정도를 관람한 후 어리묵 입구가 있는 도로로 향했다. 숙소가 있는 평화로로 빠져나왔다. 

 

숙소에 도착해 미역국을 끓이고 밥을 짓고 계란말이를 하여 저녁을 먹었다. 추자도를 온전히 돌면서 관광했고, ‘모던돔베’라는 맛집에서 돼지고기국수도 황홀했다. 제주시립미술관을 관람했으니 또 즐겁다.  

‘탐나는 전’ 카드를 분실한 듯했다. 분명 ‘모던돔베’에서 계산을 했고, 제주도립미술관에서는 결제를 거절당해 현대카드로 입장료를 계산했는데 수중에 없다. 분실신고를 하면 재발급에 3-10일 정도 걸린다고 하니 재발급을 받을 수도 없다. 

카드를 빨리 발급해 제주 숙소로 보내드리겠지만 내가 제주에 있을 때까지 수령한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고 한다. 일단 분실신고 후 계산할 때 QR코드로 잔액 모두를 찍으면 된다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내일 서귀포 시내에 있는 제주올레여행자센터에서 사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