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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정말 잘 살았다

산수유꽃 축제가 열리는 마을을 미리 다녀와 보니

by 이류의하루 2010. 3. 4.

시인에게 ‘3월의 산수유’는 어떤 느낌일까요?
이천백사 산수유 마을에서 들꽃 압화원을 운영하는 시인 이춘희님은



바람 불어오는 곳으로 마음 기웃대는 날
해묵은 산수유나무 아래 서 보라

열두 달의 산통으로 기진한 나목이
하늘을 베고 누워 안간힘을 쓰는 곁에서
손잡아 주는 찰진 햇살을 보라

아픔이 지난 자리마다 눈부신 생명이 피어나고
어둠을 딛고 긴 물관으로 터져 오르는
빛이여,
혼곤한 기쁨이여

떠나갈 듯 아쉬운 봄날
축포처럼 노랗게 쏟아지는
마디마디 수천의 굳은 약속을 보라.

고 그의 시집 <산수유가 보이는 창>에서 ‘3월의 산수유’를 겨울을 끝으로 ‘열두 달의 산통으로 기진한 나목이 봄날에 축포처럼 노랗게 쏟아지는 마다마디 수천의 굳은 약속’으로 다가오는 인연이라고 했는데요.

3월 초순 어느 날 백사 산수유마을을 찾아 갔습니다.

봄의 전령사하면 으레 구례․하동의 매화나 구례의 산수유 꽃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백사 산수유 마을에도 수백 년된 산수유나무의 군락지가 있어 이른 봄에는 샛노란 꽃물결로, 그리고 늦가을에는 빨간 열매로 온 마을을 숨 막히게 하고 있지요.
하동 구례에서는 이미 피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만 백사 산수유마을은 노란 꽃망울이 마디마디마다 축포처럼 노랗게 쏟아 내려고 아우성입니다.

꽃다지가 고개를 이미 내밀어 자리를 잡은 밭(田)에도, 개구리 알이 까맣게 커가는 논(畓)의 두렁에도, 무너질 듯 그리움으로 버티는 돌담에도 산수유 나무는 그날을 위해 인내하고 있습니다.
 



궁금하시죠? 그 놀라운 모습이..
4월 2일부터 4일까지 제11회 이천백사산수유 꽃 축제가 열립니다. 노란 축포를 터트리면서 여러분을 웃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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