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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여기가 좋아

[평창여행] 대관령 가는 길(1) / 낮에 나온 반달은...

by 이류음주가무 2020. 2. 2.

 

전국에는 겨울비가 내렸는데, 강원도 산간지역은 함박눈이 내렸다는 보도를 접했다.   

눈을 좋아하는 '58강아지띠' 4명이 산간지역이라 불리는 대표적인 동네인 평창으로 눈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대관령을 넘기 전에 위치한 양떼목장이다.

 

양떼목장에 도착하기 전, 젊은 연인 한 쌍이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였다.

직감으로 그럴듯한 분위기가 나올 것 같아 인근 중장비 회사 마당에 슬쩍 주차 후 눈 덮인 언덕(밭)으로 올랐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어서 단조롭지만 반달이 보일락말락 떠 있다. 사진이 강조하는 뺄셈미학을 잘 반영한 풍경이라 마음은 급하다.

 

나무 위에 구름이 떠 있던가, 아니면 구름이 저 나무로 향하던가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순결하고 숭고한 자연을 내 의도대로 할 수 있다는 상상 자체가 오만이란 생각이 들었다.

 

젊은 연인의 양해를 얻어 찍은 후 몇 컷은 담아 메일로 보냈더니 여자 친구가 마음에 들어한단다. 사용해도 좋다는 문자까지 받았다.

 

눈이 있어 세상시름을 다 잊었고, 멍멍 짖어대며 수다를 떠는 친구들과 여행이라 귀가 먹먹하기도 했다.

누구하나 입을 다무린 친구 없었다.

 

황태구이와 더덕구이는 왜 그리 맛이 있는 지, 막걸리 한 잔은 또 달콤한 지, 사이다 콜라 한 잔에도 얼굴은 달아오르는 지, 해가 저문다. 

 

2020.2.1. 성혀니, 욘하기, 수너비, 봉려리가 함께 대관령 가는 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