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도, 한 달을 살았다

[제주한달살이] 12/3, 12일차 올레8코스를 걸었다.

by 이류음주가무 2022. 12. 3.

12/3 12일차 / 올레8코스를 걷고, 이마트에 가서 안경을 맞추다
- 바람은 불고 하늘은 맑으나 다소 구름이 끼었다. 어제보다 온도는 약간 떨어지다.

지난밤 몸 상태를 걱정했지만 잠은 잘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상쾌하다. 괜한 기우였다. 7시 반에 일어나 미역국을 또 데웠고, 밥은 지었다. 식사 후 양치만 한 후 환승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9시에 600번 리무진 버스에 올라탔다.

 600번 리무진 버스는 제주공항에서 서쪽으로 돌면서 서귀포까지 간다. 환승주차장은 물론 주로 호텔을 돌며 손님을 내려주고 태운다. 탈 때 어디서 하차한다고 한 후 교통카드를 대야 한다. 9시 반 조금 넘어 월평마을에서 내렸다. 오늘은 올레8코스를 걷는다. 시작 지점인 월평와왜낭목 쉼터로 이동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도보로 5분 정도 걸린다. 

 

9시 40분경 출발했다. 이번에는 불교 순례길과 종종 겹친다. 중간중간 사찰을 지난다. 특히 약천사라는 사찰은 50년 정도 된 절이지만 사찰 위치나 건축물 규모 등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절이다. 600번 리무진 버스도 물론 이곳을 경유한다.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리조트 입구로 좌회전을 해야 하나 그만 지나쳤다. 직진해 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 일어났지만, 다시 돌아 원래 코스로 돌아서 갔다. 약천사는 크고 웅장하며, 바다를 끼고 있어 불자도 많이 찾지만, 일반 관광객들의 방문도 엄청난 사찰이다.

대포 포구와 중문단지 축구장을 지나자 주상절리가 있는 관광지가 나왔다. 나중에 일몰 시 장노출 찍을 장소로 낙점을 했지만 결국은 이루지 못했다. 어려운 시기에도 단체 관광객은 엄청나다. 

 

주상절리 관광안내소에서 중간 스태프를 찍고 중문 관광단지 뒤쪽 해안가를 따라 계속 걸었다. 퍼시픽랜드를 지나는데 요트를 타는 관광객들이 상당수 있고, 흥겹게 들려오는 팝송은 무거운 발걸음을 가볍고 들뜨게 만든다. 해안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카페가 참 멋지다. 연두라도 있었다면 함께 분위기에 젖어 쉬고 있었을 터다. 중문 색달해수욕장이 아래로 시원하게 내려다보이고,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과 환호하는 소리가 위까지 들릴 정도로 해변이 아름답고 멋지다.

 

배릿내 오름 전망대를 오르는데 계단이 가파르다, 발목에 약간 통증이 느껴진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중문 관광단지는 시원하게 조망되나 한라산 방향은 구름과 함께 운무 등으로 선명하지 않다. 

내려오니 한 사찰이 보인다. 다리 아래로 걸어갔다. 천지연에서 내려오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지나 공원에서 어제 산 청춘당 꽈배기와 사과 그리고 커피 등으로 점심을 혼자 해결했다. 구름은 말없이 흐르고, 바람은 시원했다. 마치 가을 같다.

중문 관광단지를 지나 예래동으로 향하는 길은 차량의 통행이 빈번하다. 차량 속도로 역시 빠르다. 길가에 새마을 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게양되어 있다, 새마을 관련 행사를 서귀포에서 진행하나 보다. 그 길 끝에 ’목포고을‘이란 제주 흑돼지 맛집이 있다. 상반기에 다연이가 소개해서 맛본 집이다. 

예래동 생태공원은 걷기에는 좋지만 다소 지루한 분위기다.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이 드물지만, 조성은 잘해놨다. 혼자 물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걷는다면 그래도 괜찮을 듯하다.

 

어느 귤 농장 앞에는 먹어보라고 바구니에 귤을 담아놨다. 작은 거부터 큰 거 등 몇 개를 챙겼다. 다신 길가에 껍질을 버리지 말라는 주인의 간곡한 안내문이 적혀있다. 처음 먹은 아주 작은 귤은 달콤했지만, 나머지 큰 귤은 맛은 별로다. 그래도 여행자에게 먹어보라고, 무인 판매도 아니고 무료로 제공해준 주인이 감사하고 고맙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니 해안가 다다랐다, 해안 주변에 공사 중단된 단지가 보인다. 위치도 좋은데 부도가 났는데 조용하다.

 

해안가를 따라 걷는데 항해 장성이 우뚝 서 있다. 마녀의 언덕이란 이름이 독특한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카페라 맥주를 판매한다. 커피 한 잔 대신 8천 원 하는 제주 위트 에일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주인장께서 고맙게도 과자를 서비스로 주신다. 혼자 창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여행의 호사를 부려본다. 

한 병을 마시고 다시 출발하니 아래에 또 맥주를 판매하는 멋진 카페가 나타난다. 여기는 다음에 가야겠다. 

 

대평포구 전에 한 카페에 손님이 어마어마하다. 멋진 피자집 건물도 보인다. 드디어 3시 조금 넘어 대평포구 종점에 도착했다.

인근 박수기정 해안절벽으로 가니 장노출 사진 찍는 작가가 두 명 보인다. 이곳에서 일몰 시 사진을 자리 잡고 한번 찍을 생각이다. 풍경을 찍은 후 근처 식당 주인장께 버스정류장을 물으니 왔던 길로 5분 정도 걸으면 GS25 앞에 정류장이 있다고 친절히 알려준다.

 

혼자 생각하길, 스탬프 찍는 종점에 버스정류장이 있어야 하는 거 아냐하며 걸어가는데 정말 마을 골목길에 예쁜 가게가 참 많다. 버스정류장을 가려면 마을 사이를 지나가게 했나 하고 수긍하며 531번 버스를 올라탔다. 흑돼지 맛집인 ’목포고을‘ 앞에서 내렸다. 다시 십 여분을 기다려 282번 버스를 타고 동광 환승주차장에 내렸다.

 

숙소에 도착해 샤워하고 밥을 해 먹은 후 안경을 맞추러 이마트 서귀포 지점으로 출발했다. 숙소에서 약 21㎞ 떨어져 있고, 30여 분이 걸린다.  안경을 맞추고 기다리면서 장을 보는데 이렇게 먹을 게 많은가 하고 놀랐다. 맥주, 차, 물, 우유, 과자 등을 사서 싣고 숙소로 오는 중 차 안에서 연두에게 오늘 일정을 보고하면서 수다를 떨었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일과를 정리했다. 

 

오늘은 특히 해안가 도로가 인상적이었다. 독특하고 멋진 카페도 많았다. 기회가 된다면 장노출 사진도 찍어야겠다면 책 속으로 빠졌다.

 

<마녀의 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