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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 달을 살았다

[제주한달살이] 12/19, 27일차 다연이가 왔다

by 이류음주가무 2022. 12. 19.

12/19 27일차 / 화순성당, 차귀도 노을, 공항, 대정농협 하나로마트 회 , 다연이 오다

일요일이다. 제주한달살이 마지막 일요일이라 뜻깊은 주일을 보내고 싶었다. 다연이는 저녁에 도착한다. 낮 시간대는 좀 자유롭고, 편안하게 보내고 싶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화순성당으로 향했다. 제주에 와서 일요일에 성당에서 미사를 보기는 처음이다. 좀 일찍 도착했지만, 교우들은 이미 많이 와 계시다. 주차 후 출입문을 열려고 하는데 열리지 않는다. 반대편으로 입장하란다. 명부에는 내 이름은 물론 없다. 제주 안심 앱을 설치했기 때문에 그걸 확인하고 입장하란다. 뒷좌석에 앉았다. 성당은 정말 소박했지만, 미사 과정을 인터넷으로 보내기는 세련미도 있다. 모든 성당에서 같은 형식의 미사를 드리지만 조금은 다르다. 기본은 같다지만, 세부 진행 과정에서 조금 달라 따라 하려고 뒷좌석에 앉았다.

 

 

열 시 반에 미사는 진행됐고, 화면에 미사 순서 등을 띄우면서 진행했다. 화순성당에도 대부분 연로하신 분이 많다. 코로나 상황에서 이만큼 미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신부님께서는 말씀하신다. 아미동성당과 약간 다른 진행 상황이 있지만 큰 줄기로는 같았다. 제주에 와서 숙제 하나를 풀었고, 짐 하나도 벗어던진 느낌이다.

화순 올레 안내사무소에 들렀다. 올레길은 완주했지만, 올레 지도 하나를 별도로 간직하고 싶었다. 일찍 코스를 완주한 순례자도 있다. 안으로 들어가 인사하며 산방산이 원래 올레길에 포함되어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 어제 책방에서 전에는 포함됐었다는 말을 들어서 확인하고 싶었다. 나무로 된 열쇠 걸이 기념품 하나를 샀다. 언제 또 방문할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올레길의 추억에 빠져 지내야 할 듯하다.

안덕농협 하나로 마트에 가서 배터리를 샀다. 셀카봉이 작동하지 않아 배터리 문제로 보여 교환하기 위해서다. 과자 하나, 우유 두 병도 바구니에 넣었다. 동광리 ‘홍칼’ 칼국수 맛집 안쪽으로 차를 몰았다. 마을 안에 관심 있는 건축물이 있어서다.  그 건축물은 카페 겸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검은 건물이었다. 주차장에는 여러 대의 흰 차가 있었고 젊은이들은 빵을 사 나오고, 또 입장한다. ‘무로이’란 카페다. 사색에 잠기기 좋은 카페라고 어느 블로그에 올라와 있었다. 오늘은 들어가지 않고 다연이 오면 물어봐야겠다고 하며 나오는데 하루 그림을 배우는 곳도 있다. 진작 알았으면 나도 배울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동광이란 마을이 매력적이다. 동광 분교에서도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니 부럽다.

 

점심을 숙소에서 먹고 한참 동안 텔레비전을 시청했다. 손흥민의 골 장면 모음 경기였다. 4시 반에 저녁을 간단히 먹고 나왔다. 해안도로를 달리며 노을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서다. 오늘은 구름 때문에 원하는 장면을 볼 수 없었다. 그 순간 한라산이 눈에 들어왔다. 약간 핑크빛이 돌면서 는 덮인 한라산 정상이 빛나고 있었다. 불법으로 유턴하면서 버스정류장 인근에 주차한 후 망원렌즈로 갈아 끼운 다음 한라산을 찍었다. 전선이나 비닐하우스 등이 가로막혀 아쉬움이 있지만, 한라산의 놀라운 풍경은 처음이다. 유럽의 몽블랑에 붉은 노을의 장면과 다름없다. 높은 장소에서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마땅한 장소를 찾으며 차를 몰았지만, 전망 좋은 장소는 나타나지 않았고, 곧 어두워졌다. 

 

반대편 노을도 붉어진다. 방향을 돌려 차귀도로 향했다. 차귀도로 가는 중에 노을은 점점 붉어졌다. 나중에 삭제할 장면이겠지만 놀랍도록 황홀한 순간이었다. 

 

수월봉 방향은 정말 아름답다. 차귀도에 도착하니 노을은 지고 있었다. 처음부터 차귀도로 왔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한라산의 신비로운 풍경을 목격했으니, 만족하자며 제주공항으로 향했다.

 

내비게이션의 목소리를 들으며 달리는데 동광육거리로 향한다. 동광육거리가 교통의 요지는 맞나 보다. 오후 7시 20분에 공항에 도착했다. 40분에 다연이를 만났다. 주차장으로 이동하면서 대정 농협 하나로 마트에 가서 먹을 걸 사자며 대정 농협으로 향했다. 대정 농협 하나로 마트는 넓고 물건은 다양했다. 회 한 접시와 칼국수 라면 그리고 빵을 사 나왔다.

 

 

숙소에 도착했다. 아빠가 선택한 숙소를 만족한다. 칼국수를 끓였다. 마늘을 추가했고, ‘연두 콩밭’에서 생산한 고춧가루를 추가했다. 맥주에 회, 내가 끓인 장 칼국수는 먹을 만했다. 다연이는 나중에 집에 가서 엄마에게도 끓여주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