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도, 한 달을 살았다

[제주한달살이] 12/16, 24일차 드디어 제주올레 완주 증서를 받다

by 이류음주가무 2022. 12. 16.

12/16 24일차 / 서귀포 제주올레 여행자센터에서 완주증서를 받고 책방을 2곳을 돌다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오늘은 특별히 일정을 잡지는 않았다. 제주올레 여행자센터에서 완주증과 메달을 받는 일이 중요했다. 서귀포 시내에 가면 오메기떡도 한 팩을 사야 했다. 아침을 먹고 다연이가 제주에 올 수도 있다고 해 배편을 알아봤다. 해남 우수영으로 가는 배는 시간도 적당하고, 해남에서 이천 가는 도로도 무난한데 승용차를 선적할 수 없다고 한다. 아침 7시 20분 배로 변경하는 일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고민하다가 열 한 시 넘어 제주올레 여행자센터로 향했다. 도착 예정시간이 열두 시 10분이다. 점심시간에 걸릴듯하다. 

 

동광육거리 ‘백 다방 커피’점에 갔지만, 기계를 점검한다며 오늘은 휴무란다. 할 수 없이 여행자센터로 향했다. 비는 조금씩 내렸고, 차량은 많지 않았다. 가는 도중에 카페에 들러 차 한 잔 마실까 하고 천천히 몰았지만, 결국 열두 시 조금 넘어 여행자센터에 도착했다. 안내자 등은 식사하고 있었다. 차를 공용주차장에 주차 후 이중섭미술관 옆에 있는 팥죽집으로 향했다. 먹자골목을 지날 때 어느 국숫집은 손님이 가득했지만, 먹고 싶었던 보말칼국수는 없어 팥죽집으로 들어갔다.


‘파시랑’이란 팥죽집에는 2 테이블에서 5명이 먹고 있었고, 옹심이 팥죽을 주문했다. 손님이 또 들어온다. 한 그릇을 맛있게 비우고 나오니 속은 든든하다. 이중섭미술관이 있는 통로를 따라 이중섭 문화의 거리를 걸었다. 보행자는 많지 않았다.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입구에 자리 잡은 ‘아이더’란 옷가게에 들어가 바지 하나를 샀다. ‘탐나는전’ 카드로 QR코드를 찍어 결제했는데 7천 원 정도가 남았다. 제주에서 20만 원을 사용했고, 10%인 2만 원을 지원받았다.

 

매일올레시장을 가는 목적은 ‘제일 떡집’에서 오메기떡을 사는 일이다.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은 오늘로 3번째지만, 그때마다 한 팩씩 구해 먹었다.  제주를 떠나면 가장 생각나는 먹을거리를 꼽으라면 오메기떡, 제주 맥주, 두루치기, 보말칼국수, 제주 흑돼지, 돼지고기 국수를 꼽겠다. 

스타벅스에서 차를 한잔할까 기웃거렸더니 사람들이 줄을 서고, 빈 테이블도 없어 횡단도로를 건너갔다. ‘긍정동 카페’에서 사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 현수막이 보였다. 손님은 없었고, 작품이 보여 들어갔다. 가방과 짐을 내려놓고 사진을 감상하면서 커피를 주문했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다. 제주의 모습이 여러 작품이지만, 밀양 위양지의 단풍 사진도 있다. 특히 곶자왈에서 반딧불이를 찍은 사진은 퍽 인상적이다. 

 

커피를 마신 후 여행자센터로 들어갔다.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관계자는 안으로 들어오란다. 봉사자 선생께 내용을 설명하자 그분께서 QR 표지판을 들고 오시더니 이것을 찍고 내용을 작성하란다. 완주했다는 설문 조사 겸 인증을 위한 정보 사항을 기재하는 내용이다. 설문 조사를 마치고 잠시 기다렸다. 

완주증서와 메달을 갖고 오신다. 메달은 바다색과 오렌지 색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해 바다색의 푸른색 리본이 달린 메달을 선택했다. 인증 증서도 낭독하신다. 

제주올레 완주증서 / 2021.12.16. 류봉열
당신은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와 오름, 돌담, 곶자왈, 사시사철 푸른 들과 정겨운 마을들을 지나 평화와 치유를 꿈꾸는 제주올레의 모든 코스 약 425㎞를 두 발로 걸어서 완주한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제주올레 도보 여행자입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 서명숙 대독

박수를 치는데, 옆 탁자에 앉아 계신 3분도 와하면서 박수를 친다. 그중 한 분이 서명숙 이사장님이었다.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어느 코스가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 추자도 코스가 제일 힘들었다며 하루 추자도에서 자고 어제 들어왔다고 했다. 완주 기념사진을 찍고 또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도 나의 사진을 올리겠다고 한다. 나는 서명숙 이사장님과 기념사진을 찍자고 부탁드렸고 그분은 기꺼이 응해 주셨다. 작지만 거인 같으신 분이다.  

 

처음에는 ‘제주올레 가이드북’에 빠짐없이 스탬프를 찍으면서 책에 찍어야 나중에 다시 읽고 기억하고 추억하기도 좋다며 패스포트를 사지 않았는데, 막상 몇 코스만 남자 패스포트를 사고 말았다. 오늘 완주증서도 받게 됐다. 

425㎞를 빠짐없이 두 발로 걸은 내가 자랑스러웠다. 다음 목표는 산티아고 순례길 800㎞를 완주하는 일이다.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면 3년 안에 연두랑 떠날 계획이다. 가방에 완주증서를 넣고 맞은편 제주올레 재단에서 운영하는 ‘제주 별책부록’에 가 몇 가지 기념품을 샀다. 양말과 제주 에일맥주를 열 병 샀다. 한 병에 7천 원이지만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제주 맥주와는 맛이 다르다. 안전하게 상자 포장을 해 준 직원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넨 후 나왔다.

공영주차장에서 ‘그건 그렇고’란 책방을 경유지로 찍고 달렸다. 주택가에 있는 책방으로 별다른 간판은 없다. 한자로 ‘春分’이란 작은 간판에 ‘전통책방’이란 전광판만 빛난다. 주인은 반갑게 맞아준다. 책은 물론, 커피 등 음료는 물론 맥주도 판매한다. 예술 관련 책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사진 관련 책은 있다며 안내해준다. 대부분 수필집이다. 먼저 음료를 주문했다. ‘보리 개역’이란 음료수가 보였다. 작은 글씨로 적혀있어 궁금했다.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보리로 만든 미숫가루를 ‘보리 개역’이라고 한단다. 주문 후 책을 골랐다. 제주 책방을 순례할 경우 책 한 권을 반드시 사는 게 책방 순례의 예절이라 했다. ‘사악한 식물들’이란 책을 골랐고, 표지에 스탬프를 찍어달라 했다. ‘보리 개역’은 얼음까지 들어있는데 쌀로 만든 미숫가루보다 더 고소하고 달콤했다. 처음 본 이름이고, 처음 맛을 본 음료였다. 

 

화순에 있는 책방을 한 군데 더 방문했다. ‘부키 니스트 북스’란 책방이다. 책과 커피를 판매하지만 지역 작가와 협업을 하면서 포스터나 작품을 인쇄해 판매도 하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조명이 낮아 어두웠지만, 공간이 넓고 창문으로는 들어오는 햇빛이 따듯하다. 큰 창문으로 보는 밖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은 후 몇 군데를 찍었다. LP 판도 헤드폰을 끼고 들을 수 있고, 의자는 푹신하게 널찍하게 배치됐다. ‘나는 말끝이 당신이다’란 책을 한 권 샀다. 젊은 친구들이 들락날락한다.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알고 찾아오리라. 다음에는 차도 마셔봐야겠다. 물론 작품은 구경하고 말이다.

 

숙소로 와 결국 육지로 가는 일정을 변경했다. 다연이가 일요일 저녁에 온다고 했고, 오후 7시 반 배편은 취소하고, 오전 7시 20분으로 다시 예약했다. 다연이가 오기 전에 마라도 등 몇 곳을 내일부터 돌아야겠다. 오늘 완주증서도 받고 다연이 온다고 배편도 취소하고 다시 예약했더니 연두가 수고했다며 맥주 한잔 마시란다. 그래서 마셨다.   20211216 기록하다.

 

< 파시랑 > 전통팥죽 맛집 / 이중섭미술관 인근

 

<그건그렇고 > 책방 그리고 보리개역 을 맛보시라

 

< 부키 니스트 북스 > 복합문화공간, 음료도 판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