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노루귀가
옹기종기 무리지어 소곤대고 있을 거라는 상상으로 떠났다.
겨우내 마른 상수리 잎사귀가
아직도 사각사각 거려 조심스럽게 계곡을 따라 산으로 올랐다.
산 새는 꼭 두 음절 씩 반복해서 울었고,
생강나무꽃은 벌써 지기 시작했다.
그때 작은 노루귀를 발견했다.
순간 조용했고,
실망하는 신음소리와 탄성하는 교차하는 시선이 묘하다.
수개월 동안
짧은 순간 만 빛이 존재하는 비탈 진 곳에
노루귀는 피어났다.
상처가 났고,
간혹 쓰러지기도 했지만
붉은 노루귀는 산과 계곡 그리고 시간을 지배하고 있었다.
봄 비는
마른 산과 낙옆을 계속 적시고 있었다.
2014. 3. 29. 아미동성당사진동호회 회원과 안성 칠장사 출사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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